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보고 싶지 않는 상대가 되기도 하지만 나를 발전시키는 훌륭한 친구이기도 하다.
미국의 사이클 영웅 랜스 암스트롱.
그는 고환암 판정을 받았으며 암세포는 복부, 뇌, 폐까지 전이됐다.
생존확률 50%였다.
하지만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보여 줬던 투혼으로 우리에게 도전과 희망을 전달해 줬다.
2003년 랜스 암스트롱은 라이벌인 독일 사이클 영웅 얀 율리히와 접전을 펼친다.
그리고 얀 율리히는 줄곧 암스트롱의 뒤를 이어 2위로 달렸다.
이때 제 15구간에서 암스트롱은 불행하게도 응원 나온 어린 아이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그 뒤를 바짝 따라가고 있던 얀 율리히로서는 암스트롱을 이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었다.
그러나 율리히는 곧바로 사이클을 세우고 내려, 암스트롱이 일어나길 기다렸다.
그리고 암스트롱이 일어나자 그는 다시 경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암스트롱이 우승을 차지한다.
얀 율리히는 비록 졌지만 그 숨가쁜 순간에도 스포츠맨십을 발휘하며 남자의 진정한 승부를 펼쳤다.
랜스 암스트롱의 평생 라이벌이자 그와 아름다운 레이스를 한 얀 율리히.
우리는 랜스 암스트롱을 생각하면 늘 그 뒤에 있는 얀 율리히라는 아름다운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꼭 기억 할 것이며 우리들 가슴속에 그들은 멋진 영웅들로 남아 있을 것이다.
12월 31일 일본의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격투축제 '다이너마이트'가 열렸다.
격투기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경기장과 TV에 모여 앉자 시청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경기가 있었다.
아오키 신야와 히로타 미즈토의 경기였다.
그 경기에서는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들이 나왔다.
이유인 즉, 같이 경쟁을 하는 선수 혹은 동업자로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지 않고 도를 넘어서는 무례한 행동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마추어 선수가 아닌 프로 선수이며 일본을 대표한다고 말하는 선수에게서 나온 행동이기에 나는 더더욱 실망했다.
물론 모든 경기란 내가 상대를 꼭 이겨야만 내가 살아남을 수 있고 출세의 가도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진정한 프로 선수란 먼저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있어야 되며 승리와 패배에 대해서도 마지막까지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모습들 속에서 모든 사람들은 공감하고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어야 한다.
예전 프라이드에서 노게이라는 사람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마크 콜먼에게 그림 같은 트라이앵글초크를 성공시키면서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그때 마크 콜먼은 패배로 인해 기분은 불편했지만 곧바로 링에서 내려오지 않고 노게이라가 인사를 해줄 때까지 링 포스트에서 기다렸다가 인사를 받고 악수와 축하를 해주며 내려오는 매너를 선보였다.
격투기의 살법(殺法)과 활법(活法)
세계 격투기 헤비급 랭킹 1위인 표도르는 전 세계 팬들로부터 가장 인기 있고 훌륭한 파이터로 환대를 받는다.
수준 높은 그의 격투기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격자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는 경기 전 '살법'을 갖고 싸우다가 중요한 순간엔 '활법'을 하는 것 같다.
예전 경기에서 마크 콜먼 및 최홍만에게 암바 기술이 들어갔다가도 상대가 위험해진다고 생각되면 곧바로 놔주는 좋은 매너를 보여줬다.
마크 콜먼은 경기가 끝난 후 "표도르는 자신이 항복을 하기 전 팔의 각도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곧바로 기술을 풀어줬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는 최배달의 말인 '무도의 궁극은 사랑'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지키려고 하는 마음 따뜻한 사나이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할 줄 아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격투영웅 사쿠라바 역시 프라이드에서 호일러 그레이시에게 기무라 록으로 어깨를 꺾을 때 심판과 눈을 마주치며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UFC 웰터급 선수인 맷 브라운도 피트 셀과의 경기 도중 심판에게 '위험한 상황이니 경기를 끝내라'는 어필을 계속 했다.
경기 종료 후 브라운은 상대 선수에게 미안하다며 안아줬다.
반면 헤나토 소브랄은 데이빗 히스를 상대로 아나콘다 초크를 사용해 항복을 받아 냈음에도 풀어주지 않았다.
UFC는 그에게 높은 벌금을 부과함과 동시에 그를 퇴출시켰다.
격투기란 종목은 하드코어 스포츠라고도 하지만 그 안에도 규칙과 룰 그리고 스포츠맨십이 있다는 것을 모든 선수들에게 알리기 위해 강력한 처벌을 한 것이다.
감정절재에 문제가 있었던 아오키 신야 역시 상대의 어깨 관절이 탈구가 되어 전투력이 완전히 상실된 상황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며 상대선수와 팬들을 희롱했다.
이러한 장면은 다시는 격투기 무대에서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그런 심한 행동들에 대해서는 경기 규칙 안에 포함시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합격투기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기 위해선 상업적인 부분과 실력 그리고 저변확대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선수들부터가 스스로 '일류 스포츠인'이라는 생각과 행동을 가지고 무게감 있게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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