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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태종의 여자들

by Ajan Master_Choi 2004. 5. 30.

ㅡ 제3대 태종(방원)의 여자들 ㅡ

원경왕후 민씨!
남자로 태어났으면 한가락 했을 것이다.
태종 이방원이가 왕이 된 것은 부인 민씨 덕이 크다.
태종이 영어를 했다면 아마 이랬을 것이다.

''I owe you"
"내 너한테 빚졌다''

원경왕후 민씨!
공민왕 14년(1365년) 7월 11일

개경에서 아버지 민제(본관 여흥)와 어머니 여산 송씨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났다.

민씨는 아빠엄마가 첫딸을 낳은 지 10여년 뒤에

둘째로 태어났으니 얼마나 귀여움을 받았겠는가?
게다가 총명하기가 예사롭지 않았고 지혜도 보통 사람보다 남달랐다고 한다.
원경왕후 민씨,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다.

민씨 아버지, 민제가 성균관사성(정삼품 당상관)으로 있을 때

이방원이가 과거에서 33명 중에 17등으로 합격하여 성균관으로 들어왔다.
무인 집안에 신체 튼튼실실하고 머리까지 좋으니 민제가 방원이를 가만 두겠는가?
사위로 점 찍었다.

방원이 민제의 사위가 되는 사연?

이방원,
성균관에서 운동도 잘하고 리더십도 좋았다.
요새 젊은 사람들이 말하는 <짱>이었다.

이런 이방원을 유심히 주목하는 자가 있었으니

그가 다름아닌 성균관 사성, 민제였다.
과년한 딸을 둔 애비로서 사내놈들을 보는 눈이 예사롭겠는가?
그런데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고 메추리 새끼들 사이에서 학 한마리(오골계?)가 눈에 띄였다.
이.방.원. 연수생!
찍혔다.
자~알^^♡

민제의 친구 하륜이 관상을 잘 본다.
하륜이 어쩌다 이방원이 관상을 보고

"내가 이제까지 수많은 관상을 보았는데 공의 둘째 사위와 같은 사람은 이제까지 본 적이 없소!"

하믄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고 한다.
나중에 하륜은 방원의 심복이 된다.
일단 관상이 좋고 볼 일이다.

관상?
"사주四柱 불여不如 관상觀像이요, 관상觀像 불여不如 눈치라"
잘 타고 난 팔자보다 얼굴 생김새가 낫고, 얼굴 잘 생긴 것보다 눈치 잘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하륜은 눈치가 빨랐다.^^

''파도는 보았는데 바람은 보지 못했네!''


<관상> 영화의 대사다.
하륜은 파도도 보고 바람까지 본 진정한 관상쟁이였다.
그래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갔다.^^♡

여차저차 하여 집안끼리 서로 알기도 해서 둘은 백년가약을 맺는다.
백.년.가.약!
이 말을 주목해야 한다.
'평생 니만을 사랑하며 살겠다'는 약속이다.

원경왕후 민씨!
남편이 봉급 가지고 친구들과 룸싸롱 아니, 그때는 기생집이나 요정이었을 것이다

다니면서 교우관계를 넓힐 때 친정 돈 뜯어 가지고 살림을 꾸려 나갔다.
애들도 친정에서 키웠다.

외삼촌댁에서 살아온 세자,
태종이 자신의 양아버지 같은 외삼촌들인 민무구ᆞ민무질 형제를 죽일 때

양녕대군의 마음은 어떠했겠는가?


왜 큰아들 양녕대군이 세자의 자리를 발로 찾겠는가?
씁쓸했을 것이다.
삶과 권력의 무상함에 대해... ㅠㅠ

그렇다면 원경왕후 민씨의 마음은 어떠했겠는가?
배신감... ㅠㅠ

원위치로...

민씨는 낭랑 18세에 16살 이방원이와 혼인했다.
슬하에 그 유명한 양녕대군, 효령대군, 충녕대군, 성녕대군 네 아들과

정순공주 등 네 명의 공주를 낳았다.
도합 여덟이다.
처음 셋이 안 죽었으면 <원경 축구팀>도 만들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많이 생산하셨다.^^

태종이 즉위하고 2년차까지는 정말 현모양처였다.
남편 출세도 시키고 자손들도 번창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계곡도 깊다.
기쁨이 크면 슬픔도 큰 법이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총량불변의 법칙>을 따른다.
지랄(GR)도 마찬가지다.
젊어서 GR를 떨면 늙어서 GR를 안 떠는 법이고,

젊어서 안 떨면 늙어서 반드시 GR를 떤다.
이것을 일명 <GR TOTAL AMOUNT LAW> (지랄총량의 법칙)라고 한다.^^ㅎㅎ

원경왕후 민씨!
여자로서 할 도리를 다했다.
남편 출세시켜..
애들 많이 생산하여 종족보존시켜..
모범적인 부인상을 보였다.

