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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영상자료실/KO & 하이라이트 영상

프로복싱 페더급(6) 챔피언의 역사

by Ajan Master_Choi 2008. 2. 28.
<배리 맥기간 Vs. 스티브 크루즈>

더 나은 성공을 위하여 영국으로 귀화한 뒤
에우세비오 페드로사의 기록적인 신화를 종식시키고 <WBA>챔피언에 등극한 <배리 맥기간>은 하워드 윈스턴 이래 가장 뛰어난 재목으로 인정받았던 유망주였다.

레프트로 세계를 제패한다던
밴텀급의 명장 카를로스 사라테의 어록에 충실했던 그는 스피드를 갖춘 사우스포로서 리듬이 빠른 잽과 사이드스텝을 바탕으로 장기인 레프트공격을 쉴새없이 반복하는 인파이터였다.

특히 상대의 옆구리를 노리는 레프트더블은
위력적인 무기였고 튼튼한 상체를 가지고 있어 스태미나는 물론 맷집도 좋은 편이었다.

첫 방어전에서
페드로사를 곤경에 빠뜨렸던
버나드 테일러를 8RTKO로 제압해 주가를 높인 뒤 봅 애럼 산하로 들어가 본격적인 미국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3차방어전에서
급조된 도전자 미국의 <스티브 크루즈>와
난타전을 벌인 끝에 후반에 덜미가 잡히면서 판정으로 물러나 반짝스타에 머물고 말았다.

불볕 더위속에 사투를 벌인 이들의 시합은
미국의 링지로부터 그해 최고의 경기에 선정될만큼 뜨거운 명승부였다.

대타로 나서 행운을 거머쥔 크루즈는
아마추어시절 골든글러브에서 우승하는 등
270여전을 싸웠지만 프로에서는 비즈니스 부재로 인해 메인스트림에 얼굴을 내밀 수 없었다.

견실한 가드에 탄력있는 푸트웍을 갖고 있었고
타점높은 카운터블로우와 함께 사이드스텝을 밟으며 치고 빠지는 능력이 탁월했다.

하지만 첫 방어전에서
너무나도 강력한 베네수엘라의
<안토니오 에스파라고사>와 타격전을 벌이다가
파워에서 밀리며 12RTKO로 패해 그의 집권은 백일천하로 끝났다.
<안토니오 에스파라고사 Vs. 스기야 미쓰루>

기교를 겸비한 하드펀처인 에스파라고사는
공격만 생각하는 여느 인파이터와 달리 균형잡힌 밸런스를 이용한 부드러운 공수연결과 무리하지 않는 침착한 좌우연타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사실상의 교타자였다.

가끔 발동이 늦게 걸려 초반에 실점을 하거나
발빠른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단점이 있었지만 눈이 좋은데다가 잽공격이 날카로워 상대의 허점을 잘 찔렀고 일단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면 알렉시스 아르게요의 전성기를 연상케하는 화려한 좌우연타로 상대를 압도했다.

2차방어전에서
마르코스 빌라사나의
거친 대쉬에 진땀을 흘렸을뿐
6차방어전까지 적지에서 순조로운 KO행진을 펼치며
한때 링지의 P4P 랭킹 5위에 오르내릴 정도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7차방어전 상대인 박찬목에게
답답한 모습을 보이더니 11개월만에 다시 찾은 우리나라에서 <박영균>의 지칠줄 모르는 파이팅에 혀를 내두른 채 벨트를 풀었다.

거함 에스파라고사를 내쫓고
우리나라 복서로는 처음으로 이 체급의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박영균의 복싱은 푸트웍이 없고 테크닉이 부족해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으나 그는 경이로운 정신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싸웠던 전형적인 인파이터였다.

불도저처럼 거칠게 밀어부치는 터프니스와
접근전에서 힘차게 퍼부어대는 무차별적인 연타는
그의 트레이트 마크였고 상대의 공격을 육탄으로 받아낼 정도로 막강한 맷집과 에너제틱한 체력은 롱런의 원동력이 되었다.

