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지다 !"
이말은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삼전포 시민들이 참으로 싫어했던 말입니다.
삼천포는 경상남도 진주시 밑에 있는 작은 항구도시였습니다.
고향이 삼천포인 내 친구는 흥분해서 이렇게 대꾸합니다
"삼천포에 왔으면 제대로 찾아온 것이다"
"자신이 잘못한 행동을 왜? 삼천포로 빠졌다고 하면서 비아냥거리는 말로 굳어진것인지"
라고 하면서
투덜거립니다.
하지만 사천군 시민(과거엔 삼천포시민)들의 바램과는 다르게 워낙 자주 쓰이는 말이다보니 국어사전에도 등록되어버렸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지다"
의 의미는
이야기가 곁길로 빠지거나
어떤 일을 하는 도중에 엉뚱하게 그르치는 경우에 쓰는 말.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지다"
라는
표현에 대해
"진주로 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삼천포로 가게 되었다는 데서 어떤 일이나 이야기 따위가 도중에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라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어적 의미와는 별도로
삼천포를 관할하고 있는 사천시는 그 표현을 지역 비하로 단정하여 지금까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삼천포로 빠지다"
라는 표현을 쓴
당사자에게 항의하고
사과도 받았습니다.
그 가운데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신기생뎐>의 제작진도 있었습니다.
일설에는
6.25때 일본으로 도망 갈려고 밀항선을 탔는데 선장이 먼 바다를 돌고 돌다가 한밤중에 삼천포에 배를 대고는 일본이라 했답니다.
또
옛날에 장사가 잘되는 큰도시 진주로 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장사가 잘 안되는 소도시 삼천포로 가게 되었다는 설입니다.
근데 그중에서는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큰도시였던 진주나 순천을 가려면 중간에 계양역에서 갈아타는데 잘 못 갈아타서 소도시였던 삼천포로 길을 잘못 들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비슷한 말들 중에는 어떤 일을 하다가 엉뚱하게 다른 일을 하게 되거나 자기의 생각과 상관없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일이 진행되었을 때나 주의하지 않고 경솔하게 행동을 한 결과에 대하여
"샛길로 빠졌다 합니다."
탈없이 진행되다가
어긋나는 경우를 두고
"잘 된 밥에 코 빠질라"
라는 말도 하지요.
하여튼 1995년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되었으므로 삼천포시는 지도책에서 사라졌습니다.
삼천포 시민들이 오죽하면 지역을 비하하는 지역감정 유발로 보고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서 지역 이름조차도 사천군과 통합하면서 삼천포를 포기하고 사천시로 양보하였을까요?
이젠
도시 이름도 바뀌었으니
"삼천포로 빠지다"
라는 말은 안 듣게 될까요?
아니면 전설처럼 들리는
"함흥차사"
"안성마춤"
등 처럼
지역 이름이 들어간
옛스런 표현으로 우리의 생활속에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하여튼
결코 비하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좋은 뜻이 아니다 보니 과거의 삼천포 시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도시 "삼천포"
함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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