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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wang Muaythai GYM/제왕회관 자료실

무술 이야기

by Ajan Master_Choi 2017. 10. 28.

 

주짓수는 일본의 유술에서 파생된 현대 격투기 이다.

유술의 브라질식 발음이 주짓수다.

 

그리고 유술은 일본 사무라이들이 전쟁 중 최악의 상황에서 그래도 어떻게 좀 살아남아 갑옷을 입은 적을 죽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개발하게 된 무술이다.

 

갑옷을 입고 있어 타격이 무의미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래플링이라는 특이한 스타일은 개발되기 힘든 요소이다.

 

단단한 철갑옷을 입은 적을 더 큰 바스타드 스워드로 때려잡던 서양식 발상과는 확실히 다른 스타일이기도 하다.

물론 서양쪽도 레스링, 판크라치온같은 그래플링 스타일이 있긴 하지만 총이 개발되면서 전장에서 큰 의미를 찾기 힘든 격투술이 되어버렸다.

 

어쨋든 갑옷을 입고 있는 적을 손으로 때려봤자 손만 아프고 힘만 빠지니 헛고생 하지 말고 상대적으로 강한 허리나 다리힘으로 상대의 약한 팔과 무릅을 꺽거나 숨통을 조이는 방식으로 쉽게 공격해보자는 발상이 주짓수의 기본 철학이다.

 

하지만, 전쟁의 꽃은 역시 창과 칼인 덕분에 유술은 보조적인 수단일 수 밖에 없고 유술 자체는 전쟁에서 Major가 되진 못했다. 즉, 사무라이들이 출세를 위해 배워야 하는건 검술이지 유술이 아니었다.

 

유술이 아무리 효율이 좋고 실전성이 좋다고 하더라도 전장을 누비는 사무라이들에게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다.

그리고 적을 제압하는데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는 그래플링 스타일은 전장에서 메이저가 되기엔 다소 무리가 있기도 하다.

 

결국 목적이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이 아니라면 이거저거 배워야 할게 많은 그래플링보다는 빨리 익히고 후딱 후딱 적을 때려잡기 수월한 타격계가 전장에서는 더 효율적이다.

 

특히 힘쎈놈에게 가르칠수록 타격계의 효율은 극단적으로 올라간다.

 

어느날 갑자기 MMA에 등장한 힉슨 그레이시와 호이슨 그레이시가 비리비리(?)한 몸으로 수많은 덩치들을 제압하기 전까지는 유술이나 주짓수, 레스링 같은 그래플링계열 무술들은 타격기를 보조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대인 격투술들이 전장에서는 쓰이는 일이 줄어들고 스포츠 수단으로 상업화 되면서도 타격계가 최고라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타격계의 꽃인 무에타이와 가라데

 

무에타이는 태국 선수들의 수련 환경적 특성상 타격계에서는 절대적인 실전성을 보장하는 무술로 잘 발전해 왔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는 무술이다.

 

무에타이는 단 한번도 실전성에서 멀어져 본 적이 없는 무술이다.

 

이는 무에타이의 기술적 우수성 때문이라기 보다는 무에타이의 특이한 수련환경 때문이다.

 

최근 실전성으로 주목받는 주짓수도 마찬가지이다.

호이슨 그레이시를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래플링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플링은 그저 상대를 넘어뜨려 때리기 쉽게 하기 위한 보조수단일 뿐이었다.

그래플러를 만났을때의 대비책도 그냥 안넘어지면 되는거지 라는 식이었다.

 

반면 무에타이는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무술이다.

 

누구도 더이상 무에타이를 신비한 동양의 무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펀치, 로우킥, 브라질리언 킥 등을 활용한 다양한 콤비네이션들은 이제 격투기에 관심 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공격 방식이다.

 

즉, 옛날 서양인들이 최배달 선생님에게 당했던 상황들이 90년대 UFC에서 타격계 선수들이 호이슨 그레이시에게 당하는 형태로 다시 한번 반복된 것이다.

 

타격계는 이미 많이 알려져 주짓수 선수들은 타격계 공격에 다한 방어 기법들을 꼼꼼하게 연습해온데 반해 끈질기게 들러붙는 주짓수의 그래플링 기술에 대해 타격계 선수들이 아는것 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말그대로 잡히기만 하면 게임 끝이었다.

상대방과 함께 정신없이 바닥을 뒹굴다 보면 어느새 팔이 부러지거나 목이 졸려 항복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주짓수 선수는 한번의 실수로 핀치에 몰리더라도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반면 타격계 선수들은 한번의 실수로 넘어지고 나면 빠져 나갈 방법이 없었다.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아니, 넘어져서 싸운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 할 수 없었다.

주짓수 선수들에게는 한번의 실수가 그리 큰 부담이 아니었지만, 타격계 선수에게는 한번의 실수는 곧 패배였다.

그렇게 호이슨 그레이스는 주짓수로 수많은 타격계 강자들을 누르고 UFC 챔피언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1990년대 이야기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주짓수는 더이상 실전 최강 무술이라 할 수 없게 되었다.

 

주짓수의 그래플링 방식은 이제 널리 퍼지고 분석되어 어느정도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다.

 

타격계 선수들도 이제 타격만을 선호하지 않고 부수적으로 각종 그래플링 기법에 대해 연구하고 방어법을 습득하고 있다.

 

이제는 타격계 선수가 종합격투기에서 그래플링 선수를 만나더라도 이전처럼 맥없이 넘어져 패배하는 경우를 보기 힘들다.

 

종합격투기 선수가 그래플링의 특성을 몰라서 주짓수 선수에게 패배하는 것은 주짓수가 강력하다기 보다는 해당 선수의 종합격투기에 대한 이해와 준비 부족이 원인인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주짓수는 타격기를 제압하는 신비의 무술이 아니라 종합 격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연히 배워야 하는 교양 과목 같은 무술이 되었다.

 

그 전에 무에타이가 이종격투기의 필수 교양 과목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스트라이킥 계열이든 그래플링 계열이든 모든 격투기와 무술에는 각자의 특성을 담은 공격기법이 있고 그에 대응하는 방어 기법들이 있다.

 

동일한 신체 조건에서는 이 방어 기법을 아느냐 모르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 마련이다.

 

추가로 주짓수의 암바, 초크, 삼각 조르기같은 기술들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한번 걸리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무적의 기술인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막상 주짓수를 배워보면 각 기술에 대한 방어 및 역습 방법들은 다 마련되어 있다.

 

대응법을 모르거나 연습 부족으로 당하는 것 뿐이다.

 

실전성에 대해서는 언제나 입에 오르내리는 무에타이도 실전에 가까운 스파링 위주의 커리큘럼이 짜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종합격투기를 보면 대부분의 무술들이 MMA형태로 통합되어가고 있다.

경쟁자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상대들의 기법을 분석하고 흡수하고 계량되고 있다.

 

지금 종합격투기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무에타이, 킥복싱, 주짓수등등 실전성이 증명된 격투기들도 끝없는 개선과 개량을 반복하지 않는다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다른 무술과도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무술이 강한게 아니라 쓰는 놈이 강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