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르바이트...치마 입히고 CCTV로 감시…알바들의 눈물

 

광주의 한 PC방에서 지난 4월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ㄱ씨(20)는 매일 치마를 입어야 했다.

업주가 채용 조건으로 “근무시간에는 꼭 치마를 입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ㄱ씨는 “다른곳보다 많은 시급 6000원을 주고 5개월 이상 일하면 시급을 200원 올려주겠다고 해서 꾹 참고있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와 부당 노동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쇄회로(CC) TV로 감시하거나 협박을 하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도 나왔다.

 

광주시는 25일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는 392개 업소에 대해 ‘대학생 알마 모니터링단’이 점검할 결과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광주의 한 과자판매점에서 일한 ㄴ씨(21)는 CCTV의 감시를 받았다.

업주는 가게로 나오지 않고 판매점에 설치된 CCTV로 ㄴ씨를 지켜봤다.

손님이 없어서 잠시 앉아있거나 조금 길게 이야기를 나누면 업주가 전화를 걸어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ㄴ씨는 “업주의 감시때문에 친구와 전화도 마음대로 못했고 사생활도 전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일을 그만두겠다는 학생을 협박하는 곳도 있었다.

국내 한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일한 ㄷ씨(22)는 일을 그만 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었다.

3개월 전부터 매니저에게 “그만두겠다”고 했지만 매니저는 “그만 두면 나중에 취업한 곳을 알아내 ‘성실하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문서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일을 그만둔 뒤 업주로부터 “학교 교수와 아는 사이인데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받은 학생도 있었다.

 

각종 벌금 명목으로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빈번했다.

1분이라도 지각을 하면 30분에 해당하는 임금을 깎거나 지각비로 1만원을 받는 업주도 있었으며 일을 하다 식기를 깨뜨리면 ‘변상하라’며 임금을 깎았다.

 

업주들의 불법도 만연해 있었다.

모니터링단이 점검한 392개 업소 중 289곳은 아르바이트 대학생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다.

연장이나 야간, 휴일 근로 수당을 주지 않은곳은 113곳에 달했고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곳도 55곳이나 됐다.

 

이연주 광주비정규직지원센터 상담 부장(노무사)은 “업주들이 사회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에게 지위를 이용해 부당 노동을 강요하고 인권침해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았다”면서 “학생들이 부당 행위를 인지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강력한 단속도 함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