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는 속도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네 발 달린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다.
평균 시속이 100km쯤 되고 최대시속은 120km를 넘나든다.
그래서 사자보다 훨씬 멀리서 스타트 하는데도 사냥 성공률은 더 높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뒷면이 있는 법.
이 빠른 속도를 오래 지속할 수 없다.
300m 정도만 달리면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체온이 급격하게 치솟아 생명이 위험해진다.
그러니 이 거리 안에서 승부를 내는 게 좋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어디 마음먹은 대로 되는가!
일찌감치 목표물과의 거리가 벌어지면 고민할 일이 없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게 문제다.
사냥감의 달리기 실력도 만만치 않다 보니 대체로 200m 전후에서 숨 막히는 근접전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쫒기는 녀석과 쫒는 녀석의 거리는 불과 1~2m 남짓.
그야말로 승리가 코 앞에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사소한 차이를 좁히기가 힘들다.
양쪽 모두 죽을 힘을 다해 달리기 때문이다.
숨 가쁜 시간이 흘러갈수록 치타에게는 불리하다.
한계점이 가까워지는 까닭이다.
치타는 이쯤에서 결정해야 한다.
더 쫒아갈지 그만둘지.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내면서 더 쫒아갈 수 있고.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최선을 다한다고 꼭 성공한다는 법이 없다.
한계선을 넘었는데도 실패하면 그 후유증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된다.
다음 사냥에 쉽게 나설 수도 없다.
이럴 때 초보 치타와 노련한 치타의 명암이 엇갈린다.
노련한 치타들은 성공이 코앞에 있어도 아니다 싶으면 선선히 포기한다.
코끝을 스치는 몇 십 cm 안에 성공이 있다 하더라도 그게 완전한 성공으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적절하게 잘 포기해야 힘을 아낄 수 있고 그 힘을 다음 사냥에 쓸 수 있다.
반면 초보 치타들은 눈앞에 있는 기회를 포기하지 못하고 쫒아가다 낭패를 경험한다.
우리는 포기를 부정적 으로만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살다 보면 어떤 마음이 굴뚝처럼 솟아 오르더라도 딱 접고 돌아서야 할 때가 있다.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잘 물러나야 손해를 줄일 수 있고 다음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괜히 고집부리다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황에 빠지는 것이야말로 막심한 손해다.
삶은 언제 어디서 다시 시작될지 모른다.
세상에는 포기하지 않아서 성공한 사람도 많지만.
포기하지 못해서 실패한 사람 또한 부지기수다.
그러나 포기하고 그만 두는 것도 능력이다.
포기하지 않는 능력만큼 중요한 능력이다.
이제는 과거의 것이 되어 가고 있는 우리가 알던 세상에서 품었던 희망도 그렇다.
현실적이지 않은 낡은 희망, 욕심뿐인 희망은 결국 자신을 적으로 만든다.
가짜 희망을 포기해야 진짜 희망이 들어설 수 있다.
방대한 불교 경전 그리고 노자의 도덕경을 한 마디의 단어로 표현하기엔 부적절 할 수 있겠지만 저의 좁은 식견으로 굳이 인간의 한정된 문자로 표현한다면
''무상''
''무아''
''무위''
''무념'' 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우리의 생각과 마음의 포커스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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