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펑펑 내려 세상이 온통 새하얀 날은
불쑥 마음 언저리에서 온 가슴으로 적셔드는 이름 하나,,,
왠지 사부님~하고 나타날 것만 같아 자꾸만 창밖을 바라보게 됩니다.
눈이 쌓여갈수록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던 것들을
송두리째 내려놓아야 하는 저 나무들처럼
사랑은 사랑할수록 내 마음속 욕심을 버리게 합니다.
지난 계절에 풍성했던 달콤한 열매들을 다 내어 주고
빈들로 서서 새하얀눈을 다 맞으면서도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눈 덮인 들녘은
겨울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누구도 다 벗어버릴 수 없는 현실에서
다 벗어버린 저 들녘과 겨울나무들을 바라보면서
송이송이 내리는 하얀 눈꽃을 머리에 가득이고
가슴에 보듬는 그들의 깊고도 넓은 품에 한없이 경건해 집니다.
다 벗어버렸기에 내어 줄 수 있는 그 따뜻한 품이 있는 것을 보면서
결 고운 사연들을 풀어헤쳐 소리없이 내리는 눈처럼 하얘지고 있는 세상에 서서
금세 내가 서 있는 길조차 지워버려 두려움이 뼛속까지 시려오는 날이지만
내 마음까지 눈처럼 하얘지는 세상을 향해 나란히 걸으며 앞서간 계절에 엄숙해집니다.
빈 나뭇가지 위에 하얗게 눈꽃으로 피워내 뻣뻣해진 몸을 찬 바람에도 의젓하게 세우고 있는 저 나무들의 사랑을 보면서 기다림으로 부르르 떨고 있던 빈 나무들 위에 푸근하게 하얀 꽃을 피워낸 겨울나무들처럼 그대를 의연하게 기다립니다.
그대 어디서든 내린 눈으로 미끄러울 수 있으니 외출할떄 조심하고
눈처럼 깨끗한 마음으로 행복한 하루가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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