비록 세련되지 못한 스타일 때문에
일부 팬들로부터 세계챔피언다운 실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했지만 선수층이 두텁기로 소문난 이 체급에서 늘 치밀한 작전을 통해 8차례의 방어에 성공한 놀라운 업적으로 일소해버렸다.

특히 2차방어전에서 만난
실력파 엘로이 로하스를 시종일관 거칠게 몰아붙여 완승을 거두었고, 6차방어 상대인 강타자 에버 벨레노 역시 힘의 차이를 보여주며 돌려 보냈다.

그러나 장기집권에서 오는 권태속에
재도전에 나선 <엘로이 로하스>의 지저분한 홀딩과 클린치에 말려들어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다소 억울한 판정패를 당해 왕좌에서 내려왔다.
<박영균 Vs. 엘로이 로하스(제1전)>

아마추어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던 <WBC>챔피언 <아주마 넬슨>은 중량급의 딕 타이거 이래 아프리카에서 배출한 최고의 복서로서 왕성한 스태미나를 바탕으로 한 호쾌한 타격전이 주특기였고 이미 살바도르 산체스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요주의 인물이 되었다.

거침없는 전진속공을 통해 상대를 괴멸시키는 스타일로
힘이 실린 라이트훅이 위력적이었고 레프트잽에 이은 다양한 컴비블로우는 기술적으로도 뛰어났다.

푸트웍이 좋은 편은 아니었으나
공수전환이 스피디하고 긴팔을 겹친 커버링은
보기보다 견고했으며 집요하고 끈질긴 공격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산체스를 괴롭혔던 패트 카우델을
1RKO로 요절낸 뒤 난적 마르코스 빌라사나와는
두차례 모두 판정까지 가야 했지만 나머지 도전자들은 터프한 강타를 앞세워 하나같이 떨어지는 낙엽신세를 만들었다.

6차방어에 성공한 후
타이틀을 반납하고 슈퍼페더급으로 월장해
2체급을 석권하며 롱런챔피언이 되었다.

공석이 된 타이틀은
호주의 인간풍차 <제프 페네크>가 빅토로 카예하스를 10RTKO로 물리치고 사상 11번째, 비아메리카대륙 출신으로는 최초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변함없이 힘이 넘치는 연타와 와일드한 공격력으로 무장한 페네크는 지명도전자인 타이론 다운스와 조지 나바로를 연달아 초반KO로 쓰러뜨리며 이 체급을 평정할 무시무시한 괴력을 과시했는데 3차방어에 성공한 후 잦은 손부상 등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해 아쉬움을 주었다.

후일 링복귀하여 4관왕을 노렸으나
WBC 슈퍼페더급 챔피언이었던 넬슨의 철벽수비에 막혀 거사에 실패했다.
<윌프레도 고메스 Vs. 아주마 넬슨>

페네크의 후임에는
집념의 실력파였던 멕시코의 <마르코스 빌라사나>가
영국의 폴 호드킨슨에게 드라마같은 8R 역전TKO승을 거두고 등극했다.

세계도전 5번째만에
눈물의 대관식을 올렸던 빌라사나는
슬로우스타터이긴 하나 기민한 움직임에 레프트잽을 필두로 끊임없이 손을 내는 부지런한 스타일로 좌우펀치의 각도가 예리하고 일발 KO펀치까지 장전했던 하드히터였다.

이미 노장에 속했지만 방어전을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발휘하며 두 번의 방어전을 KO로 장식한 뒤 무패의 지명도전자 리카르도 세페다마저 여유있게 따돌리며 회춘했다.

그러나 재도전에 나선 <폴 호드킨슨>의
찰거머리같은 접근전에 허점을 보이며 폐위당하고 말았다.

