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무엇인가를 부탁하면 "맨입으로는 안되지!"라며 농담을 한다.
이 말은 사실 부탁을 들어주겠다는 신호이기도 하고, 그사람의 속마음 이기도 하다.
또한 '다음에는 내 부탁도 들어줘야 해' 라는 뜻도 포함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면 은근히 가까운 느낌이 든다.
그것은 부탁을 들어줬기에 자기를 좀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런 관계가 이웃관계요 친구관계요 지인관계라는 이름으로 우리사회의 실뿌리같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선물도 주고 받고 생일이나 경조사에 봉투도 주고 받는다.
그렇게 어우러지며 관계를 갖는걸 사회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비리나 부조리를 양산하게 된다는데 있다.
평소에 들어줬던 부탁과 선물을 결국은 분에 넘치고 법에 저촉된 부분으로 되돌려 줘야하기 때문이다.
가깝지도 않고 본적도 없는 사람에게 어떤 부탁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아주 작은 사탕하나 또는 야쿠르트 하나 건네면서 부탁도 하고, 상점에 들어가 껌하나라도 사면서 길을 물어야 친절의 강도가 높다는걸 안다.
그래서 광고 전단지 끝에 사탕하나라도 달아 놓는 것이다.
그것이 보상심리다.
사탕을 먹었으니 이 짧은 광고문은 읽어 주십사 하는 뜻이다.
비리는 그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름아름으로 이뤄지는 이런 관계속에서 '누이좋고 매부도 좋고' '좋은게 좋은것 아니냐'란 거래가 암암리에 발생하고 그것은 결국 부실과 실패의 원인을 낳게된다.
커피한잔이라도 선심쓰고나면 왠지 '상대가 나를 좋게 봐 주겠지'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갖게된다.
이것도 보상심리의 일종이다.
이렇듯 서로돕고 사는 세상이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떡한조각이라도 준 뒤에는 곧바로 잊여라' 라며 어떤 종교에서는 가르치고 있다.
그래야 진정한 공덕이라는 것이다.
다시 받게되면 그것이 무슨 공덕이겠는가!
공직자들은 그래서 작은정이라며 건네는 사소한 선물도 가볍게 받아서는 안되는 삭막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맞찬가지다.
"세상에는 공짜라는건 없다"
란 말도 그와같은 미미한 작용까지를 이르는 말이라 본다.
순수함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는게 선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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