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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술(酒)

by Ajan Master_Choi 2013. 12. 24.

 

어떻게 하면 술에 덜 취하고 어떻게 하면 술에서 빨리 깨는지 술에 대해선 누구나 한마디쯤 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술 마신 뒤 얼굴이 붉어지는 게 좋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니라고 한다.

술 자체에 대한 이해없이 개인적 경험만으로 얘기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며 누구나 가졌음직한 궁금함을 알아 본다.

 

알콜 양은 어떻게 계산하나


알콜 양은 ‘술의 양×도수(농도)’다.
예를 들어 도수가 4%인 생맥주 500㏄ 한잔의 알콜 양은 20g(500×0.04)이다.
또 2홉들이 소주 한 병의 알콜 량은 82.8g(360×0.23) 의사들이 권고하는 하루 알콜 섭취 최대량은 80g이다.

 

술을 자꾸 마시면 주량이 늘어나나?

 

주량은 알콜을 분해하는 유전적 능력과 후천적 ‘연습’에 의해 결정된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자주 마시면 간의 알콜 분해능력이 증가해 잘 마실 수 있게 된다.
2주간 매일 술을 마시면 간의 알콜 분해능력이 30% 정도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술을 자주 마시면 뇌세포가 알콜에 내성이 생겨 왠만큼 마셔도 취하지 않고 견딜 수 있게 된다.

 

왜 여자는 남자보다 술을 못 마시나

 

남자보다 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기 때문이다.
지방에는 알콜이 흡수되지 못하므로 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제(除)지방량이 술을 담아둘 수 있는 ‘그릇’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몸무게와 근육이 많은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실 수 있다.

 

얼굴 붉어지는 사람은 주량이 약한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술이 약한 사람은 알콜을 빨리 분해하지 못하므로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진다.
그러나 이는 얼굴이 붉어지는 무수히 많은 이유 중 하나일 뿐이다.
술이 센 사람 중에도 자극에 민감하거나 피부의 문제 때문에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많다.

 

혈중 알콜농도는 언제 최고가 되나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술 마신 뒤 30~90분 지나면 혈중 알콜농도가 최고가 돼 점차 감소한다.
맥주 1000㏄를 마신 경우 평균적으로 5~6시간 지나면 피에서 알콜이 완전히 빠져 나간다.
물론 술의 양에 따라 혈중 알콜농도가 제로(0)가 되는 시간은 다르다.
많이 마시면 피에서 알콜이 빠져나가는 데도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술 마셔도 음주측정에서 걸리지 않는 이유는

 

혈중 알콜농도는 간의 알콜 분해 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술이 센 사람은 그 만큼 알콜이 빨리 분해된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술을 제법 많이 마셨어도 음주측정에서 적발되지 않을 수 있다.

 

술 센 사람과 약한 사람이 술을 마셨을 때 받는 신체 손상 정도는 어떻게 다른가

 

술이 세다는 것은 술이 빨리 분해된다는 얘기지 몸이 술에 버티는 힘도 강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간이나 뇌 등 인체 각 장기가 술로 받는 손상은 마신 양에 거의 비례한다.
따라서 술이 센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장기의 손상이 크다.

 

구토를 하면 술이 빨리 깨나

 

구토는 자연스런 인체의 방어행위다.
따라서 구토를 억지로 참을 필요가 없으며 때에 따라 손가락을 입 속에 넣는 등의 방법으로 구토를 해 버리는 게 낫다.
구토를 하면 위에서 흡수되지 않고 있는 알콜까지 빠져 나오므로 술을 깨는데 도움이 된다.

 

안주를 많이 먹으면 술이 덜 취하나

 

덜 취하는 게 아니라 늦게 취한다.
안주가 소화되느라 알콜의 흡수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에 위장도 편하고 술도 천천히 취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취하는 정도는 알콜의 절대량에 달렸다.
따라서 안주가 좋으면 좋을수록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몸에는 독이 된다.

 

술을 천천히 마시는 게 좋은가

 

같은 원리다.
천천히 마시면 서서히 취하므로 결과적으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된다.
만약 자제할 능력만 있다면 폭탄주 한 두 잔을 마시고 빨리 취해 버리는 게 오랫동안 홀짝홀짝 마시는 것보다 낫다.

 

술 깨는 약의 효과는

 

그 자체로는 나쁠 게 없으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콩나물 등에 많은 아스파라긴산이 포함된 음료는 알콜 분해를 촉진시키고 독성물질의 농도를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약을 믿고 술을 더 마시게 된다는 게 문제다.