그런데 이방원,

왕이 된 후 배신을 때린다.
원경왕후 민씨의 가슴에 칼을 박는다.
진짜 칼이 아니고 가슴을 찢어지게 한 배신의 칼이다.
그게 무엇이겠는가?

여자다!
여자문제다.

태종, 이방원!
그도 남자다.
이 말이 무신 말인지는 다 알 나이들일 것이다.^^
자고로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나는 남자다!"라고 떳떳하게 외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원경왕후 민씨 입장에서는 태종이 GR를 떠는 것이다.

태종이 자기도 영웅호걸이라고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즉위 2년(1402년) 3월 7일 성균악정 권홍의 딸을 후궁으로 들이기 시작,
그리고 또..
또..
아홉까지.

땡~

이를 본 원경왕후 민씨!
맴이 어떻겠는가?
배신감에 몸을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었다.

"니가 누구 덕에 왕이 됐는데...?"

유교에 근간을 둔 조선사회,

이것을 알고 넘어가야 다음 이야기가 풀린다.

칠거지악(七去之惡)...
요새 남자들, 이런 소리 했다가는

마눌님에게 뼈도 추리지 못할 것이다.

원경왕후 민씨,
남편 방원이에게 1차 왕자의 난(1398.8.26) 때 숨겨논 무기를 대주기도 하고,

민무구와 민무질 등 친정 동생에게 목숨 걸고 방원이를 도우라고 했다.
2차 왕자의 난 때에는

방원이가 말에서 떨어져서 죽은 줄 알고

창을 들고 나가서 싸우겠다고 한 괄괄한 여장부였다.

그러나 여장부라도 여자는 여자였다.
질투...
당시 유교에서 금기시 하는 칠거지악의 네번째 조항을 어겨도 한참 어겼다.
호색한 태종과 엄청 싸웠다.

옛날에는

남편이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합법적인 일곱 가지의 경우인 칠거지악(七去之惡)이 있었다.

놀랍게도 이 제도는

2500여년 전 공자에서 나왔는데

그의 언행 및 제자와의 의론(議論)을 적었다는
"공자가어 본명해편"에 보면

부인에 대한 여러가지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봉건적 가족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였다.

1. 不純舅姑(불순구고) =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는 것
2. 無子(무자) = 아들을 못 낳는 것
3. 淫行(음행) = 행실이 음탕한 것
4. 嫉妬(질투) = 질투하는 것
5. 惡疾(악질) = 나쁜 병이 있는 것
6. 口舌(구설) = 말이 많은 것
7. 竊盜(절도) = 도둑질 하는 것

시부모를 잘 섬기지 않는 것은 불효요..
자식이 없다는 것은 가계의 단절을 뜻하며..
아내가 부정이 있으면 혈통의 순수성을 지킬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질투는

애첩의 수효를 늘리는 축첩에 방해가 되고..
이는 곧 자손 번창에 방해가 된다.^^


못된 질병은

자손의 건강에 해롭고..
말이 많으면 가족간의 불화를 조장시킨다고 보았던 것이다.
도둑질은 손버릇이 나쁘니 당연하다.

위에 열거한 일곱 가지 중

한 가지에만 해당되어도

여자들은 집에서 쫓겨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단, 이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다음의 경우에는

내쫓지 않아야 하는 3가지 조건이 있는데

이를 삼불거(三不去)라 한다.
원경왕후 민씨는

이 두번째에 해당 되니 태종이 중전을 어찌하겠는가?^^

첫째. 與共更三年喪不去 (여공경삼년상불거) = 시부모 삼년상을 같이 치른 경우..
둘째. 前貧賤後富貴不去 (전빈천후부귀불거) = 시집와서 재산을 많이 불린 경우..
셋째. 有所取無所歸不去(유소취무소귀불거) = 쫓아냈을 경우 오고 갈 데가 없을 경우 이다.

또한 이유없이 이혼하면 곤장 팔십 대에 처하는 형벌 제도가 있었다.
ㅠㅠ
무서버라.^^
갑오경장이 일어난 1898년에 와서야 이 제도가 폐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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