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스피릿MC 예선전을 통해 결선 진출자 4명이 확정되었다.
이들은 오는 4월 26일 결선에서 주최측이 섭외한 와일드카드 4명과 함께 우승을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될 것이다.
그동안 이 와일드카드 4명이 누구일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으나 그 정체는 베일에 가려 있었다.
오늘 오전 11시 30분, 드디어 와일드카드 4명이 기자 회견을 통해 공개되었다.
권익선(175cm, 81kg)
대한택견협회 소속
2001 택견최고수전(체급 무제한) 2위,
2002 천하택견명인전(체급 무제한) 3위,
2002 최우수 택견 선수 선발대회 미들급 우승
김민수(177cm, 100kg)
팀태클 소속
아마추어 레슬링 청소년대표팀, 국가대표 상비군,
전국 회장기, KBS배, 한국체대 전국대학선수권대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헝가리 유럽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입상
김종왕(185cm, 120kg)
김종왕 컴뱃그래플링 소속
용인대 유도학과 졸업
프로레슬링
판크라스, KOTC, PRIDE the BEST 다수 출전
김진우(179cm, 71kg)
국제격투기연맹 용프로모션 소속
한국 격투기 25전 22승 21KO 3패
2002 한일격투기국제전 미들급 1R KO승, 한중산타왕자전 1R KO승
K-1 MAX 참가
그동안 와일드카드에 대한 억측도 많았다.
예를 들면 극진회 김경훈 사범이나 공권유술 강준 사범 등 특히 네티즌 사이에서 실전무술로 손꼽히고 있는 유파의 대표들이 가장 많이 거론되었고 대회 주최측에서도 섭외가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와일드카드로서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의 출전 가능성이 희박했다. 이들 모두 아직은 한국 내에 기반이 약한 단체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산 Team-1 김일남 선수나 인천 극진관 김재영 선수, 공권유술 횡성지부 전찬준 사범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결국 이들 모두 내부 규정 상 타류 대회에 나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두 곳 다 올해 자체 대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기에 이르렀다.
그 밖에 해외에서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종왕 선수가 와일드카드로 출전한다는 기사가 모 스포츠일간지 웹뉴스로 나갔다가 대회 주최측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바는 없는 기사로 판정되어 2시간여만에 삭제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마침 그 때가 TV를 통해 김종왕 선수의 KOTC 경기(상대를 강렬하게 몰아붙이는 펀치 러쉬와 단숨에 기브업을 받아 내는 조르기를 보여 주었다) 모습이 방영된 직후였기 때문에 그 여파는 매우 컸다.
일부 예선 출전 희망자 가운데는 그 뉴스를 접하고 출전을 포기했다고도 하니 말이다.
혹자는 과거 복싱 챔피언이나 현역 격투기 챔피언도 예선전을 거쳐야 하는 마당에 과연 우리나라에 예선을 거치지 않고 시드 배정을 받을 만한 선수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이번 대회에서 와일드카드를 도입한 배경을 이해하지 못해서 나오는 의문이다.
스피릿MC 대회는 국내 최초로 이종혼합격투기대회를 표방했다. 따라서 다양한 스타일의 여러 유파에서 출전을 해주길 바랐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고른 분포의 선수층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렵다.
혹은 예선에서는 어느 정도 그런 분포를 갖췄다 하더라도 본선에 진출한 선수 구성이 여전히 그러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따라서 본선 진출 선수들이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건 간에 어느 정도 보기 좋은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는 절반 정도는 확실하게 고른 분포를 보여 주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와일드카드가 어떤 구성을 갖추고 있을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타격계와 유술계를 대표하고 또 동서양 무술, 현대와 고전 무술 등의 분포를 고루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타격계의 대표로는 역시 무에타이나 킥복싱 계통 선수일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경기 전적이 있기 때문에 실력을 검증하기 쉽고 경기를 뛰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섭외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특히 김진우 선수는 일본 K-1 MAX나 산타왕자전 출전 경험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술계에서는 브라질리언주지츠나 유도보다는 아마추어 레슬링 쪽에서 선발되었다.
비록 보도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혼합격투기 계통 대표로 김종왕 선수의 출전이 거의 확실시 되어왔던 것을 고려할 때 이와 비교하여 아마추어 레슬링은 같은 그라운드 스타일이지만 올림픽 종목이며 동양 무술이 아닌 서양 무술이라는 점 등 독특한 메리트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김민수 선수의 소속팀인 팀 태클은 순수 레슬링 뿐 아니라 이종격투기를 대비하여 많은 훈련을 해왔기 때문(사실 예선 4강인 이은수 선수 역시 팀 태클 소속이다)에 레슬링의 약점으로 지적되어왔던 결정기 부족이라는 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한 장 남은 와일드카드가 택견 선수라는데 의아해 할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종목들은 모두 현대 격투기 성격에 가깝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비추어 보았을 때 '동양적인 면도 강조하겠다'는 주최측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전통무술 계통에서 마지막 한 명을 골라야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전통 무술 가운데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겨루기에 익숙한 택견을 지목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또 택견은 대부분 경기가 무제한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애초에 체중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는다.
이제 궁금한 것은 과연 누구와 누가 맞서게 될 것인가 이다.
기자회견장에서는 와일드카드 공개와 함께 대진 추첨을 했는데 그 결과 또한 매우 흥미롭다.
백종권 vs 김민수
이면주 vs 김진우
최정규 vs 김종왕
이은수 vs 권익선
어쩌면 이다지도 잘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
4강 결정전에서는 주지츠 VS 레슬링, 무에타이 VS 격투기 등 같은 계통 선수끼리 먼저 자웅을 가리게 된다.
이어서 준결승부터 본격적으로 타격기 VS 유술기라는 대결 구도가 짜여지고 거기에 이은수 선수나 권익선 선수 누가 올라오더라도 또 하나의 변수로 흥미를 더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선수들은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마무리 준비를 하는 것만 남았다.
스피릿코리아 역시 해외 어느 경기 못지 않은 수준의 대회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결선일에는 여덟 명의 대전 이외에도 일본여자프로레슬링 선수 경기와 예선전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선수들의 앵콜 매치가 준비될 예정이며 각종 무대 장치 및 영상 시설을 이용한 프라이드나 프로레슬링 무대에 버금가는 화려한 연출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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