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에는...

그때 그시절 어디서나 너무나 당연하고, 그 누구도 탓하지 않던 일이 있었으니 바로 아기들의 울음소리다.
어떤 장소에서 아기들이 울어도 너무나 당연했고 아기들은 마음 놓고 울었다.
새벽 단잠을 옆 집 아기의 울음소리가 깨워도 그러려니 했다.
아기들은 우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누구든지 알았고 또 울어야 자라는 것이라고 믿었다.
버스 안에서 그렇게 울어도 승객들은 나무라거나 지청구를 하지 않았고 아무나 아기를 달래 주거나 사탕 하나라도 꺼내 주었다.

쩔쩔매는 새댁에게서 중년의 여인이 아기를 받아 안고 능숙하게 달래서 모두 같이 웃기도 했다.
새댁이 시장 갈 일이 있으면 동네 아무 집에나 아기를 맡겨도 누구든지 안고 업고 먹이고 씻기고 재웠다.
그러다가 아기가 탈이 나도 누구를 탓 하는 일이 없었다.
아기는 울고 탈이 나고 그것을 거듭하면서 자란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오늘날 태어나는 아기들은 울지 못 한다.
울지 말아야 하고, 놀지 말아야 하고, 그저 조용조용, 엄마가 하라는 대로만 해야 하고, 울기라도 하면 제까닥 조치가 취해져서 울 일이 없다.
조금 성질피우고 울면 대번에 병원 데려가서 검사 받고 상담 받고 심리 치료까지 받아야 한다.
밤에 좀 울어서 그 울음 소리가 옆 집에 들리면 바로 신고가 들어 간다.
어린이 집에서 울기라도 하면 보모가 이불이나 벼개로 아이의 얼굴을 누르고 때리고 꼬집는다.
어린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인데도 아기들이 우는 것을 참지 못 하고 분노가 폭발하고 만다.

그때 그 시절에는 아기들이 결혼식장에서 울고 보채도 아무도 아기를 나무라지 않고 울음이 길어지면 잠시 나가면 그만이었다.

아들을 처음 어린이집에 보낸 네 살 때, 가끔 가 보면 어느 방이나 아이들의 울음 소리와 떠드는 소리로 가득했다.
웃고 떠들고 울고, 선생님은 그 와중 에서 능숙하게 달래고 안아 주고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사랑했다.
운다고 미워하지도 않았고 학대하지도 않았다.
열이 펄펄 나는 아이를 안고 같이 우는 선생님도 있었고 일이 늦어져 못 오는 엄마를 대신해서 퇴근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있어 주면서 먹이고 재우는 선생님도 있었다.
너무 장난을 쳐서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의 엉덩이를 팡팡 때리고 두 손을 들고 서 있게 했어도 그것이 훈육임을 엄마들은 믿었다.
그 어린 것들이 미워서 때린다고 생각하는 엄마들도 없었고 실제 그런 선생님은 없었다.

오늘날 너무나 어이없는, 어린이집의 선생님들의 아이들 학대는 대체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그 때 그 시절의 언니들은 동생을 돌봐 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심하면 서너살된 언니가 갓난쟁이를 업고 다니기도 했다.
아마 요즘 같으면 신문에 토픽으로 실릴 일이지만 그 때 그 시절의 언니들은 당연했다.
같이 넘어져 울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으 나 그 고사리 손으로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면서 언니 됨을 알고 우애를 다져 나갔다.
동생들에게 시달린다 해도 당연한 일이었고 그것으로 부모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았다.
그런 언니들이 자라서 선생님이 되고 보모가 되고 어린이집 원장이 되었다.
아기들은 울고 보채고 짜증부리는 존재라는 것을 알기에 그녀들은 그저 보살펴주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요즘의 어린이집에 있는 보모나 선생들은 사람을 곁에 두지 않고 자랐다.
그저 혼자, 동생이 있어도 따로 따로 컸고 저 혼자 방에서 컴퓨터와 마주하며 뭐든지 했다.
자신을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니 그런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고 특히 직업을 보모나 베이비시터 등을 하게 되면 살아 움직이고 울고 소리지르는 아이들이 괴물 같다.
실제 어느 어린이집 교사는 우는 아이들을 괴물로 표현했다.
견디지 못하고 때리게 되고 우는 것을 멈추기 위해 이불로 덮어 누른다.

아기를 낳은 젊은 엄마도 마찬가지다.
모성애는 생기지 않고 옆에서 울고 떼 쓰는 아기는 자식이 아니라 천하의 원수에 지나지 않는다.
어릴 때 자라면서 마음에 들지 않은 인형이나 장난감을 던지듯이 마구 던지고 때려서 자기 분풀이를 한다.

이런 세상을...
이런 시대를 ...
어찌해야 하나...

 

우리라도 역활을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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