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 하나로 그 사람의 수양과 인품이 보인다’면 수긍하시겠습니까?
예부터 동양 전통의 가풍으로 식사예절을 중하게 여겼습니다.
그 사례를 엿볼 수 있는 젓가락 예절에 관한 일화가 있습니다.
동료들과 모임중이었는데
마침 사부님께서 함께 하시게 되었습니다.
사부님께서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줄곧 우리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고 계셨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며칠 뒤
훈련이 끝나고 도장 정리를 하는데 사부님께서 부르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00이하고는 깊이 어울리지 않는 것이 좋겠구나.”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친구와는 훈련도 같이한 적이 몇번 있는데 인상이 썩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사부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먹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개는 알 수 있단다. 저번 모임에 보니 음식을 집을 때 습관적으로 접시 아래쪽에 있는 음식을 젓가락으로 위로 끄집어 올려서 툭툭 털고 나서야 집어 올리더구나. 입에 맞는 음식은 특히 여러 번 뒤적거리던데.... 젓가락이 무슨 뒤집개라도 되는 것처럼 아주 접시 전체를 새로 한 차례 뒤집어 엎더구나.”
저는 선뜻 수긍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마다 다 습관이 다르잖아요. 어떤 사람은 천천히 먹고, 어떤 사람은 빠르게 집어먹고 뭐 그런 건데 너무 까다롭게 볼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라고 말씀드렸더니
사부님께서는 고개를 저으시며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갑자기 산해진미를 눈앞에 뒀다고 한다면 먹는 모습이 보기 나빠도 이해할 만하지만, 그 친구는 형편이 곤란하지도 않은데 먹는 모습이 그렇다는 건 그 친구가 이기적이고 편협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의미란다. 음식 앞에서 다른 사람들의 기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젓가락을 접시 안으로 넣어 뒤적거리는 사람이라면, 앞에 둔 것이 이익에 관계된 유혹일 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일수도 있다는 의미니라.”
이어서 사부님은 당신께서 어린시절에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사부님께서는 5살 되던 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된 할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형편이 무척 궁핍해져서 배불리 먹지 못하는 때가 잦았는데 어쩌다 친척 집에 가서 식사를 하게 되면 할머니께서는 사전에 사부님께 여러번 이렇게 당부하셨다고 합니다.
“아들아, 식사할 때는 먹는 모습을 꼭 신경 쓰도록 해라. 입에 맞는 음식이라도 혼자 독차지해서는 안 된다. 남들의 비웃음을 사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우리 집이 비록 가난하지만 예절만은 지켜야 한다.”
할머니의 말씀을 명심한 사부님은
한 상 가득히 놓인 맛있는 음식 앞에서도 추태를 보이지 않고 절제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말씀을 마친 사부님께서는 의미심장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젓가락 한 쌍이라고 우습게보아서는 안 된다. 사소한 부분에서 그 젓가락을 든 사람의 수양과 인품이 보이기 때문이야.”
과연 그 후 그 친구와의 사이에서 일어난 일은 사부님 말씀이 옮았음을 증명했습니다.
그 친구는 저와의 사이에 사소한 이익 때문에 의리를 저버리고 떠나갔습니다.
이 일 이후로
저는 사부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겨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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