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장면에서 자폐증 치료를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는 확실히 구분이 된다. '이미 자폐증 치료에 완전히 성공했다'-는 사례를 찾는 것은 드문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자폐증 치료라는 기나긴 여정에서 조언과 멘토가 될만한 케이스는 있다. 다소 주관적일 수는 있으나 성공적으로 자폐아 치료를 하고 계신 부모님의 사례를 들어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최근 만나게 된 한 학부모님은 아이의 자폐증 때문에 외국 자폐증 전문기관에 도움을 청하고 국외 전문 의사들로부터 전문적 정보를 획득하고 약물치료를 받기도 하셨다. 심지어 IM 감각통합훈련이 자폐증을 가진 2~3세 아동들에게 효과적이라는 최신 논문까지 꿰뚫고 계셨다. 이 학부모님 아이의 자폐증 치료는 그간 매우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현재는 자폐증에서 거의 졸업하는 시기에 이르러 있었고, 다른 임팩트 있는 치료를 받아보고자 본원을 방문하였다. 그렇지만 언어치료와 같은 기본적인 치료에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계셨다.
위의 학부모님을 포함하여 성공적으로 자폐증 치료과정을 밟고 있다고 보여지는 여러 부모님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먼저 자폐증에 대한 정의와 원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자폐증이 소위 '엄마가 잘 못키워서, 단순히 말을 못 배워서, 운동을 안 가르쳐서'- 발병한 것이 아니라, 뇌 중추신경계의 질환으로 인한 것임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일반 치료에만 묵묵히 출석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으신다. 또한 이러한 부모님들의 경우, 뇌 중추신경계에 효과가 있고, 임상사례가 있고, 관련 논문이 충분히 있는지 능동적으로 찾아보고 특별히 아동에게 피해가 가거나 위험 요소가 없는 치료라면 병원에서 먼저 추천해주지 않더라도 찾아가서 시도하고 도전해보고자 하신다.
물론 꼭 해야할 치료와 그렇지 않은 치료를 잘 구분하며, 필요한 치료라면 그 치료에 더 집중하고 아닌 것은 일단 배제하는 융통성도 함께 필요하다. 요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시각으로 자폐아동을 파악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자폐증의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해야한다. 목표는 자폐아동을 치료하는 것이지만, 이와 동시에 부모의 건강 유지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이다. 부모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경우 자폐아동이 치료과정에서 호전되어 치료의 경과가 좋아도 제대로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그 반대의 경우일지라도 판단이 서지 않는다. 치료를 지속해야 할지, 멈추어야 할지,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효과적인 치료과정을 밟아 가는데 있어서 부모의 건강은 필수적이다.
자폐증 아동의 부모님들을 만나보면 특히 어머니들중 우울증을 앓고 계신 경우가 많이 있다. 우줄증의 정도가 심하든 가벼운 정도이든 이분들의 삶은 마음의 병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경험상 자폐증 아동의 부모님은 종교활동이나 운동과 같은 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아이가 좋아지면 부모의 우울증이 나을 것이라고 기다리면 안된다. 부모가 먼저 밝고 긍정적인 상태가 되어야 아이도 좋아진다고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자폐아동만 치료를 받을 것이 아니라 우울증이나 제반 어려움이 있는 부모라면 뉴로피드백 치료나 한약치료로 부모가 먼저 치료받을 것을 권유한다.
마지막으로, 치료기관을 선택함에 있어서 자폐증과 유사한 아스퍼거증후군, 강박증, 분열증, 치매 등을 치료하는 기관이라면 자폐증 치료를 시작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자폐증보다 경미한 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다면 자폐증 치료도 가능성이 있음이 확실할 것이다. 김치찌개, 된장찌개도 못 끓이는 요리사는 고급요리를 만들 수 없는 것과 같다. 따라서 자폐증 뿐 아니라 그와 유사한 수준의 뇌질환 치료가 가능한지, 그 수준이 어느정도인지에도 관심을 갖고 살펴보시길 바란다.
국내에는 아직 자폐증에 대한 전문 의료적 개입이 전무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의료적이라기 보다는 교육적이고 행동수정 수준으로 자폐증에 접근하고 있다. 효과는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그 부족한 한계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부족할 뿐더러 자폐증 치료라는 힘든 과정을 매일 버텨야 하는 자폐증 아동의 부모들에게 필요한 멘토가 없다는 현실 또한 안타깝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고마운 일일 수도, 다른 누군가에는 쓴소리가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족할지언정 이러한 이야기가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조언이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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