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더니,
읽으면서는 더 매력적인 이 책을 어쩌면 좋나.
편의점을 중심으로 들려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뭉클하게,
때로는 피식거리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염여사의 파우치를 찾아준 것을 계기로 노숙자인 그 독고는 always 편의점의 야간 알바를 하게 된다.
단순히 파우치를 찾아줘서 야간 알바를 맡긴 것은 아니다.
그는 말도 느리고, 아무것도 기억 못하는 노숙자지만 우직하고 정직하다.
그 모습을 좋게본 염여사가 야간 알바 자리가 공석이 되자 그에게 제안을 한 것이다.
편의점의 낮시간을 책임지는 고달픈 취업 준비생 시현이는 독고에게 편의점 일을 알려주고,
편의점의 아침시간에 일을 하는 오여사는 노숙자인 독고를 무시하고,
매일밤 편의점 야외테이블에 앉아 혼술을 하는 경만은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힘이든다.
마지막 글쓰기에 도전하는 인경은 우연히 편의점 근처에 머물게되면서 독고를 알게되고,
편의점 사장의 아들인 민식은 시도때도 없이 편의점을 팔아 자신의 사업을 하려고 노리고 있다.
그런 민식에게 의뢰를 받아 독고를 조사하는 탐정 곽은 하루종일 독고를 따라다니지만 뭔가 허술하다.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모두 독고와 편의점과 연관되어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고는 취준생 시연이에게 용기를 주고,
오여사의 폭풍 수다를 들어주며,
야외에서 혼술하는 경만을 위해 옥수수 수염차와 난로를 놓아주고,
동네 할머니들에게 1+1로 살 수 있는 저렴한 상품을 알려주며, 진상 손님을 멋지게 해결한다.
캐릭터마다 우리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라 읽으면서 공감도 되고, 참 여러번 뭉클하거나 울컥하기도 했다.
취준생의 용기도 얻고,
사람의 따뜻함도 느끼고,
가족간의 관계나 소통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중요함을 느끼고, 직장일에 대해 불끈 힘도 생겼다.
느릿느릿하지만 우직한 백곰을 떠오르게 하는 독고.
사람들과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재밌게 읽다가도 독고는 과연 누굴까?
정작 독고 자신은 어떤 사연이 있을까?
싶은 궁금증이 문득 문득 들었다.
그러다 탐정 곽에 의해 예상치못한 실마리가 잡혔고,
독고의 인생 이야기가 드러났다.
불안불안한 마음도 살짝 있었지만 멋진 결말이,
따뜻한 결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
다양한 캐릭터와 빠른 전개에 가독성까지 좋아서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책도 김호연 작가님의 유쾌하고 따뜻한 필력이 가득 담겨 있었다.
따지고보면 가족도 인생이란 여정에서 만난 서로의 손님 아닌가?
귀빈이건 불청객이건 손님으로만 대해도 서로 상처 주는 일은 없을 터였다.
우리 동네 어딘가에도 이런 불편한 편의점이 있으면 좋겠다.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 단골할 자신 있는데 말이다.
그곳에서 나도 참참참 세트를 먹어보고 싶다.
독고같은 분이 계시다면 금상첨화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