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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어느 정치인의 죽음...

by Ajan Master_Choi 2018. 7. 24.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이 있는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기가 그리도 어렵다는 말인가?

 

어제...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아이콘으로 한 시대를 장식했던 어느 정치인이 스스로 자신의 생을 마감했다.

 

2009년 5월 23일의 그 참담함이 ...

아직도 나의 뇌리 속에 생생하기만 한데 ...

 

그렇게도 정의를 목숨처럼 부르짖던 그 사나이는 ...

눈깜짝할 사이에 새처럼 허공을 날아 ...

몸은 땅으로 돌려보내고

그의 영혼은 하늘로 가고 말았다.

 

그 엄혹했던 엄동설한에도

월동초처럼 푸르름을 잃지 않고...

그 모진 인고의 세월을 해학으로 조롱하더니

무엇이 그를 그렇게 스스로를 단죄하지 않으면 안되게 하였을까?

 

목숨을 열 번은 끊어도

그 수치를 다 씻을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은

부끄럼도 모른 채 잘도 버티고 있건만...

그는 왜 그 찌질한 부정함을 고백하지 못하고

창밖으로 몸을 던져야만 했을까?

 

돼지들은 똥구덩이 속에서도 살만 피둥피둥 찌는데...

산천어는 한 줌의 오염조차 견디지 못하는가?

 

내가 말하지만...

죄없는 정치인은 앞으로 나와 고인의 영정에 침을 뱉으라!

 

나는 그의 행위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정의와 도덕을 목숨보다 소중히 했던 그들이었기에 수치가 죽음보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으리라 추측하며 죽을 용기도 없는 사람들이 죽은 자를 욕하지나 말았으면 하는 것이 지금 나의 바램일 뿐이다.

 

비단 정치인 뿐이겠는가?

 

무릇 사람은 자기관리와 주변관리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기에 늘 마음의 거울을 앞에 놓고 자심을 반조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인간은 누구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옷을 입는 순간부터 위선의 업을 생활화 해왔다.

 

제발 모략이나 음해이기를 바라지 말자.

 

사람은 누구나 치부가 있지만...

다만 그 치부가 가려져 있거나 보이지 않을 뿐이다.

 

사건의 진위야 어떻든...

그는 그 수치스러운 삶이 죽음보다 싫었을 것이고...

하늘을 바라보다가 하늘의 유혹에 끌려 하늘로 몸을 맡긴 것인데...

지구 중력이 그의 몸을 땅으로 돌려보낸 것일 뿐이다.

 

한 시대를 관조하던 그의 통찰력과 해학은 이제 덧없는 전설이 되고 말았다.

 

하와를 유혹하여 선악과를 따게 한 자...

에덴을 그리워한 그 많은 별빛을 연출해낸 우리 모두를 모독한 자...

그 교활한 원죄를 다 어이할까?

 

오늘은 소나기라도 좀 싫컷 내렸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