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여인 "가남풍"

중국 역사에서 잔악한 악녀로 손꼽히는 여자가 몇 있지만 이 여자처럼 잔혹한 여자가 또 있을까?
중국 3대 악녀라 불리는 여후, 측천무후, 서태후처럼 권력의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에 버금갈만한 대단한 여성이 있다.

서진은 가남풍의 악정과 전횡 때문에 나라가 기울어져 망하게 된다.
참고로 최근에는 측천무후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측천무후를 대신해 '중국 3대 악녀'에 가남풍이 들어가기도 한다고 한다.

가남풍의 아버지는 가충, 할아버지는 가규이다.
가규는 조조 수하에서 창업을 도운 장수로써 후한을 망하게 만들었고, 가충은 사마염에게 아부하여 위를 망하게 만들었기에 이 3대의 가씨는 세 나라를 망하게 한 3대 가씨라고 불린다.

가남풍.

그녀는 어떤 여성이였을까?

가남풍(257-300)은 매우 키가 작고 뚱뚱했다.

피부는 거무틱틱하였고, 왼쪽 눈썹 위에는 붉은 사마귀가 있었다.

한마디로 추녀 중의 추녀였다.

그렇다면 그렇게 못생긴 가남풍이 어떻게 황후가 될 수 있었을까?
사마씨에 대한 가충의 충성심은 진무제 사마염이 적통을 잇게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났는데 이때에도 그는 지대한 공로를 세웠다.

사마염은 후에 황제가 된 다음에 가충을 노공으로 삼고 조정의 대사를 그에게 맡겼다.

가남풍은 비록 얼굴은 천하의 박색이었지만 가충의 공로로 궁으로 들어와 태자비가 될 수 있었다.

그녀의 잔인한 성격은 하나의 일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전통적인 규범에 따르면 여자는 3종4덕을 따라야 하며, 투기나 강짜는 부릴 수 없었다.

남자는 3처4첩을 거느려도 무방하였고, 더욱이 황제는 궁중 예법에 따라 3천여 명의 후궁을 거느릴 수가 있었다.

하지만 가남풍은 황제가 다른 여자를 마음에 두는 것을 용납하려고 하지 않았다.
어느 날 가남풍은 궁중에서 배가 불룩한 궁녀를 보았다.

그녀는 부하 수중에서 무기의 일종인 과를 빼앗아 그 자리에서 궁녀의 배를 두들겨 패서 유산을 시키고, 창으로 찔러 태아와 같이 죽이기도 했다.

서기 290년 진 무제가 붕어하자, 태자 사마충은 혜제가 되었고, 가남풍은 황후가 되었으며, 혜제의 이모인 양지는 황태후에 올랐다.
진무제의 황후는 본래 양절로, 그녀는 혜제 사마충의 모후였다.

그녀는 임종시에 포악한 가남풍이 자신의 아들 사마충을 잘 대해주지 않으리라 여기고, 무제에게 특별히 간청하여 자신의 사촌 여동생인 양지를 궁으로 불러들여 황후로 삼게 하였다.

결국 권력을 놓고 두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되었다.

황궁 내에서는 태후인 양지와 황후인 가남풍의 세력이, 조정에서는 외척인 양씨와 가씨의 세력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가남풍은 눈엣가시 같은 양씨가문을 도륙내기 위하여, 초왕 사마위에게 밀서를 보내게 되고, 혈기왕성한 사마위는 양준이 황실을 겁박한다는 가왕후의 말에 즉시 군대를 이끌고 기습하여 양준을 죽인다.

양준의 딸인 양태후는 어머니라도 살려보려고 가황후 에게 첩을 자처하며 선처를 부탁했지만 시어머니격인 양태후를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죽인다.
그리고 양태후의 어머니 방씨는 물론 양씨일가를 몰살함은 동시에 그들을 따르던 무리 수천까지 정리 하였다.

마침내 나라의 대권을 차지한 가황후는 남편을 대신해 자기의 음욕을 채워줄 미소년들을 하루에 한명씩 저잣거리에서 데리고와 음란한 사생활을 즐긴다.

하지만 침소로 온 남자는 그날로 죽임을 당한후 사각 상자에 넣어 강에다 버리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로 가씨 여자들의 시기심에 질려버린 하늘이 그렇게 한 것일까?
가황후는 딸만 4명을 낳았을 뿐 아들을 낳지 못했다.

가남풍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이란 없다.

그녀는 기꺼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원하는 건 쟁취 하고 만다.

후비에게서 태어난 태자 휼이 선제 사마소와 흡사할 정도로 영특하여, 그가 보위에 오르면 자신에게 해가 되는걸 걱정한 가남풍은 그를 죽이기에 이른다.

그녀는 우선 친정에서 아이를 하나 구해와 자신이 낳은 것처럼 속이고 태자를 모함하여 폐위한 뒤 독주를 사마휼에게 보냈다.
독주인 걸 눈치 챈 사마휼이 거부하자 그녀는 절구통으로 사마휼이 머리를 때려죽인다.
한나라의 황태자가 양어머니에 의해서 몽둥이로 맞아 죽은 것이다.

하지만 이일로 인해 가남풍의 운은 끝을 보게되고 사마씨 왕족들은 단합하여 조왕 사마륜이 거병하게 된다.

서기 300년 마침내 조왕 사마륜과 제왕 사마경이 군대를 이끌고 황도로 입성하여 가남풍을 잡은 뒤 독약을 마시게 하여 자결케 하였다.
그때 가남풍의 나이가 44세였다.
악녀 가남풍으로 진나라는 분열되어 중국은 5호16국시대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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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