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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삶 이야기

나를 용서하기

by Ajan Master_Choi 2014. 5. 26.

 

어느 날 남편은 지방 업체에 가는 길에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말합니다.
따로 둘이 시간을 낼 수 없으니 드라이브겸 다녀왔으면 한 것입니다.

아내는 몸이 힘들어 내키지 않았지만 모처럼 만의 데이트인지라 마지못해 동행합니다.

 

그런데 지방 업체의 일을 끝마치고 돌아오던 중 그만 마주오던 트럭과 충돌하고 맙니다.
아내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남편은 척추 골절로 중증 장애인이 됩니다.

남편은 이후로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못하게 합니다.
사진도 다 치워버리고 회한 속에서 하루하루를 죽지 못해 버티고 있습니다.
공연히 지방에 같이 가자 권해서 아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자책감에 가슴을 칩니다.

 

그 때 그 말만 하지 않았더라면...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할 수만 있다면 그날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 바꿔놓고 싶습니다.
이렇게 되어버린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누구보다 무엇보다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못해준 것만 기억납니다.
약속 안 지킨 것만 기억납니다.

그렇게 빨리 떠날 줄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잘 해주었을 건데....
못 마땅해도 핀잔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도 충분히 좋다고...
그냥 웃어 주었을텐데...
사랑한다고..
당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곁에 있어주어 고맙다고....
그렇게 말해 주었을텐데...
아니...그냥....
말없이 안아 주었을텐데....

 

 

용서하기가 가장 어려운 대상은 바로 나입니다.
우리는 바로 나 자신을 용서해야 합니다.

이제는 나에게 말해주세요.
나를 비난하고 책망하는 비수같은 말을 거두시고 나에게도 말해주세요.
사랑한다고..
어쩔 수 없었던거라고...

만신창이가 되어있는 가슴에 따스한 사랑을 보내주세요.

당신이 자신을 용서할 때 비로소 당신 곁을 떠난 영혼도 안식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위해 당신을 용서하십시오.

눈을 감고 고요히 숨에 집중합니다.
숨을 들이 쉬며 나를 느낍니다.
숨을 내 쉬며 나를 느낍니다.
숨을 들이 쉬며 그저 숨을 들이쉬는 나를 느낍니다.
숨을 내 쉬며 그저 숨을 내쉬는 나를 느낍니다.

예..... 잘하셨습니다.
힘들 때면 그냥 이렇게 숨만 쉬어 보십시오.
무엇을 자신에게 강제하지 말고 숨만 쉴 수 있으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