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펜실베니아 주에 "밸리 포지" 라고 하는 공원이 있습니다.
저는 이 공원을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정처없이 걸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기 보다는 제가 살고있는 집 근처에 있었고, 리오라는 강아지의 산책을 위해, 그리고 제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였습니다.
공원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포장된 산책로를 따라 대충 한바퀴 도는데에 약 2시간 반이 걸립니다.
중간에 관광객을 위해 통나무 오두막도 있고, 개선문처럼 만든 기념비도 있고 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그냥 그 넓은 들판입니다.
일요일을 제외하면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습니다.
저는 강아지를 끌고 이곳을 정처없이 걸었습니다.
헤아릴수 없이 많이...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어느덧 저는 이곳의 역사적인 유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곳이 미국 독립전쟁 때에 조지 워싱턴이 영국군에게 필라델피아를 빼았기고 패잔병을 이끌고 겨울을 난 곳이라는것을 알게 되었지요.
당시 미국 독립군은 오합지졸에 가까운 시민군으로서, 군복은 커녕 병사들 태반은 신발도 없고 옷도 사제옷 여름옷 단벌 밖에 없었습니다.
급여는 휴지조각 같은 독립군 의회에서 발행한 종이조각 뿐이었고, 눈보라가 치는 들판에 막사가 없어서 작은 텐트를 친채 모닥불로 간신히 몸을 녹이며 겨울을 지내는데 너무 추워서 용변을 가까이에 누다보니 병균이 만연하여 이질이 급속하게 번져서 병사의 삼분의 일이 죽어나갈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었습니다.
필라델피아의 안락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던 영국군은 어차피 패잔병 독립군이 겨울 동안 와해될것으로 생각하고 추격하지 않았습니다.
따뜻한 봄이 되면 추격하여 소탕하기로 한것입니다.
미국 독립군 가운데에서 탈영병이 속출하고 조지 워싱턴은 실의에 빠져있었습니다.
게다가 독립 의회에서는 조지 워싱턴을 경질하고 뉴욕 북부 사라토가에서 영국군에게 대승을 거둔 독립군 장군 호라시오 게이츠를 독립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할것이라는 소문이 돌고있을 때였습니다.
누더기를 걸친채 매일 죽어 나가고 있는 병사들을 보면서 조지 워싱턴은 밤마다 몇번이고 그만 둬버릴까 하는 생각으로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곳을 거닐때 마다 조지 워싱턴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가 느꼈던 고민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독립을 위해 죽은 이름도 남겨지지 않은 병사들을 위해 묵념을 했습니다.
조지 워싱턴의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용기, 그리고 병사들의 희생, 그것이 미국을 독립국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공원의 들풀을 보며 저는 그들의 영혼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제왕회관 휴게실 > 삶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추 (0) | 2018.11.12 |
---|---|
정의란 무엇인가? (0) | 2018.11.11 |
호빵맨 노회찬을 기리며 (0) | 2018.10.12 |
보상심리 (0) | 2018.10.11 |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 보면 비극이다 (0) | 2018.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