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는 막역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한 고향에서 나고 자라고 두 분 사이에 많은 추억이 있었죠.
주말 마다 저희 집에 들러 아버지와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셨습니다.
저는 그 분을 '작은 아버지' 라고 불렀죠.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다행히 큰 병은 아니었지만 아버지를 걱정한 많은 친구들이 병원에 문병을 다녀갔죠.
그런데 유독 '작은 아버지' 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친구가 가장 필요할 때 그 분이 보이지 않아 저는 약간 실망했습니다.
뒤늦게 아버지를 찾아오신 그분은 말없이 울기만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아프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아 움직일 수 없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함께 늙어가는 친구의 비보에 그만 덜컥 놀라고 만 것이죠.
이제 저희는 그 분을 '작은 아버지' 가 아닌 '아버지의 애인' 으로 부른답니다.
함께 나이들어가는 친구는 때로는 가족이나 애인보다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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