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국어에 막힘없던 여운형

몽양 여운형은 틈틈이 온갖 운동으로 몸기르기를 하며 경성에 있는 배재학당·흥화학교·우체학교를 옮겨 다니다가
을사늑약이 맺어지자 졸업을 한 달 앞두고 우체학교를 그만 두었다.
한 달에 27원 받는 공다리 자리가 다짐된 졸업장이었다.
옛살라비 양평에서 국채보상운동인 「단연동맹斷煙同盟」을 얽어내고 광동廣東학교를 세워 교장이 되었으며
골골샅샅 돌아다니며 애국계몽 연설을 하였다.
스스로 상투를 자르고 노비를 해방시킨 것이 22살 때였는데,
그때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그대들을 다 해방시키겠다. 이제부터 저마다 제 마음대로 움직여라. 이제부터는 상전도 없고 종도 없다. 그러므로 서방님이니 아씨니 하는 말부터 입에 올리지 마라. 사람은 날 때부터 똑같다. 상전과 종으로 나누는 것은 어제까지 풍습일 뿐이다. 오늘부터는 그런 낡은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제 뜻대로 살아가라.”

1914년 중국으로 가서 남경南京 금릉金陵대학 영문과에 들어갔고 1917년 7월 졸업한다.
그리고 1918년 8월 상해에서 「신한청년당」을 만들게 되는데 신한청년당은 파리에서 열리는 평화회의에 김규식金奎植(1877~1951)을 보내어 조선독립을 알리고자 만들어진 〈동제사同濟社〉 아래 얼개였다.

여운형·장덕수·김철(김영택)·선우혁·한진교·조동호·김규식·신석우·이유필·서병호·조상섭·김순애·신국권·김인전·이광수·조소앙·백남규·김갑수·임승업·김 구·송병조·김병조·손정도·도인권·양 헌·이원익·안정근·장 붕·한원창·최 일(최명식)·이규서·신창희·여운홍 같은 50명 쯤이었다.

1912년 7월 짜여진 〈동제사〉에 이름을 올린 이는 신규식·박은식·신채호·문일평·김규식·조성환·이 광·신건식·신석우·박찬익·민제호·민필호·김갑·변영만·정원택·여운형·선우혁·한흥교·조소앙·정인보·조동호·홍명희·윤보선·한진교·서병호·김용호·신철·정환범·김용준·민충식·이찬영·김영무·한진신·김 승·김 덕·민병호······ 같은 4~500 명이었다.

2·8동경선언과 3·1운동 뒤쪽에서 일을 추슬렀던 것은 예관睨觀 신규식申圭植(1879~1921)인데 그 뒤에서 모든 것을 꾸미고 끌고나갔던 것은 범재凡齋 김규흥金奎興(1872~1936)이었다.
〈동제사〉라는 이름을 지은 것은 범재였으니, 역易에 나오는 ‘동주공제同舟共濟’에서 따온 것이었다.

1918년 12월 미국 윌슨 대통령한테 보내는 〈조선독립에 관한 진정서〉를 윌슨 특사 크레인한테 건네주었다.
1919년 1월 김규식 박사를 파리 강화회의에 신한청년당 대표로 보내어 조선의 완전 자주독립을 내대었다.
시베리아와 동북만주 그리고 북경 같은 데로 돌아다니며 그곳에 있는 리동휘李東輝 장군 같은 민족운동 채잡이들과 독립운동 길을 주고 받았고, 4월 상해 법조계 김신부로金神父路에서 짜여진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무부 위원과 「상해한인거류민단」 단장이 되었다.

5월에는 아우 여운홍呂運弘(1891~1973)을 다시 파리 강화회의에 보내 조국독립을 위하여 힘쓰게 하였다.
11월 27일 동경 제국호텔에서 왜제 목대잡이들 맞대놓고 조선독립을 내세우는 멱찬말을 뱉아내었다.
리동휘李東輝(1873~1935) 장군이 상해에서 고려공산당을 세웠을 때 당원으로 들어갔던 것이 1920년 5월이었으니 35살 때였다.

