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음료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아마 와인과 커피 아닐까 싶은데요.
와인과 커피는 어쩐지 비슷한 이미지를 줍니다.
세련되고,
깔끔하고,
섬세하고,
향기롭고,
그런데 와인과 커피는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와인과 커피의 비슷한 점을 제가 알아봤습니다.
지금부터는 와인을 '포도주'라고 표현하겠습니다.
1. 포도주와 커피 모두 과일의 품종에 의해서 분류된다
포도주는 지중해 주변의 까다로운 환경에서 어렵게 재배한 비티스 비니페라 품종의 포도를 주로 이용하고, 그 외에 척박한 환경에서 잘 견디는 비티스 라브루스카 품종의 포도도 사용됩니다.
커피는 커피 열매의 씨앗으로 만들어지는데, 더위와 추위와 병충해에 취약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아라비카 품종이 주로 사용되고 그 외에 어디서든 잘 자라는 로부스타 품종이 있습니다.
포도의 비티스 비니페라 중에 수백종의 포도종들이 있듯이, 커피의 아라비카 종에도 다양한 품종이 있습니다.
2. 맛과 향의 평가 방법이 비슷하다
포도주는 생산 지역의 회사나 생산자 조합에 소속된 포도주 감별사가 그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주를 감별하여 질을 따지고 가격의 기초를 정해줍니다.
참고로 소믈리에는 포도주 감별사가 아닙니다.
커피는 커피의 고유한 맛과 개성을 알아보고 품질정도를 측정하는 커퍼가 커핑 과정을 통해 커피 원두의 고유한 맛, 특성, 품질을 측정합니다
3. 복잡한 제조 과정을 거친 손맛으로 탄생되는 것이 비슷하다
포도주는 수확 - 파쇄 - 발효 - 압착 - 숙성- 여과 - 병입 등의 과정을 거치고 커피는 수확 - 가공 - 도정 - 유통 - 로스팅/블렌딩 - 추출 과정을 거칩니다.
4. 포도주와 커피는 전쟁의 필수품이었다
옛날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술은 군인들의 두려움을 쫓아주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됐습니다.
독한 증류주가 나오기 전에 유럽에서는 군인들에게 맥주보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포도주를 제공했습니다.
루이 14세 때 기록을 보면, 장교들에게는 하루 1.25ℓ, 일반 사병에게는 그 절반의 포도주를 지급했다고 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군은 군인들의 음주가 사격에 영향이 있는지 실험해 별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프랑스군은 포도주와 맥주를 마신 병사를 비교, 포도주가 전투력을 더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커피는 나폴레옹에 의해 군대에 보급되었습니다.
커피는 영양분이 거의 없는데도 힘이 나게 하는 음료였고, 나폴레옹은 군대에 대량의 커피를 보급하기 위해, 직물기계 개량, 인디고 대체용 색소 개발, 새로운 종류의 설탕 제조 등의 새로운 발명을 독려했고, 이는 프랑스 산업 혁명의 근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에는 북군은 상대의 항구를 봉쇄했고, 그 결과 남군은 전쟁 내내 커피를 공급받지 못했습니다.
북군은 병사들에게 커피를 수시로 제공하면서 각성 상태가 극에 달했을 때 공격을 지시하는 것을 전술로 삼았다고 합니다.
5. 포도주와 커피는 종교를 배경으로 전파되었다
기독교에서 포도주는 예수의 피를 상징하여 기독교 성찬식에서 필히 사용됩니다.
포도가 인간에게 뜯기고 밟히지만, 영롱한 포도주로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사는 모습이 예수의 부활과 유사해서라고 합니다.
이슬람에서는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술을 금기시합니다.
포도주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 이슬람 사회에서 모스크나 수도원 숙소에서 밤에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성스러운 시간에 잠을 쫓게 해주는 커피는 급속히 퍼져 나갑니다.
술을 금기시하는 이슬람 사회에서도 선술집은 음성적으로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커피가 이슬람 사회에 정착하면서 음습한 선술집을 대신할 커피하우스, 카흐베하네가 비약적으로 늘어납니다.
거기에 메카 순례를 온 순례객들이 커피를 고향으로 갖고 가면서 커피는 이슬람 전체에 급속도로 확산이 됩니다.
6. 포도주와 커피는 이름이 같다
커피라는 이름의 어원이 된 단어는 카와(Qahwa) 입니다.
이 단어는 커피가 나타나기 전부터 존재했던 단어이고, 이 단어는 포도주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단어는 '욕망을 없애다, 양을 줄이다, 조심하다' 라는 뜻을 갖고 있는 단어입니다.
유럽에서는 식사를 줄이거나 피하기 위해 백포도주를 마시는 경우가 많았고, 카와라고 하면 가벼운 백포도주를 의미했습니다.
근데 커피는 잠을 줄이고 식욕을 줄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커피도 카와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커피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 포도주도 카와였고, 커피도 카와였습니다.
커피는 이슬람의 소수 종파인 수피교의 교리와 맞아 떨어져서, 그들에 의해서 이슬람 전체로 퍼져나갔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시면 잠들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모두 잠들어 있을 때에도 계속 잠에서 깨어 기도를 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2. 식욕을 없앤다. 금욕주의적 생활을 추구하는 수피 교도에게 커피의 식욕 억제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살이 빠진다. 수피 뿐만 아니라 이슬람에서는 비만이 게으름과 어리석음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4. 건강에 나쁘다. 금욕주의적 생활을 추구하며 고행을 하는 수피에게 몸에 나쁜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5. 커피를 마시면 흥분한다. 커피를 마셔서 잠을 쫓고, 신을 찬양하는 주문을 외울 때 심리적 흥분에 빠지는 것을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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