맥기간 2세로 불리운 호드킨슨은
호전적인 복싱스타일로 출세가도를 달렸는데
단신이면서도 레프트잽의 활용이 좋고 파워가 실린 레프트훅은 웰터급에 버금갈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어서 이긴 시합은 한차례를 빼고 모두 KO승으로 장식했다.

선배 맥기간보다
파워나 스태미나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수비는 허술한 편이어서 보는이로 하여금
불안감을 주기도 했다.

세차례의 방어전을 모두
KO로 쓸어담아 강인함을 과시했지만
4차방어전에서 멕시코의 강타자 <그레고리오 바르가스>와 7R에서 타격전을 벌이다 가드가 열리면서 좌우연타를 턱에 맞고 TKO패했다.

발이 빠르고 밸런스도 안정적이었던 바르가스는
스윙이 좋은 좌우펀치에 펀치력까지 겸비해 기대를 모았으나 톱랭커인 미국의 <케빈 켈리>에게 한차례 다운을 빼앗는 선전을 펼치고도 판정으로 패해 불과 6개월만에 야인이 되었다.
<오민근 Vs. 조코 아터>

한편, 1984년에 들어서면서
제3의 기구인 <IBF>에서도 이 체급의 세계챔피언을 배출했는데 우리나라의 <오민근>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인도네시아의 촌뜨기 조코 아터를 2RKO로 눕히고 초대챔피언에 올랐다.

보통의 아마추어출신과 달리
스트레이트가 아닌 좌우훅이 주무기였던 인파이터로서
펀치력은 세지 않았으나 악착같이 상대에게 달려들어 히트앤클린치를 적절히 구사했다.

위협적인 도전자였던 어빙 미첼을
투지를 앞세워 물리친 뒤 3차방어전에서
<정기영>의 두뇌플레이에 말려들어 헛심만 빼다 왕좌를 물려 주었다.

독기와 근성으로 똘똘뭉친 정기영은
강자와의 대결을 통해 실력을 키워온 다크호스로 유연한 허리를 이용한 예측불허의 움직임과 좌우연타를 통해 상대를 질리게 만드는 변칙스타일이었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무패의 도전자를
둘씩이나 일축해 기대를 모았으나 3차방어전에서 푸에르토리코에서 날아온 자객 <안토니오 리베라>의 칼날같은 스트레이트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리베라는 돈 킹의 눈에 뛴 후
급격히 실력이 늘어 발을 이용한 아웃복싱에 눈을 떴고 펀치력까지 배가되어 미래를 보장받는 듯 했지만
첫 방어전에서 미국의 <캘빈 그로브>에게
4R 선제다운을 빼앗고도
지나치게 흥분하여
서두르다 상대의 카운터블로우에
오히려 자신이 KO패를 당해 허망하게 주저앉았다.

아마추어경력이 풍부했던 그로브는
기본기가 잘 닦여진 장신의 아웃복서로 인파이팅에도 능해 교타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자만에 빠져 연습을 게을리하더니
2차방어전에서 혜성같이 나타난 멕시코의 <호르헤 파에스>에게 15R에서 세 번씩이나 다운을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호르헤 파에스 Vs. 호세 사나브리아>

어린시절을 서커스단에서 보내다가
복싱에 재질을 보여 입문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서
코믹하고 화려한 쇼맨쉽과 무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인파이팅을 펼쳐 뒤늦게 인기를 얻었는데
유연한 허리와 빠른 발을 가졌고
여유만만한 모습으로
상대를 교란시키는
변칙복싱에 일가견이 있었다.

펀치의 스피드가 빠르고
상대의 안면과 복부를 겨냥한
라이트어퍼컷의 위력이 대단했으며
도저히 주먹이 나올수 없는 상황에서도 기습적인 펀치를 곧잘쳤다.

그로브와의 리턴매치에서 완승을 거둔 뒤
WBA 홀더였던 스티브 크루즈를 농락했고,
신생기구인 WBO챔피언 루이 에스피노사와의
통합타이틀전에서 승리하여 성가를 높였다.

