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서 한잔
고달픈 삶에 한잔
잃어버린 사랑에 한잔
대책 없는 세월에 한잔
금이 간 얕은 의리에 한잔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에 한잔
살아 보려고 애쓰는 내게 한잔
핑계는 가지가지 이래저래 또 한 잔
술 마시는 날은
빡빡한 삶에서 예고 없이 가출하는 날
흐릿한 기억이 낡은 필름처럼 뚝뚝 끊기는 날
자신의 인생을 한발 물러서서 관찰할 수 있는 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날
밀려오는 후회를 되돌리고 싶은 날
속 터놓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그대들이 있음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날
통제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써 태연하게 걷는 날
마음이 허전한 날
기쁨이 넘치는 날
그대 한잔 할까?
'Jewang Muaythai GYM > 제왕회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찮고 귀한 일이 따로 없다 (0) | 2021.03.05 |
---|---|
양날의 칼... (0) | 2021.03.04 |
인간의 밀도가 같다면... (0) | 2021.03.02 |
두려움 (0) | 2021.02.23 |
승리와 패배 (0) | 2021.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