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안경이 없으면 버스 번호판이 가까이 있어야지만 알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좋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안경 쓴 여학생이 있어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저기 미안한데, 아저씨가 눈이 별로 좋지 않아서 그러는데, 300번 버스가 오는지 봐줄 수 있겠니? 오면 말해줘라"
잠시 내 눈치를 살피며 생각하던 여학생은
"예"
라고 대답했고, 나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몇 번 버스를 타는지도 물었다.
여학생은
"180번이요!"
하고 깜찍하게 대답했다.
5분 정도 지나자 내 눈 앞에서 여러 대의 버스가 지나갔다.
그중에 한 대는 180번 버스였다.
여학생은 자신이 타야 할 버스임에도 버스를 타지 않았다.
그리고 10여분이 지나서야 여학생은 나에게
"저기 300번 버스 오는데요"
라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고맙다~ 예쁜 학생^^ "
짧은 인사와 함께 300번 버스에 올라타 맨 뒤로 가 뒤를 돌아보니 그 여학생이 연이어 온 버스에 탑승하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180번 버스였을 것이다.
정말 눈물 나게 고마웠다.
비록 처음 만난 학생이지만 그 마음에 내 삶의 자세도 조금 바뀐 것 같다.
세상은 여전히 살만 한 것 같다.^^
누군가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해 온다면 어떻게 할까요?
자신의 시간을 조금은 포기 해야 할지도 모르고 자신의 작은 노력이 들어가야 하고, 작게나마 크고 작은 희생이 따라야 한다면 자신의 시간을 조금 포기 해야 할지도 모르고 자신의 작은 노력이 들어가야 하고, 작게나마 그렇게 크고 작은 희생이 따라야 한다면 당신은 도와줄 수 있나요?
아니면, 미안하지만, 양해를 구하고 그 자리를 피할 건가요?
그 어떤 선택도 잘못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내가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닌 받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착한 일은 작다 해서 아니 하지 말고, 악한 일은 작다 해도 하지 말야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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