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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사랑이야기

by Ajan Master_Choi 2022. 5. 26.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사랑이야기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우리나라 판 로미오와 줄리엣, 아니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이야기가 훨씬 더 먼저 나왔으니 로미오와 줄리엣을 영국 판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라고 해야 할것 같습니다.^^

어쨌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나봅니다.

그런데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호동왕자는 낙랑공주에게 나라와 사랑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는 숙제를 남깁니다.
결국 사랑을 선택한 낙랑공주는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자신도 죽음을 맞는데...

호동 왕자는 왜 그토록 잔인한 선택을 낙랑공주에게 강요한 것일까요? 

사실 호동왕자는 고구려 대무신왕의 둘째 부인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첫째 부인에게도 해우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 아들은 호동보다 나이가 아주 어렸지만 적통이 아니었던 호동은 큰 공을 세우지 않고서야 왕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고구려는 남쪽의 풍족한 나라 낙랑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고 이에 호동은 낙랑을 무너뜨릴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이쯤 되면 짐작이 가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권력 투쟁이라는 정치적 측면에서만 본다면
왕위에 오르고 싶었던 호동은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의도적으로 낙랑의 공주에게 접근하여 결혼했고 자신과 사랑에 빠진 공주를 이용한 것이지요.
왕자 호동이 옥저로 놀러 갔을 때 낙랑왕 최리가 출행했다가 그를 보고서 묻기를
 
“그대의 얼굴을 보니 보통사람이 아니구나. 어찌 북국 신왕의 아들이 아니겠는가?”
 
하고는 마침내 함께 돌아와 딸을 아내로 삼게 하였습니다.
후에 호동이 나라로 돌아와 몰래 사람을 보내 최씨 딸에게 알려서 말하기를
 
“만일 그대 나라의 무기고에 들어가 북과 뿔피리를 찢고 부수면 내가 예로써 맞이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맞이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했는데 낙랑에는 북과 뿔피리가 있어서 적의 병력이 침입하면 저절로 울었던 까닭에 이를 부수게 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최씨 딸이 예리한 칼을 가지고 몰래 창고에 들어가 북의 면과 뿔피리의 주둥이를 쪼개고 호동에게 알렸고, 호동이 왕에게 권하여 낙랑을 습격하였는데 최리는 북과 뿔피리가 울리지 않아 대비하지 못하였고 병력이 갑자기 성 밑에 도달한 연후에야 북과 뿔피리가 모두 부서진 것을 알았으며 마침내 딸을 죽이고 나와서 항복했습니다.
혹은
 
“낙랑을 멸하려고 청혼을 해서 그 딸을 데려다 며느리로 삼고, 후에 본국으로 돌아가서 병기와 기물을 부수게 하였다.”
 
고 하는데
어쨌거나 낙랑을 무너뜨리는 데 큰 공을 세운 호동 왕자는 왕이 될 수 있었을까요?
불행히도 그렇지 못했습니다.

왕위는 첫째 왕비의 아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왕위를 노렸던 왕자는 죽어야 하는 것이 운명~

호동이 태자 자리를 빼앗을까 두려웠던 첫째 왕비는
왕에게 호동이 자신을 예로서 대하지 않으며,
음란한 짓을 하려는 것 같다고 참소하였고,
누명을 쓴 호동은 결국 자결로 생을 마감합니다.

호동은 왕의 둘째 부인인 갈사왕의 손녀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얼굴이 아름답고 고와 왕이 그를 매우 사랑하였던 까닭에 호동이라 이름을 지었으며 호동이 대를 이을 자리를 빼앗아 태자가 될 것을 염려하여,
첫째 왕비가 왕에게 참소하여 말하기를

“호동이 저를 예로써 대하지 않으니 아마 저에게 음란한 짓을 행하려는 것 같습니다.”
 
고 하였고
이에 왕이 말하기를
 
“다른 사람의 아이라고 미워하는 것입니까?”
 
라고 하니,
왕비가 왕이 믿지 않는 것을 알고,
화가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울면서 말하기를
 
“청컨대 대왕께서 몰래 살펴보시고, 만일 이런 일이 없다면 첩이 스스로 죽을죄를 진 것으로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이에 왕이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장차 죄를 주려고 하였습니다.
혹자는 호동에 일러 말하기를
 
“그대는 어찌 스스로 해명하지 않는가?”
 
하니
그가 답하기를
 
“내가 만일 해명을 하면 이는 어머니의 악함을 드러내어 왕께 근심을 끼치는 것이니 어찌 효라 할 수 있겠는가?”
 
하고,
곧 칼에 엎드려 죽었다고 합니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가슴 아픈 이야기의 배경은 사실 이렇게 고구려 왕실 내부의 권력 투쟁이었던 것입니다.
부인에게 나라를 배신할 것을 강요하면서 까지 자신의 야망을 이루고자 했던 호동왕자는 결국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권력투쟁에 희생당했습니다.

사랑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이었을지 모르나
권력투쟁에서는 결국 주인공이 되지 못한 것이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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