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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embarrassing

by Ajan Master_Choi 2022. 9. 25.

이 낯선 영어 단어를 새삼 알게됐습니다.
높은 분 덕분입니다.^^

이 나라의 정치인들은
우리 어리석은 백성을 위하여
잊을만하면 신박한 단어를 알려주십니다.^^

꽤 오래전 지방의 한 정치인이
레밍이란 단어를 알려줘서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는데^^
정치인의 단어가 가지는 파급력이 얼마나 큰가를 방증하는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도가 유망했을 그 정치인은
그후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는데
아마도 정치판을 떠난걸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도 충격이 컸을 것입니다.
오랜 정치 이력이 레밍이란 단어로 물거품이 되었으니 억울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해명은 또다른 논란만 불러올 뿐이니까요.

정치인의 말은
정치인의 품격이고 사상의 근간입니다.
그 말을 통해 우리 민은 그의 생각과 비전을 읽으니까요.

그래서 일반인과 정치인의 말은 그 무게가 다른 것입니다.
우린 이걸 잊어서는 안됩니다.

찾아봤습니다.
엠벨레싱~
이라고 읽는다는 이 영단어^^
물론 그 분이 영어로 일러주진 않았습니다.
굳은 일은 이렇게 우리가 대부분 합니다.

그냥 '쪽팔리다'라고 하셨는데,
그것도 통크게 세계대통령 이라는 미국의 대통령을 만나고 나오는 길에 하셨다고 합니다.^^
이후 여러 해명이 나왔는데, 혼란만 더 불러온것 같습니다.

갑자기 쪽팔리다, 의 정확한 뜻과
영어로는 뭐라할까가 급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저리 나왔습니다.

차라리 영어로 말했었으면
중의적 해석이 가능해 쪽팔림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ㅠㅠ

왜 높은 분이 실언을 했는데
하잘것없는 일개 민인 내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일까요^^

요즘 고종 관련책  <매국노 고종>을 읽고 있는데
안그래도 망국의 군주 고종의 치졸한 정치와
사욕의 끝장을 보여주는 정치에
속으로 "아, 쪽팔려"를 뇌까리던 중이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아관파천만 알고 있었는데
그전후에 미국 영국 프랑스 공사관에도
파천을 신청했다가 몽땅 '빠꾸' 당했다는 대목에서
내가 다 얼굴이 화끈 거려 죽을맛이었습니다.

무려 7차례에 걸처 파천을 요청했니...ㅠㅠ

러시아에서 그나마 받아줘
궁색한 권력을 유지할수 있었지만
그 이후 조선은 총한번 제대로 못쏴보고 식민지로 내몰립니다.

까딱했으면 우린
학창시절 아관파천에 이어
미관파천, 불관파천, 영관파천을
연달아 배울뻔 했습니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너무 쪽팔려 책을 여러번 덮었었다는 거~

역사책을 보면서 어디 저 대목뿐이겠습니까....

일테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무능한 선조는 한양을 버리고 평양을 거처
국토의 머리 끝 의주로 도망갔습니다.

거기서도
자신의 안위가 걱정스럽자
명나라로 건너가자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망명하겠다고 한것입니다.

분노한 백성들은
한양의 경복궁을 불태웠습니다.
민을 버린 군주에 대한 응보였지요.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중도외교를 펼친 광해군을 몰아내고 들어선
인조 임금 시대를 읽다가도
여러번 책을 덮었습니다.
속으로 여러번 "쪽팔려"를 되뇌었습니다.

중국의 거대한 세력 교체를 무시하다
조선이 두차례에 걸처 도륙되었습니다.
1627년 정묘호란과, 1636년 병자호란이 그것입니다.

그와중에도 임금은 강화도와
남한산성으로 도망가서 살아남았습니다.
불쌍한 백성만 숱하게 죽어나갔습니다.
문제는 그 고난을 겪고도 인조는 바뀌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기들 권력을 지키기 위해 더 골몰했죠.
골몰할수록 백성들은 곤궁해졌고....

반정反正이란,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뜻입니다.

반정을 일으켜 잡은 권력으로
인조는 반정은 커녕 나라를 더 혼란하게 만들었습니다.

전 정권에 박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권력을 잡은 지금,,,

전 정부와 다른게,
나은게 무엇인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저들은 아마추어가 아닙니다.

저들은 우리 정치사에
가장 오래 집권했던 이들입니다.
누구보다 많은 경험치를 가진 이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많이 서투릅니다.
서툴러서 민은 불안합니다.
불안은 낮은 지지율로 나타났습니다.

낮은 지지율에 불안해서 혹시
권력 유지 방안에만 골몰중인게 아닐까 걱정입니다.

'골몰'과 '곤궁'의 관계는
인조시대나  지금이나 같지 않을까요?

부디 이 정권이
골몰에 치중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그로인해 내 삶이 곤궁해지는건,,,
이제 결코 젊지않은 나이에
견디기 힘든 고난이기 때문입니다.

일개 민인 내가 걱정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걱정을 자주 끼치는 가장은 집안의 우환입니다.
실수가 잦다고 가장을 바꿀수 없지만 조언을 할수는 있습니다.
현명한 가장은 그 조언을 듣고 바뀌려 노력합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집안의 분위기는 확 달라집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더이상  쪽팔림 없는 일상,
그런 일상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