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유희는 헤세가 1932~1943년에 걸쳐서 쓴 노벨문학 수상작품이다.
말 그대로 격동의 시대에 태어난 작품이다.
이성이 무력해지고 지성은 폐허로 변했다.
헤세는 인간 정신의 견고함이 궁극적으로 어디에 기초를 두고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 알려 주고 싶어한다.
주인공 크네히트가 영재학교에서부터 죽음에 이르는 기록이다.
그가 영재학교로 발탁되어 그들 가운데서 최고의 지위에 오르지만 지위를 버리고 자연인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각성의 시간을 종교적으로 철학적으로 인간적으로 역사적으로 납득시키고자 했다.
카스탈리엔은 영재 교육기관이다.
인간 정신영역이 가십거리로 또는 부역자로 전락하는 잡문의 시대에 반동적이고도 절실하게 등장했다.
진리의 도덕성과 정직성을 다시 일으키고 타락의 파도로부터 세상을 지켜내는 방파제 같은 출발이었다.
진리가 깃드는 정신은 처음에 근면하고 나중에 태만해지는 인간 속성도 포함한다.
카스탈리엔은 특권의 세계로 자리잡았다.
각성없는 집단은 창조하지 못하며 멈추는 것은 부패한다.
자극이 없어지는 순간 거만하고 나태하며 자기세계에 갇힌다
고도의 정신만이 남은 폐쇄적 집단지성이 사회에 대한 의무와 봉사의 가치를 망각하고 도덕과 정신위에 스스로 군림할 때 오만하게도 대중을 계급 관점으로 인식하게 된다.
크네히트라는 이름은 봉사와 하인이라는 뜻이다.
무엇에 봉사하고 누구의 하인인가 되묻는다.
그것의 단초는 결론에서 나타난다.
그가 유희 명인의 자리를 사임하고 세상으로 돌아간 것이다.
신성한 욕망의 토양이며 모든 것을 생산하는 곳.
사람이 사는 풍요로운 세상이다.
크네히트가 카스탈리엔에서 젊은 나이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후 조직의 리더로써 직분에 성실했다.
하지만 고도화된 지식은 교만하고 오만한 계급의식으로 변질되고 역사의식의 결여로 비현실적으로 기형화된 카스탈리엔의 미래는 정점을 지나 쇠퇴기에 이르렀음을 알았다.
거기에 더해 외부의 도전도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전쟁의 광기는 가장 먼저 지성을 무력화 시킨다.
크네히트에게 카스탈리엔의 미래는 창조의 동력을 상실한 채 정신의 바다에서 표류하는 집단으로 비춰졌다.
자신의 한계를 각성하고 변화하지 않는 것은 신념의 부름을 배반하는 것이다.
그가 카스탈리엔 사람이 된 어린 시절부터 각성에 따른 행위가 단계적으로 이어져 왔다.
그것은 자신을 최고의 지위로 안내했다.
그 지위도 마지막 정점이 아니라 거쳐가는 단계로 인식했다.
이제 지위를 버리고 마지막 단계로 도약하려한다.
새로운 주인에게 복종하고 봉사하는 부름에 대한 대답이었다.
ㅡ인생의 어느 단계든 끝 무렵은 늘 시듦과 죽음의 욕구를 가지게 되어 있으며, 그것은 다시 새로운 공간, 각성, 새로운 시작으로바뀌어 넘어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ㅡ
2-114p
세속으로 나아감.
그의 친구 플리니오 데시뇨리.
세속의 명문가 자제로 카스탈리엔 청강생이였다.
영재학교에서는 정신의 세계와 세속의 세계를 대표해서 두 사람은 대립 관계에 있었다.
그것은 분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 됨을 의미했다.
데시뇨리는 카스탈리엔 정신을 세속에 접목하는 데 실패했다.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세상은 정신보다는 구조화된 권력에 복종할 것을 강요했다.
그는 세상에 복종했다.
자신의 길을 성공적으로 걸었다.
하지만 정신적 공허함을 표정에서 알아 본 이는 크네히트였다.
크네히트는 데시뇨리 아들(티토)의 교사가 되었다.
티토의 의미는 크네히트와 데시뇨리로 대변 되는 두 인물이 가지는 차이를 하나로 완성시킬 인물로 등장한 듯하다.
그는 티토가 세상을 이끌어갈 인물로 보았다.
크네히트가 죽고 봉사의 의무는 티토에게로 갔다.
티토의 각성 단계는 무엇일까?
크네히트가 영재 학교를 마다하고 어린 학생들 교육에 봉사하고자 했던 동기와 같지 않을까?
특수성 보다는 보편성에 기초한 전인교육이 정신을 풍요롭게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는 깨달음.
ㅡ우리는 흔쾌히 소중한 나날이 사라져 감을 보나니
더욱 소중한 것이 자라나는 것을 보기 위함이다. 우리가 뜰에서 키우는 진귀한 식물, 우리가 가르치는 어린아이, 우리가 쓰는 작은 책 같은 것.ㅡ
한 녀석에게서 잎이 나오는가 싶더니
금방 다른 녀석들도 잎이 나왔습니다.
다음에는 꽃망울이 나오는건가요^^
'제왕회관 휴게실 >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 (0) | 2020.09.19 |
---|---|
그 많은 꿈을 어이할까 (0) | 2020.09.14 |
주문공권학문ㅡ주희 (0) | 2020.09.01 |
혼란한 시기,,, 전문가가 필요한 적기다 (0) | 2020.08.28 |
내가 사랑했던 쿠팡의 만행... (0) | 2020.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