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로맨티스트들은 말한다.
인생이란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고.
플라톤은 "향연"에서
"인간은 본래 양성을 지녔었는데, 신이 반쪽으로 분리한 후부터 잃어버린 반쪽을 찾으려고 헤맸다"고 썼다.
곧 사랑은
우리 자신의 잃어버린
반쪽에 대한 욕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사랑과 욕망은 상당히 닮아 보인다.
16세기 화가 바르톨로메우스 슈프랑거의 작품인 "살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수록된 신화를 그리고 있다.
꽃을 꺾고 사색을 즐기는
살마키스는 호수의 요정이다.
그녀는 자신이 사는 호수를 찾은
신의 아들인 미소년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보고
첫눈에 운명적인 사랑을 예감하게 된다.
헤르마프로디토스가
옷을 벗고 샘에 들어가 헤엄을 치자
살마키스는 조용히 그를 뒤따라가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요정은 소년에게
"당신은 나의 반려자가 틀림없으니 나와 결혼해 달라"
고 했고,
놀란 소년은
요정을 뿌리치려고 하였다.
욕망에 들뜬 요정은
소년과 영원히 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신들에게 빌었다.
간절한 염원이 통해
요정은 소년과 한몸이 되었다.
남녀추니.
곧 상반신은 여성,
하반신은 남성인
반남반녀가 되어버린 것이다.
가혹한 운명을 원망하던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신에게 호수에 들어온 사람은 모두
자신과 같은 반남반녀가 되게 해달라고 청했다.
결국 "살마키스의 호수"는
마력을 지니게 되고,
헤르마프로디토스의 이름은
암수 한몸을 뜻하는 영어단어 허머프로다이트(hermaphrodite)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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