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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삶 이야기

거울에 비친 나는 실제의 나가 아니다.

by Ajan Master_Choi 2019. 10. 8.

 

인간이 처음 자신에 대해 알아차리는 것은 엄마(엄마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부모는 나를 만든 존재이며, 그 중에서 엄마는 그 부모의 대표적인 인물인 것입니다.

즉, 우리가 태아일 때는 탯줄을 통해 연결된 한몸이기도 하였으며, 세상이란 곳과 다시 연결되도록 하기 위해 탯줄을 끊음으로써 세상에서 독립된 하나의 개체가 되도록 만들어 준 사람이 바로 엄마인 것이다.

 

비록 세상에 태어났지만 처음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스스로 알 수가 없습니다.

단지 신체적 감각 경험을 통해 느껴지는 자극들에 대한 느낌만 알 뿐이죠.

 

즉, 내 몸에 닿아서 느껴지는 외부의 것들에 대해서 알게 되지, 우리 자신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 엄마라는 존재는 우리 귀를 자극하는 소리와 몸의 닿는 감각 그리고 눈에 보여지는 표정과 몸짓 그리고 코와 입으로 느끼게 되는 냄새와 맛, 그리고 음식물에 의해 느껴지는 몸 속 느낌 등의 오감으로 우리 자신을 알아차리도록 도와줍니다.

그 때에서야 우리는 스스로를 어렴풋이 알아차리게 됩니다. 즉, 감각적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는 자신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들을 우리의 마음 속에 주입시켜 줌으로써 우리 자신에 대한 형상이 내면화됩니다.

이 때의 엄마는 우리 스스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거울 역할을 하게 되며, 엄마가 우리를 어떻게 이미지화 하고, 판단해 주느냐에 따라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게 됩니다.

 

이 때의 가치는 복잡한 의미가 아니라 바로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정도인 것입니다.

즉, 우리 자신에 대해 엄마가 편안하고 좋은 반응을 하면 그 당시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엄마가 불편하고 좋지 않은 반응을 하면서 당시 나는 나쁜 사람이 되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한 개념과 이미지를 스스로 규정지을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직접 경험을 하며 판단하기 전까지는 대부분 우리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우리 자신의 이미지를 통해서 스스로를 규정하게 됩니다.

즉, 실제의 자신이 아니라 중요한 사람들에 의해 판단되어지고 규정지어지는 나의 모습이 내가 되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거울을 들고 다니면서 자신의 코가 너무 크다라고 불평하는 A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정상인의 크기의 코이며, 오히려 잘 생긴 코로 보이는데 정작 자신은 자신은 너무 큰 코를 가져서 부끄럽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못 생겼다고 생각할까봐 걱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루는 B라는 사람이 A에게 다가가 자기가 보기에는 코의 크기가 적당하고 오히려 잘 생겨보이는데 왜 그렇게 크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A는 자기가 가진 거울에 비친 코를 보여주면서


"내 코가 이렇게 큰 데 안 커 보이는데 말이요?"


말을 했습니다.

이를 본 B는 A에게 A의 실제 코와 거울에 비친 A가 다름을 이야기 해주고,

 B 자신의 실제 코와 거울에 비친 커 보이는 코를 보여주면서

A에게 거울이 코를 실제의 코보다 크게 보이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럴수가 거울이 볼록거울인지로 모르고, 실제의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비춰준다고 착각하고 있었네요."


4살에서 5살 정도가 되면


 "내 꺼야, 내가 할 거야."


라고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주장하는 시기가 옵니다.

그리고 사춘기가 겪으면서 스스로의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는 이 두 번의 중요한 경험을 통해 '실제의 나'에 대한 의문을가지는 것이죠.


만일 이 두 시기에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 자기 스스로에게 묻지 않고, 여전히 타인의 판단에 의존하게 되면 타인이라는 거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실제의 자신을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만일 거울 역할을 하는 타인이라는 존재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우리를 비춰주고, 왜곡되지 않게 도와준다면 좋겠지만 볼록거울처럼 감정적인 반응을 하거나 왜곡된 입장에서 우리를 비춰준다면 더욱 우리는 '실제의 나'라는 존재를 만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의존하고 있는 거울인 대상이 깨지거나 손상을 입게 될 경우,

독립적으로 자신을 볼 수 있는 힘을 이미 잃어버렸기에 불안과 걱정으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타인의 시선과 판단은 하나의 참고 관점은 될 수 있으나 온전히 실제의 나를 말해주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관점이 왜곡되어 있지는 않은지 고찰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 자신이 경험하는 감각과 감정에 관심을 가져보고 자신을 믿어보려는 마음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타인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을 만나보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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