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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삶 이야기

여자를 울린 남자

by Ajan Master_Choi 2019. 1. 31.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습니다. 

결혼을 약속하고 달콤한 연애를 하면서 연인은 행복한 꿈과 희망이 부풀어 있었습니다. 

남자는 결혼을 위해 제법 큰 아파트를 준비했고, 여자는 새 아파트에 맞는 세간을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희망이 부풀어서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여자의 아버지가 하던 회사가 갑자기 부도가 나서 회사의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그 충격으로 여자의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여자의 집은 가세가 기울고 그래도 결혼 날짜는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결혼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남자는 여자의 손을 꼭 잡고 고백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내 마음 알지?"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라며 그때 보여 주었던 그 아파트는 사실은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자기를 너무 사랑해 놓치고 싶지 않아서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크게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남자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었고 또 새 아파트에 가져갈 혼수품을 살 수 없는 형편이라 걱정하고 있었기에 그 말에 그렇게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그 연인은 그렇게 결혼을 했고 어렵게 단칸방에서 달콤한 신혼 살림을 차렸습니다.

그런데 남자의 월급이 결혼 전에 이야기했던 것에 비해 너무 작았습니다. 

그래도 여자는 신혼 맛에 기쁘게 살림을 했습니다. 

여자의 아버지도 건강을 되찾아서 다시 사업을 시작했고 다행히 사업도 제법 잘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참 이상하지요?


친정집이 어려울 때는 그저 있는 것에 감사하고 살았는데 친정집의 형편이 좋아지면서 자기의 모습이 왜 그리 초라해 지는지...

결혼하기 전에 아파트를 보여주면서 그래도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해 주겠다던 말이 모두 상처로 되살아나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사랑스럽던 신랑이 그때부터 미워졌습니다. 

결국 여자는 그 속상한 마음에 무능한 남자와 헤어져야 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친정어머니께 말씀 드렸습니다.

이야기하는 딸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친정어머니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친정어머니는 딸의 눈물을 닦아주며 딸에게 그동안 숨겨놓았던 비밀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사실은 김 서방이 아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털어 놓아야 겠구나."


친정어머니가 해 준 말은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남자는 혼수용품을 해 올 형편이 못되는 여자의 마음이 상할까봐 아파트를 팔아 여자 아버지의 빚 갚는데 보태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밀로 하라는 것은 혹시 네가 기죽어 살까 봐서 그랬단다. 

그리고 남자는 월급의 적지 않은 돈을 매달 여자의 아버지 병원비로 썼던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딸의 눈에는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그 눈물은 조금 전 어머니가 흘렸던 눈물이었습니다. 

여자는 슬픔의 눈물이 아닌 뜨거운 사랑과 감동의 눈물이었습니다.

가슴이 사무치도록 밀려오는 한 남자의 사랑을 느끼며 하염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오늘 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을까요? 

사랑하는 사람의 신발을 돌려 놓아주는 작은 배려에서부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