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직전까지 고민했던 문제가 아침에 눈을 뜨면서 해결될 때가 있다.
잠을 자는 동안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몸이 부지런히 일을 했다는 증거다.
이처럼 수면 시간은 휴식만 취하는 시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양한 활동이 벌어지는 시간이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까.
◆수면시간의 상당 부분은 얕은 잠으로 채워진다
숙면을 취한다는 말은 잠을 자는 내내 깊은 잠에 빠져든다는 의미가 아니다.
잠은 일정한 수면 사이클을 갖기 때문에 가벼운 수면 상태로 시작했다가 점점 깊은 잠에 빠지고, 다시 가벼운 수면 상태로 되돌아가는 과정이 반복된다.
잠은 안구가 움직이지 않는 비렘수면 1단계로 시작되는데, 이 수면단계는 깜빡 낮잠이 들었을 때 정도의 수면을 말한다.
비렘수면 2단계, 3단계로 진행될수록 점점 깊은 잠에 빠지고, 마지막으로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렘수면에 도달한다.
대부분의 꿈은 렘수면 단계에 일어난다.
이러한 수면 사이클을 거치는데 90~120분 정도가 걸리므로 밤새 4~5번 정도 수면 사이클이 돈다고 보면 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수면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비렘수면 3단계 혹은 렘수면 단계처럼 깊은 잠에 빠지는 상태는 전체 수면의 일부에 불과하다.
상당수의 시간은 얕은 잠을 자기 때문에 모기소리처럼 작은 소리에도 잠이 깨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뇌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뇌는 잠을 자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활동한다.
특히 렘수면에서의 뇌는 깨어있을 때만큼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뇌가 하는 일은 청소다. 이는 수면의 주된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뇌에 있는 폐기물 처리장치는 깨어있을 때보다 잠을 잘 때 오히려 더 활성화된다.
뇌에 불필요한 물질들이 쌓이면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뇌질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러한 부산물들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동시에 새로운 것을 정리하기도 한다.
잠을 자는 동안 새로운 기억이 머릿속에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하루 종일 있었던 일 중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저장하는 과정이다.
◆심박동수와 호흡이 느려진다
잠을 자는 생리학적 과정은 느려지게 된다. 분당 호흡수와 심박동수는 느려지고 근육의 긴장은 풀리게 된다.
경계심이 사라지기 때문에 혈관을 흐르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량도 줄어든다.
혈압과 체온 역시 떨어진다.
수면 전문가들이 잠을 자는 동안 실내 온도를 내리라고 권장하는 이유도 이러한 체온과 연관이 있다.
실내 온도를 낮추면 수면을 취하는 동안 나타나는 체온의 패턴과 잘 맞아 보다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마비된 듯 무력해진다
렘수면 단계에서 근육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눈동자 정도만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이유는 다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가령 폭력적인 꿈을 꿀 때 손발을 휘젓게 된다면 꿈을 꾸는 당사자는 물론 침대를 공유하는 파트너도 다칠 수 있다.
◆말을 하거나 운전하는 경우도 있다
잠을 자는 동안 비정상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상태를 ‘사건수면’이라고 한다.
흔히 몽유병이라고 부르는 수면상태 역시 사건수면의 일종이다.
몽유병은 보통 비렘수면 3단계에서 일어나는데, 잠이 덜 깬 상태로 걷거나 옷을 입는 행동을 말한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에 따르면 잠이 덜 깬 상태에서 걷거나 말하거나 운전하는 행동은 수면 부족 혹은 특정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에게는 몽유병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성인이라 해도 대부분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단 증상이 자주 반복될 경우 계단이나 난간에서 떨어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니 진단을 받아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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