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을 상실하고 싶다.
설마가 사람잡듯,
그대가 결국 큰 엿을 던졌다.
태풍 링링에 대한 걱정보다는
생면부지인 한 사람이 걱정된다.
조국.
14시간동안 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보았던
역대급 청문회.
내가 본 건.
멸시와 조롱으로 점철된
위정자들의 섬뜩함과
청문회를 가장한 비상식적인 인격살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지레짐작을 하였지만,
저렇게까지 한 인간의 가족들을 해부하듯
난도질 해버릴 수 있을까?
그것도 의혹만으로?
울그락 불그락하던 조국 후보자의 얼굴과 한 숨,
무려 14시간동안 갖은 수모와 희희낙락 거리는
그들의 비아냥을 버티고 있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는 자체가 고통 그 자체였다.
어느 순간, 채널을 돌리고 싶을 정도의 고통이 있었다.
그러나 왠지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하이에나 무리들에게 산 채로 던져진
한 마리의 사슴을 보고 그냥 지나쳐 버리는듯 하였기에,
초조함 속에서 그 하이에나 무리들로부터
무사히 도망칠 수 있기를 바라는 순진한 마음 때문이었을까?
밤 12시.
희희낙락 거리는 하이에나 무리들의 드러운 이빨과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한 마리 사슴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안도의 한 숨.
그 한 숨의 여운도 잠시,
눈을 뜨자 마주한 또 다른 하이에나의 기습은
일 손이고, 링링이고, 뭐고간에 숨소리를 거칠게 만든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왠갖 생각으로 두통이 온다.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겨우 진정을 되찾고서야 어제 보았던 사슴을 걱정한다.
잠은 잘 잤을까?
밤 사이에 빚어진 또 다른 하이에나의 비상식에
행여 상처의 깊이가 더 심해지지는 않았는지...
설마 하고 믿었던 도끼에
발등 한 번 찍혀보니 생각보다 더 아프다.
확증편향.
하이에나라는 동물은
결코 집구석에서 키울 수 없는 육식본능을 지닌 짐승이다.
가식의 가면 속에 숨겨진 당신의 본 모습만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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