코민테른 극동국 서기 보이틴스키가 부르짖는 공산주의사상에 대한 뜨거운 마음에 마음이 녹아든 것이었으니, 서른 살 청년 보이틴스키는 조선이라는 소약한 나라가 민족해방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마음에 뜨거운 마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 자리에는 『신청년新靑年』이라는 사회주의 잡지에서 씩씩한 붓을 휘두르고 있던 천두수陳獨秀(1879~1942)와 동경에서 만난 적 있는 왜국 사회주의 손꼽히는 사람인 오스기 사카에大杉榮(1885~1923)도 함께 하고 있었다.

1921년 모스크바에서 온 운동자금에 얽힌 여러가지 까닭으로 리동휘 장군은 고려공산당 상해파를 이끌게 되고 몽양은 이르쿠츠파伊市派로 갈라서게 된다.
당 중앙위원회 번역부 위원이 된 몽양이 했던 큰일은 영국 노동당에서 보내오는 바탕을 바탕삼아 「공산당선언」을 옮기는 것이었다.
금릉대학에서 다진 영문학이 큰 힘이 되었는데 첫 조선어판이었다.
말이 나온 김에 말하지만 몽양은 어학에 천재였다.

영어·중국어·러시아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와 모국어인 조선어에 잘 쓰지는 않았으나 왜어까지 넣어 여덟나라 말과 글에 막힘이 없었다.
여운형은 영·중·독·러시아 등 8개국어를 자유로이 구사하는 어학의 천재이면서도 일본인 앞에서는 일본어로 말하기를 계속 거부하여 ‘옥음방송’의 날 총독부가 거류 일본인의 신변보장을 꾀해 ‘불령선인 제1호’인 여운형을 교섭상대로 선택했을 때 총독부를 대표하는 엔도(遠藤柳作) 정무총감은 경성 지방법원 판사 백윤화(白允和)를 통역으로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뻐센 소론少論 양반이었던 할아버지 여규신呂圭信한테 배운 한학 또한 사서삼경四書三經에 막힘이 없을 만큼은 되었으니,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할아버지.

예전 같으면 호패를 찰 나인듸······크흐음.”

할아버지는 다시 한번 천장이 내려앉을 것 같은 긴 한숨을 뱉고 나서 물러가라는 손짓을 하시었다.
열다섯 살 때였다.
첫 가출이 있은 뒤였다.
놋재떨이가 깨어지라고 장죽을 두드려대는 소리가 꼭뒤를 찔어오고 있었다.

증조할아버님께서는 그 춘추에 승균진사成均進士를 허셨구, 그 나이에 애븨는 스숙을 열어 근동 내외 묑학 덜을 훈육헸더니, 뿐인가. 진서眞書루 율을 짓구 당음을 짚었으며 그것을 다시 또 해행문자루 욍겼더니······ 애통쿠나. 하날은 그 재조를 투긔허야 일쯕 데려가시구, 무지렝이덜만 남어 시상을 더구나 난세루 맨드는고녀.”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면서 입천장에 적이 않는 느낌이었다.
어디론가 끌려가신 채로 상기도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는 요컨대 생이지지한 두남재였다는 말씀이었다.
열 살 전에 칠서를 떼고 주역周易을 위편삼절로 읽는 독역을 해서 저 우주 삼라만상 원형이정과 인간사 길흉화복을 두루 알았으며, 유성기판으로 영어를 배워 스스로 지은 한시漢詩를 영역했는가 하면, 독궁구로 수리數理를 깨쳐 서울 있는 아무여자전문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고, 붓을 잡으면 글씨는 왕우군王右軍 왕희지王羲之와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이요
그림은 또 김단원金檀園 김홍도金弘道에 최칠칠崔七七 최북崔北인데, 잡기 또한 수일秀逸해서 돌을 잡은지 석 달 만에 군기郡棋한테서 백돌을 넘겨받았고, 대나무를 꺾어 입에 대면 구만리 장천에 기러기가 춤을 췄고······.

그런데 이 중생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다.
날탕이었다.
건깡깡이었다.
구덕새였다.
겁구더기였다.
둔패기였다.
아아 빙충바리였다.

