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도서상은 좋아하는 작품이 많은 소설상입니다.
이번에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수상을 했다고 해서 궁금해 읽어보았습니다.
수전 최는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계 유대인 혈통의 어머니 슬하에 태어났고, 오랜 세월 소설을 썼으며, <신뢰 연습>은 다섯 번째 작품입니다.
다음은 인상적인 부분의 일부입니다.
“사라, 너한테 알려주고 싶은 게 있어. 네게 도움이 될 거야. 너 같은 젊은 친구들은 우리 같은 어른들보다 고통을 더 강렬하게 경험해. 감정의 고통을 말하는 거야. 네 고통은 기간과 강도가 더 크지. 견디기가 더 어려워. 이건 은유가 아니야. 사살이지, 생리적으로. 심리학적으로도. 네 감수성은 부모나 교사들보다 우월해. 그래서 인생의 이 시기가…… 열다섯 살, 열여섯 살, 열일곱 살이 그리도 힘들지만 중요하지. 그런 이유로 이 나이에 재능을 키우는 게 아주 중요해. 이 극대화된 감정적 고통은 선물이야. 고달픈 선물.”
세라는 자기도 모르게 귀담아 듣는다.
한참 후 가까스로 입을 연다.
“그러니까 앞으로, 더 나이 들면 마음의 아픔이 덜하다는 뜻이에요?”
“맞아, 정확해. 하지만 사라, 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 더 나이 들면, 그래, 넌 더 단단해질거야. 그건 축복이자 저주야.”
로조 선생은 문을 열라고 채근하지 않고, 그것만으로도 세라는 마음을 연다.
두 사람은 한참 그렇게 있고, 화장실 문을 사이에 두고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지 세라는 모른다.
그러다가 속삭이듯 말한다.
“감사합니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나오렴.”
로조 선생이 떠나면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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