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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wang Muaythai GYM/제왕회관 자료실

서밍업

by Ajan Master_Choi 2019. 4. 22.

 

달과6펜스를 처음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

예술을 위해 가정을 버리고 간 남자,

그는 결국 뛰어난 예술 혼이 담긴 걸작을 남기지만 그것을 태우라는 유언을 한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쓴 저자가 누굴까 궁금해 했었다.

 

이제 그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니, 참으로 가슴이 설렌다.

바로 윌리엄 서머싯 몸의 『서밍 업 』(위즈덤하우스 , 2018) 이야기이다.

 

이 책은 그의 인생 회고록이자 그가 글을 쓰면서 얻은 귀한 경험이 담겨 있는,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등대와 같은 책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외롭고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담담하게 시작되는 그의 이야기.

글을 독학으로 배우고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자신이 평생을 통해 얻은 경험을 이 책에서 풀어내고 있다.

의사면허를 취득했지만, 작가를 지망하여 가난한 생활을 자원한 그는 첫 희곡 『덕망 있는 사람 』(1903 년 )을 시작으로 꾸준히 성공적인 작품을 발표하여 명성을 쌓았고, 인간의 굴레, 달과 6 펜스등으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다.

이후 죽음이 찾아오기 전까지 꾸준히 글을 썼다.

 

"나는 내 영혼 속에서 너무 오랫동안 표류하여 불편하게 여겨 온 생각들을 해방하기 위하여 이 책을 쓴다 . 누구도 설득하려 들지 않겠다 . (p.22) 사정이 이러했으므로 나는 문장에 대하여 독학해야 했다 . (중략 ) 내 어휘의 빈약함에 충격을 받은 나는 연필과 종이를 가지고 대영박물관으로 가서 기이한 보석들의 이름 , 오래된 에나멜의 비잔틴 풍 색깔 , 옷감들의 감각적인 촉감 등을 적었고 그 단어들을 동원하여 정교한 문장들을 구축했다 ."

 

글을 쓰는 첫 단계로 단어수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글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이유다.

다음 단계로 그가 이어나간 글을 향한 노력과 생각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 비법들은 이 책을 읽어 확인하길 바란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말 요긴할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 특유의 사이다 문체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어려운 아니 어렵게 쓴 책을 읽으며 한 번씩은 생각했을 부분에 대해 시원한 한방을 날려준다.

 

“나는 독자가 애써 노력하여 자신들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작가들을 잘 참아주지 못한다 . 위대한 철학자들의 책을 읽어보면 아주 심오한 사상도 명석하게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중략 ) 작가의 문장이 애매한 경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그의 부주의함 때문에 ,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고집스러움 때문이다 . 사람들은 노력을 기울여 글을 분명하게 쓰는 방법을 배우지 않기 때문에 애매모호하게 쓴다 .”

 

이 책을 읽고 난 후라면 글을 분명하게 쓰는 방법을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문장과 소설과 인생에 대해여 ’ 명확한 자신의 언어로 알아듣기 쉽게 얘기해 주고 있으니까.

문장 , 연극 , 소설 , 인생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저자의 경험과 충고가 이어진다.

곳곳에 있는 그의 메시지를 찾아보는 즐거움 또한 누려보길 바란다.

 

“생명의 힘은 강건하다. 생명력에 동반된 즐거움은 너무나 강력하여 인간을 괴롭히는 고통과 번뇌를 모두 상쇄한다. 생명력은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인생의 아름다움은 각자가 자기의 본성과 본업에 알맞게 행동하는 바로 그것이다 ”

 

라는 레온의 시를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 하는 서머싯.

그는 고통과 번뇌를 상쇄할 만큼 강력한 생명력으로 일생을 살아간 누구보다도 강건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평생 ‘자기의 본성과 본업에 알맞게 ’ 그의 글을 썼으니 말이다.

그는 또 말한다.

 

“인생은 통속적이고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인생이다 !”

 

라고.

고집스럽고 열정적으로 ‘작가 ’의 인생을 살았던 서머싯 몸.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목마를 때,

삶을 살아가는 것에 지쳤을 때,

그가 들려주는 ‘글 ’과 ‘인생 ’의 이야기 『서밍 업 』을 만나 보길 권한다.

강건한 그의 이야기가 묵묵히 내 길을 가다 만나는 ‘길벗 ’처럼 든든한 의지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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