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왕회관 휴게실/삶 이야기

소확행

by Ajan Master_Choi 2021. 2. 10.

소유냐?

삶이냐?
여전히 그것이 문제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이후.
회합 금지와 공동체 유지를 위한 제약이 지속되면서 우리는 비교적 단순해진 삶을 살고 있다.
집과 직장만을 오가며.
혹은 재택근무를 하며 하루 일과 중 많은 시간을 집안에서만 보낸다.
갇혀사는 게 익숙해진 것이다.
하지만 갇혀 있다고 해서 욕망이 줄어든 것은 아닐 것이다.
수거함에 산더미처럼 쌓인 재활용 쓰레기더미를 본다.
정말 우리의 삶은 단순해진 걸까?

소유욕에 소유당하지 말자

자유가 제약당하면 당연히 욕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을 침략하기 이전까지 작고 소소했던 일상들이 이제는 소망이 돼버렸다.
가족과 함께 웃고 떠들다 저녁에 공원을 산책하는 일이라든지.
친구들과 함께 맛집을 찾아다니거나 여행을 하는 것.
퇴근 후 직장 동료와 가볍게 맥주 한 잔 마시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일 따위는 지난해 봄 이후로 가질 수 없는 욕망이 됐다.
갇혀 지낸다고 해서 생활이 단순해지는 건 아니었다.
초조와 불안을 동반하게 되면서 우리 마음은 더욱 어두워지고 머릿속은 좀 더 복잡해졌다.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 치솟는 아파트값 보다도 상대적 박탈감이 더 가슴을 짓누른다.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일도 아닌 것에 분노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전날 밤에 주문한 식품이 새벽에 배송이 된다.
행복도 배송된다면 좋겠지만 소유욕을 제어하지 못하는 한 행복은 언제나 배송 지연이다.
아니 아예 배송 불가다.

(나는 단순하게 산기로 했다)
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말한다.
물건을 많이 버리고 나자 내 안의 삶의 의미와 가치관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자신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소유하는 미니멀리스트.
즉 최소주의자의 삶은 단순히 방이 깨끗해져서 기분이 좋다거나 청소하기 편하다는 표면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훨씬 더 깊은 본질에 그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내가 남아있는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는 것이 행복을 되짚어보는 일이라고...!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분노와 스트레스.
화병이 어느 날 암이 되어 찾아오기도 한다.
병들어 아프게 되면.
그때부터 그 병은 누구의 것이 아닌 온전히 나만의 일이 돼버린다.
부부간이라고 해도 대신 아파줄 수도 없을뿐더러.
대신 죽을 수도 없다.
간혹 돈으로 건강을 사려는 사람도 있다.
암에 걸린 자신을 돌아보며 치유를 생각하기 보다는 비싼 약을 구하거나 치료를 받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닌다.
그마저도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어렵게 됐으니.
아프기 전에 가졌던 권위나 명예는 치료에 별로 쓸모가 없다.
생각해보라.
죽음앞에서의 권위라는 게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를...!
그것이 비단 명예와 권위 뿐이겠는가?
돈과 재물.
명예와 권력.
세상적인 부귀영화.
좋은 집.
좋은 차 등 등이 죽음 앞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보라..!
우리는 좀 더 단순하게 살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암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래야 한다.
아픈데 무엇을 더 복잡하게 생각하는가?
내 몸의 치유만 생각하며 살기에도 벅찬 시간이다.
암을 인정하지 못해 방황하던 사람도 자기 앞의 현실을 인정하고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치유의 길을 찾은 예가 적지 않다.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나를 일평생 동안 이리저리 여기저기 이끌고 다니는 그 놈 바로 3독(탐.진.치)을 내려놓아야 한다.
제가 올려드리는 글에서 수차례 강조하는 말이다.
자기 몸에 대해 그리고 의료 현실과 약이 되는 것들만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다 쓰지도 못한 삶을 수거당하게 될 것이다.

삶은 재활용되지 않는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욕망과 함께 집안에 갇힌 우리의 모습을 일찌감치 예견했다.

''공유가 아니라 소유가 내게 쾌락을 준다. 내 목표가 소유라면 나는 더욱 많이 소유할수록 더욱 그 존재가 확실해지므로 나는 더욱 더 탐욕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나는 다른 모든 사람에 대해 적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 고객을 속여야 하고. 내 경쟁자를 없애야 하고. 노동자들을 착취해야 한다. 나는 결코 만족할 수 없다. 내 욕망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고 나보다 적게 가진 사람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하듯이 미소를 머금고 이성적이며 성실하고 친절한 인간인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삶이 재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알고 있으면서도 잊어버리고 사는 게 문제다.
우리는 왜 목숨이 두 개나 되는 것처럼 욕망하고 욕망에 이끌려 다니며 어리석은 행동을 하며 살아가는 걸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소욕지족''
''지극히 적은 것으로도 자족하고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


으로 사는 삶의 자세다.
제가 올려드리는 글에서 수차례에 걸쳐 강조하는 말이다.
제 삶의 나침판이요 이정표 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우리에게 더욱 더 절실히 요구되는 삶입니다.
소확행이 답입니다.

https://youtu.be/h2QM1lgaKw4

 

'제왕회관 휴게실 > 삶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의 아쉬움....  (0) 2021.03.10
당신의 오늘은 어디 있는가?  (0) 2021.02.26
확신의 역설  (0) 2021.02.10
포기할 줄 아는 능력  (0) 2021.01.30
중년...  (0) 2021.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