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는 초콜릿을 입에 달고 살아도 저렇게 날씬한데 나는 왜 물만 마셔도 살이 찔까?’
몸매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이야기다.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인의 질병.
게다가 S라인, 초콜릿 복근에 열광하는 문화 속에서 비만은 더 이상 뚱뚱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비만은 과연 유전일까?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라온 환경이 다른 두 쌍둥이의 체중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은 물론 입양아의 경우에도
체중 변화 비율이 길러준 부모보다 낳아준 부모에 더욱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를 본다면 비만에는 유전, 즉 체질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급격히 증가하는 비만 인구를 체질만으로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따른다.
최근 40년 동안 비만 증가율 그래프를 살펴보면
비만인구가 마치 로켓을 쏘아올린 것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의 달라진 식습관.
이야기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 1만 년 전 인류가 농경사회에 진입하면서 사람들은 한 곳에 정착해 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식량을 찾아 이동하거나 야생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힘들게 뛰어다니지 않아도 되게 된 것.
또한 농작물 수확으로 탄수화물 섭취량이 이전보다 늘면서 섭취하는 칼로리의 양이 2배 가까이 증가 했다.
이어 산업사회가 도래하면서 식품의 정제·가공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음식을 값싸게 대량으로 공급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정제한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면, 설탕이 함유된 가공식품은
특별한 영양소 없이 칼로리만을 내기 때문에 사람들의 비만을 부추기기에 충분했다.
우리의 유전자는 급격한 환경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즉, 우리의 몸 속 유전자는 아직 1~5만 년 전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그것과 동일하지만 섭취하는 음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현재 우리가 즐겨먹는 정제 가공 식품을 구경조차 해보지 못했다.
몸속에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 계속 들어올 경우, 우리의 유전자는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음식물을 조절 하고 처리하는데 혼란을 겪는다.
비만은 체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체질이 어떠하든 과도한 탄수화물과 정제식품을 섭취할 경우 누구나 뚱뚱해질 수 있다.
소주를 생각하면 쉽다.
똑같이 소주 1병을 마시더라도 쉽게 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취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
비만도 역시 마찬가지다.
체내에서 탄수화물을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경우 쉽게 살이 찌지 않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 쉽게 살이 찐다.
하지만 술이 아무리 센 사람도 많은 양의 술을 마실 경우
결국 취하는 듯 탄수화물 처리 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살이 찔 수밖에 없다.
비만, 부모님 탓만 하기에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지금부터라도 피자나 햄버거, 빵 등의 정제·가공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건강한 식습관을 들여 S라인 몸매에 도전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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