일쇵삼백(日誦三百)이었더니라.”

하루에 3백자를 외웠으니, 사흘에 책 한권을 떼었다는 것이었다.
아버지였다.
일송삼백 소리에 숨이 막히는데, 그만큼으로는 두남재 축에도 들 수 없다고 하였다.
고리와 삼국 그리고 그 앞 삼한시대는 알 수 없지만, 조선왕조 5백년을 빛냈던 3천재가 있었다고 하시었다.
죽도竹島와 화담花潭과 다산茶山이라는 것이었다.

일송1천하던 정약용丁若鏞이고,
일송2천하던 서경덕徐敬德이며,
일송3천하던 정여립鄭汝立이었다고 하며
파리똥이 데뎅이진 보꾹을 올려다 보시는 할아버지 눈가에 어리던 보슬이였다.

일쇵삼백만 허더래두 호서 일원서는 쪼처올 사람이 웂었건만······”

ㅡ아름다운 조선말ㅡ

1) 궁구窮究: 속속들이 깊이 파고듦. ‘공부工夫’는 왜말임.
2) 멱찬말: 목숨을 걸고 하는 말.
3) 소약小弱: ‘약소弱小’는 왜말임.
4) 뻐세다: 굳세다. 세다. 드세다. 굳세다. 힘세다. 힘차다. 세차다. 힘있다. 힘지다. 억세다. ‘강경强硬’하다는 왜말임.
5) 꼭뒤: ①뒷통수 한 가운데. ②활 도고지 붙은 뒤.
6) 서숙書塾: 글방, 서당書堂.
7) 몽학蒙學: ①어린아이들 궁구 ②몽고 어학.
8) 율律: 한시체 하나.
9) 당음唐音: 당시唐詩를 뽑아 만든 책 이름.
10) 해행문자蟹行文字: 영어.
11) 적積: 뱃덧이 오래되어 뱃속에 덩어리지는 병인 적취積聚. 적병.
12) 생이지지生而知之: 배우지 아니하여도 스스로 통해서 앎.
13) 두남재斗南才: 천하에 으뜸가는 재주.
14) 독역讀易: 주역을 읽어 마친 것.
15) 날탕: 큰소리를 치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
16) 건깡깡이: 속에 든 것이 없는 사람.
17) 구덕새:안달뱅이. ①걸핏하면 안달하는 사람. ②소견머리 좁고 인색한 사람.
18) 겁구더기: 겁이 많은 사람. 겁쟁이.
19) 둔패기: 아둔한(똑똑하지 못하고 어리석으며 수줍기만 한) 사람.
20) 빙충바리: 빙충맞은(똑똑하지 못하고 어리석으며 수줍기만 한) 사람. 빙충이.
21) 더뎅이: 부스럼딱지나 때 같은 것이 덧 붙어서 된 조각.
22) 보꾹: 방이나 마루 천장을 펀펀하게 만들어 놓은 차림. 천장天障.
23) 보슬이: 보슬비. 또는 보슬비처럼 눈자위에 보오얗게 어리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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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은 🇹🇭태국전통무술인 "무에타이"를 보급하기 위해 1992년 대전에서 최민규관장에 의해 설립되어 최고의 파이터 육성,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실천하는 생활무술인 양성을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무에타이 전문도장으로서 공식명칭은 한글로는 "제왕회관"이라 하고 영문으로는 EMPEROR muaythai GYM, EMPEROR muaythai Institute, 영어 약자로는 EMI 또는 EMI team을 사용하며, 한자나 일본어, 중국어로는 "帝王會館"이라 표기합니다.
그리고 수련생(이동수련가능)과 훈련프그램, 행사등을 공유하는 "공식지부도장" 제도를 사용하고 있으며 공식지부도장은 외부,내부의 간판에 "제왕회관00지부"라는 단일도장명 사용과 수련생 기수를 공동으로 부여하고 있는 도장을 의미하니 이용시 확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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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왕회관 수련생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다양한 생각은 존중하지만 비평, 비판, 비난을 하더라도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을 확보한 상태에서 의견을 펼쳐야 하며, 이유불문하고 반말이나 욕으로 작성된 글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