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리의 설날은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는 가장 복된 날이었지.
지금은 빛바랜 명절이 되었지만...
집집마다 지지고 볶아 온마을 온나라의 큰잔치였었지.
모든 가족친척들께 세배하고 동네 어르신들 찿아서 세배했지.
모두가 하나같이 한목소리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복많이 받고 건강하거라~
그 많은 복들이
내주머니에 넘치고
우리집 담장을 넘치고
우리동네 도랑을 넘쳐서
시냇물로 강물로 넘쳐서
온나라가 복으로 가득찼었지
그렇게 정월대보름을 맞고
그렇게 영둥 입춘을 맞고......
그 춥고 어려웠던 시절
우리들의 어른들은 기쁘게
그 날들을 모두에게 축복했지
요술처럼 과자를주고 세뱃돈을 주고 떡국을 내어주고...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지금 그때보다 천만배 풍족하게 잘사는
이제 어른이된 우리들은 어찌
이러한 빛바랜 설날을 만들었을까
이제 우리에게 설날은
화려했던 과거의 껍데기로 남아
우리들의 우울한 술잔에만 넘친다
ㆍ
설명절 잘들 보내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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