 

곡주는 왜 숙취가 심한가

 

정제기술과 관계 있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잘 정제된 포도주나 위스키엔 불순물이 거의 없어 머리도 덜 아프다.
그러나 제대로 정제되지 않은 막걸리나 집에서 담근 과일주에는 아세트알데히드 등 불순물이 남아 있어 두통 등 숙취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필름은 왜 끊기나

 

단기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의 손상 때문이다.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의 뇌 MRI 결과를 보면 해마가 쪼그라들어 있다.
해마 뿐 아니라 전두엽 측두엽 등 뇌 다른 부위에도 술은 손상을 준다.
이 때문에 알콜성 치매가 유발된다.
필름이 한번 끊기기 시작하면 그 다음엔 자동적으로 끊긴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과 다르다.
필름이 계속 끊기는 이유는 폭음하는 음주 행태가 고쳐지지 않고 계속되기 때문이다.

 

술 마시면 소변을 많이 보는 이유는

 

술 한 잔을 마시면 그 보다 훨씬 많은 수분이 빠져 나간다.
술 자체의 이뇨작용 때문이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는 물을 가급적 많이 마셔야 한다.
특히 맥주를 마시면 소변을 많이 보는데 이 때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술이 아니라 인체의 수분이다.
술 마신 다음날 목이 마른 이유도 이같은 탈수현상 때문이다.

 

술 마실 땐 왜 담배를 많이 피우게 되나

 

술과 담배 모두 중독성이 있고 술을 마시면 중독성을 제어하는 능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술을 마시면 간에 더 많은 산소가 공급돼야 하는데 담배를 피우면 산소결핍상태가 유발되므로 음주시 흡연은 평소보다 훨씬 나쁜 영향을 미친다.

 

사우나로 땀을 빼면 술이 빨리 깨나

 

목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노폐물이 배출되므로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사우나는 삼가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그렇지 않아도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 지는데 사우나를 해서 무리하게 땀을 빼면 숙취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술 마신 다음날 허기를 많이 느끼는 이유는

 

일시적 저혈당 증세 때문이다.
알콜은 포도당의 합성을 방해하므로 과음한 다음 날엔 식사를 해도 혈당 수치가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허기를 느끼고 무엇인가를 많이 먹게 된다.
따라서 술 마신 다음날엔 꿀물 등으로 당 성분을 보충해 주는 게 좋다.

 

술 깨는데 좋은 음식·음료는

 

물 보다 다량의 전해질 성분이 있는 얼큰한 국물 과일주스, 스포츠 이온 음료 등이 술 깨는 데 훨씬 낫다.
알콜이 분해돼 소변으로 배출될 때는 다량의 전해질도 함께 빠져나가므로 숙취현상이 심해진다.
따라서 술에서 빨리 깨려면 해장국 등 전해질 성분을 많이 보충해 주는 게 좋다.

 

수술을 했거나 다래끼·종기가 났을 땐 술 마시면 안되나

 

술이 염증을 악화시킨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술과 약을 함께 복용할 경우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약을 복용할 때는 술을 삼가는 게 좋다.

 

 

술은 우리 몸의 장기에 어떤 영향을 줄까?

 

폭음은 숨골이라 불리는 연수를 마비시켜 심한 경우 호흡장애로 사망할 수 있다.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사망하는 경우는 대부분 이 때문이다.
그 밖에 뇌세포 파괴로 사고·기억력 감퇴, 알콜성 치매 등도 유발된다.

 

지나친 음주는 간에 ‘기름기’가 끼는 지방간의 원인이다.
계속 폭음하는 사람은 알콜성 간염을 거쳐 간경화로 진행될 수 있다.
국내 간경화 환자의 80~90%는 간염 바이러스와 폭음의 합작품이다.

 

췌장

다량의 알콜을 섭취하면 췌장의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췌장에서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가 분비되므로 술을 많이 마시면 소화기능이 감퇴된다.
또 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가 잘 안돼 당뇨병이 생길 수도 있다.

 

단 한차례의 폭음으로도 위염, 위궤양이 생길 수 있다.
도수가 높은 술을 폭음한 경우 위 벽에 손상을 입어 위경련 등 극심한 위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심장

술을 많이 마시면 뇌 자율신경에 이상이 오는데 심장은 자율신경이 지배하는 대표적 장기다.
따라서 협심증이나 부정맥 등이 있는 환자는 폭음 때문에 사망할 수 있다.

 

식도

폭음한 뒤 구토를 하는 과정에서 식도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다.
만약 식도를 지나는 혈관이 손상되면 엄청나게 많은 피를 쏟게 되는데 빨리 처치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대장

장은 섭취한 음식물을 흡수하는 장기.
폭음을 하면 장의 흡수과정에 부담이 돼 배탈이나 설사를 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골반뼈와 대퇴골두(허벅지 가장 윗부분에 골반과 연결돼 있는 뼈)가 직접적인 손상을 받는다.
즉 대퇴골두의 혈액순환에 지장이 생겨 뼈가 죽는데 이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 한다.
엉치뼈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사람은 대부분 오랜 음주로 인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