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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가족의 말 한마디...

by Ajan Master_Choi 2014. 6. 26.

 

 

거의 매일같이 파티와 사교 모임을 즐기는 미국의 한 상류층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침실이 여섯 개나 있는 저택에서 살고 있었다.

그 날도 그들은 저녁파티에 참석할 준비에 들떠있었다.   

막 집을 나가려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그것은 뜻밖에도 월남전에 참가한 아들의 반가운 전화였다.  

 

“어머니~~! 나는 방금 제대하여 본국에 돌아왔습니다.”  

“그것 참 잘됐다. 언제 집에 돌아올 수 있겠느냐?”

 

고 어머니가 기쁨에 넘치는 소리로 물었다.   

 

“글쎄요. 그런데 집에 제 전우(戰友) 한 명을 데리고 가도 괜찮겠습니까?”  

“아무렴 여부가 있니, 며칠 동안이든 네 친구를 데리고 오렴.”

 

이렇게 주저 없이 어머니가 승낙했다.  

 

“어머니. 그런데 제 친구는 두 다리가 절단되고 팔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얼굴도 심한 화상을 입었으며 귀 하나와 눈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보기가 매우 흉한데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집이라니? 며칠 동안이라면 우리 집에서 푹 쉬라면 되지 않겠니.”

 

아들은 어머니에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는 제 말뜻을 못 알아들었어요. 나는 그가 영 우리 집에서 살도록 권하고 싶단 말이에요.”  

 

우아하고 교양 있는 그 어머니는 이 말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녀는 황급히 아들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건 말도 안돼. 네 친구의 딱한 사정은 동정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집에 마냥 있게 한다면 내 친구들은 뭐라고 말할 것이며 동네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볼 것 같으냐. 또 네 아버지 체면은 어떻게 되고‥‥. 마침 연휴도 다가왔는데 그냥 너만 빨리 집에 돌아와서 우리 함께 오래간 만에 휴일을 즐기도록 하자. 얘야, 내 말 들리니?”  

 

그러나 어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들이 송수화기를 놓았는지 전화는 끊겼다. 

그날 밤늦게 부부가 파티에서 돌아와 보니 캘리포니아의 어느 작은 마을 경찰서에서 온 전화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한 예감이 든 어머니는 급히 장거리 전화를 걸고 그 마을 경찰서장을 찾았다.  

 

“여기는 두 다리와 한쪽 팔이 없고 얼굴에 심한 화상이 있고 눈 하나와 귀 하나가 없는 청년의 시체가 있습니다. 그는 머리에 총을 쏘아 자살한 듯합니다. 그런데 그의 신원증명서를 보니 당신의 아드님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