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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역린

by Ajan Master_Choi 2018. 8. 21.

 

전설의 동물인 용에게는 81개의 비늘이 나 있다.

외형이 주는 신묘함과 위압감에 비해 늘 온화하고 차분해 사람들도 추앙해 마지 않으며 그 81개의 형형색색이 멋진 장관을 이룬 비늘색은 언제봐도 늘 가지런하고 윤기가 나며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찬양받는 용도 자세히 보면 그 81개의 가지런한 비늘 중 턱 아래에 반대방향으로 나 있는 비늘 하나가 있다.

 

용은 자신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흠집내는 그 옥의 티인 비늘을 감추기 위해 왠만하면 턱을 들면서 날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나 턱을 숙이고 날 수는 없기에 언젠가는 이 거꾸로 나 있는 비늘을 누군가에게는 보이고 만다.

 

이 비늘을 본 그 누가 그것을 건드리면 그렇게 온화하고 차분해 보였던 용이 순간 아주 사납게 날뛰며 그것을 건드린 상대가 누구이건 간에 절대 살려두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을 용이 역린을 드러내는 순간이라 한다.

 

그렇다면 이것을 사람에게도 응용해 사람이 역린을 드러내는 순간이 없을까?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감추고 싶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열등감이나 자신이 알거나 모르고 있었던 약점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누가 말하거나 건드리면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알고 지낸지 얼마 안되면 상대의 역린을 알기 어렵겠지만 제법 같이 알고 지내다 보면 점차 알게 된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하면 불같이 화를 내는 부분, 즉 역린을 빨리 파악해 그 부분만큼은 건드리지 않는게 큰 필요조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른 사람의 역린에는 민감한 사람이 의외로 자신의 역린에는 둔감한 이가 있다.

 

정작 자신의 역린이 무엇인지 평소에 잘 알아 둔다면 누군가가 그 부분을 건드릴 때 물불 안가리고 불같은 화를 내어 인간관계를 망치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보다 "저이가 내 역린을 건드리는 구나" 하는 초기인식만으로 불같은 화를 막을 수도 있을지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

 

어쩌면 자신에게 역린을 일으키는 말을 하는 사람보다는 그런 열등감이나 성격의 약점을 고치지 못하는 자신이 훨씬 더 문제이자 겁데기일 것이다.

 

"신뢰를 쌓는데는 수년이 걸리지만 그것을 잃는 데는 단 몇분도 되지 않을 수 있다"

 

"내 안에 숨겨 가지고 다니는 비수는 나는 볼 수 없고 상대만 볼 수 있을 때도 많으며 언젠가는 그 비수를 쓰게 되는 법이고 그것으로 인해 많은 이가 상처 받고 또는 말 없이 그의 곁을 떠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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