8차방어에 성공한 후
타이틀을 반납하고 월장했으나
푸트웍이 불안정하고
수비를 등한시하는 스타일 때문에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다.

이미 파에스에게 두차례 도전해
번번이 텃세에 밀렸던 미국의 <트로이 도시>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동국의 알프레도 랑겔을 단 1R만에 KO로 눕히고 불운을 털어버렸다.

어려서 가라데와 태권도를 익힌 킥복싱 세계챔피언출신으로 강인한 터프니스와 완력이 좋은 주먹을 소유했지만
기술적으로는 단조로운 편이어서
두달 뒤 갖은 첫 방어전에서
멕시코의 <마누엘 메디나>에게 역전패했다.

불과 14살에 프로에 입문한 메디나는
수많은 경기를 통해 실력을 키워 온 대기만성의 전형으로 예리한 리드잽이 좋고 인-아웃이 빠른 아웃복싱을 펼쳤다.

안전제일의 소극적 스타일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긴 리치를 활용한 카운터공격에 능하고
상대에 따른 임기응변에도 강해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었다.

유럽을 떠돌며
네차례의 방어에 성공한 뒤
첫 방어전에서 물리친 바 있었던 미국의 <톰 존슨>과 재회하여 혈전을 벌인 끝에 11R에 다운까지 내주며 석패했다.
<마우리치오 스테카 Vs. 파브리스 베니초>

1989년 창설한 <WBO>는
이탈리아의 <마우리치오 스테카>를
초대챔피언으로 배출했는데 그는 아마추어시절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엘리트복서로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미니카의 무명인
페드로 노라스코를 6R TKO로
물리쳤다.

로리스 스테카와 함께 형제챔피언이었던 그는
원투스트레이트를 주무기로 한 스피디한 복싱을 구사했고
성급한 스타일이었던 형과 달리 침착하고 안정적으로 상대를 조율했다.

챔피언에 오를 당시
34연승가도를 달렸지만
싸워 왔던 상대의 수준이 높지 않아
확신을 주지 못하더니 2차방어전에서
미국의 <루이 에스피노사>에게 7RTKO로 패해 거품이었음을 드러냈다.

2년만에 두체급을 석권하며
왕좌복귀에 성공한 에스피노사는
여전히 무시못할 공격력을 자랑했지만
IBF 챔피언인 <호르헤 파에스>와 통합타이틀전에 나섰다가
접전 끝에 판정으로 패해 5개월만에
무관으로 떨어졌다.

파에스의 월장으로 공석이 된 타이틀은
도미니카의 아만도 레예스를 5RTKO로 제압한 <마우리치오 스테카>의 품에 다시 안겼지만 3차방어전에서 영국의 신예 <콜린 맥밀란>에게 무너져 역시 롱런과는 거리가 멀었고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화려한 푸트웍과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아웃복싱을 구사했던 맥밀란은
속사포같은 연타에도 능했으나 넉달 뒤
콜롬비아의 <루벤 파라시오스>와 갖은 첫 방어전에서 왼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으로 8R종료 후 경기를 포기해 꽃을 피우지 못했다.

Jr.페더급 시절
번번히 정상문턱에서 좌절하다가
만년에 세계챔피언의 꿈을 이룬 파라시오스는
이미 하향세에 접어든 노장이었는데 불행하게도
존 데이비슨과의 첫 방어전을 앞두고 에이즈 감염사실이 확인되어 더 이상 링에 오를 수 없었다.

은퇴 후 마약운반 혐의로 체포되어 복역했고
은퇴한지 10년만에 에이즈가
원인이 되어 사망했다.

19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 체급은 과거와 달리 인화성 강한
세계챔피언을 배출하지 못한데다가 뚜렷하게
부각되는 라이벌도 없어서 사실상 비인기체급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욱이 IBF와 WBO까지 가세하여
수많은 세계챔피언이 양산되어 팬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는데 그동안 드물었던 비아메리카대륙 출신 세계챔피언의 약진이 두드러진 점은 특기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