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속 나의 모습이 초췌하다.
생기없고, 축 늘어진 볼 살이 심통을 메달아 놓고 초점 잃은 눈동자는 잠이 오는 것이 아닌데도 희미하다.
뜬금없는 비추임에 어김없이 거울은 너그러움을 허용하지 않는다.
마주하는 시선이 싸늘하다.
주체할 수 없는 헛헛함은 차디 찬 콘크리트에 내려 앉은 낙엽마냥 울긋불긋 변덕을 부리고, 거울에게 냉대받은 비추임을 낙엽위 내려앉은 빛에게 들이민다.
인위적인 거울은 정이 멸망했고 너무도 사리판단이 냉정하다.
자연의 한 귀퉁이에 길목에는 정이 넘쳐난다.
무엇도 분리하지 말라고...
하늘이 우산이고,
나무들이 병풍이 되어
낙엽마저 이불이 되어
어느 하나 혼자인게 없다고...
애당초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외로울 필요도 없었던 것인데...
낭비한 시간을 아깝다 말고 그 시간도 나를 비추인 선물이라 발길을 헤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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