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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한일협정과 독도

by Ajan Master_Choi 2010. 1. 11.

일본이 자꾸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1965년 한·일 기본조약(국교 정상화) 때 독도가 어느 나라 영토인지 명백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정말인지 알아볼까요?

◇지증왕 때부터 우리 땅

독도는 신라 지증왕 13년인 서기 512년부터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였어요.

이 사실은 1900년 대한제국의 '칙령 41호'로 재확인되지요.

그런데 일본은 러일전쟁 중인 1905년 독도를 자기들 마음대로 시마네현에 편입해 버립니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 정부는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무인도였던 이곳에 독도경비대를 상주시킵니다.

'실효적 지배 조치'를 취한 것이지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1965년까지 17년 동안 우리나라는 과거 우리를 침략했던 일본과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었습니다.

1960년대 초 양국의 국교 정상화를 위한 회담이 본격화되지요.

어업 협정, 청구권 문제, 재일 한국인 법적 지위 등 수많은 문제를 논의해야 했어요.

1962년 일본 측이 불쑥 '독도에 대해 논의하자'는 말을 들고나옵니다.

당시 사회당 등 일본 내 일부 야당이 한·일 국교 정상화에 반대하며 '독도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이를 무마하려는 목적이 컸다고 합니다.

일본은 우리에게 '독도가 어느 나라 영토인지 국제사법재판소에 판결을 맡기자'고 요구했어요.

◇한국 "독도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생각은 달랐어요.

원래 우리 고유의 영토이고, 이미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영토니까 일본과 협상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죠.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사실은 울릉도나 제주도가 우리 영토라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왜 이것을 국제사법재판소로 들고 가나요?

1962년, 훗날 대한민국 5대 대통령이 되는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한·일 회담의 우리 쪽 대표였던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에게 긴급 훈령을 내립니다.

 

"일본 측에서 이 (독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한국민에게 일본의 대한(對韓) 침략의 결과를 상기시킨다는 점을 지적할 것."

한국 대표들은

 

"원래 의제에도 없던 것을 일본이 끄집어내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

 

는 입장을 고수했어요.

결국 일본은 '분쟁 해결에 관한 교환 공문'을 만들어 나중에 이 문제를 다시 꺼내는 쪽으로 전략을 틀었습니다.

◇"한국 동의 없인 독도 협상 없다" 결론

그러나 한국 측은 여기에도 쐐기를 박았어요.

한·일 협정이 체결된 1965년 6월 22일, 한·일 양국은

 

"양국 간의 분쟁은 우선 외교상의 경로를 통해 해결하기로 하며,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양국 정부가 합의하는 조정이나 중재 절차에 의한다"

 

는 내용의 공문을 발표했어요.

그런데 이 공문에 '독도'란 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국이 끝까지 입장을 지키며 일본을 압박한 결과였지요.

다시 말해 일본이 아무리 '독도는 우리 영토'라고 우기며 협상을 하자고 해도, 한국 정부가 '독도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원칙을 고수하는 한 일본은 어떠한 실질적인 조치도 취할 수 없게 된 것이지요.

지금 와서 '왜 그때 이 문제를 회피해서 일본이 계속 억지 주장을 할 여지를 남겼느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한편으론 이 과정을 통해 '한국의 독도 실효적 지배'라는 상황이 더욱 굳어졌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한국의 집요한 침묵이 독도를 지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6·25 중에도 '평화선' 그어 우리 영토 분명히 공표했죠

6·25전쟁 중이던 1952년 1월 18일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 인접 해양의 주권에 대한 대통령 선언'을 했어요.

평화선, 일명 '이승만 라인'을 선포한 거죠.

해안에서 평균 60마일(약 96.5㎞)에 이르는 해역에 평화선을 긋고 그 안의 광물과 수산 자원을 보존하겠다는 선언이었어요.

평화선 안에 있는 독도가 우리 영토라고 분명히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해요.

이후 울릉도 주민 등으로 이뤄진 독도의용수비대가 독도를 지키다가

1955년 울릉경찰서 소속 독도경비대가 독도에 상주하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