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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속임수를 쓰다가 들켜도 책임질 필요가 없다면...

by Ajan Master_Choi 2022. 12. 8.

타짜라는 말이

언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문자 기록에는
1910년대 초부터 나타납니다.
전문도박꾼이라는 뜻인지
사기도박꾼이라는 뜻인지도 불분명한데,
애초에 둘을 구분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타짜가 속임수를
쓰다가 들키면 손목을 자른다는
업계관행이 언제 생겼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타짜가 도박판에서
속임수를 쓰는 거야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들키면 손목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도 최소한의 직업윤리는 있는 셈입니다.

한국 검찰이
애먼 사람을 간첩이나
용공분자, 뇌물 수수범으로 몰아
기소한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군사독재 시절의 몇몇
용공 조작 사건이나
유서 대필 조작 사건,
탈북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처럼
속임수가 들킨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그냥 묻혔습니다.

증거나 증언에 속임수를 쓰기도 한다는 점에서,
검찰이 하는 일에도 타짜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만
타짜와 전혀 다른 점은,
그들은 들켜도 손목은커녕
손톱 하나 내놓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조작 사건들에 대해
검찰총장이 사과한 적은 있지만,
증언과 증거를 조작하여 애먼 사람의
일생을 망쳤거나 망치려 했던 검사가
중징계를 받았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검사가 당사자에게
사과한 적이 있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무죄로 판명된 피해자를 별건으로
다시 기소한 검사는 있었지만...

속임수를 쓰다가
들켜도 책임질 필요가 없다면,
속임수를 쓰는 데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들키면 책임지는 타짜의 직업윤리가
들켜도 책임지지 않는 검사의 직업윤리보다
훨씬 도덕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 검찰 제도의 최대 문제일 것입니다.

들키면 손모가지 내놓는 사람의 속임수보다,
들켜도 책임질 필요가 없는 사람의
속임수를 더 경계해야 한다는 건
상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