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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조선의 모스코바 대구는 왜 보수의 성지가 되었나?

by Ajan Master_Choi 2020. 2. 7.



대구는 조선의 모스코바라 불릴정도로 진보의 고장이었다.

일제시대에는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배출된 지역이고 해방후에는 처음으로 미군정과 친일세력에 저항했던10월 항쟁이 일어난 곳이 대구다.

 

대구 10월 항쟁은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후 제주 4.3 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등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건 이었다.

 

1946년 10월 1일

대구에서 시작된 대규모 시위운동으로

대구 10·1사건,

대구 10월 항쟁,

10월 항쟁,

등으로도 불린다.

 

미군정의 식량정책 실패에 항의하던

대구 시민들의 시위에 대해

경찰이 총격을 가하면서 시위가 무장항쟁으로 발전했고,

미군정이 계엄령을 선포하며 무력으로 개입하면서

1946년 말까지 남한의 거의 모든 지역으로 시위가 확산되었다. 또 당시 남로당 간부였던

박정희의 형 박상희가 이 사건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10월 항쟁은

정부수립이전에 발생한 사건이라

아직도 진상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민중들의 저항의 정신은

이렇게 물밑에서부터 서서히 싹을 틔워간 것이고,

그 기운은 잘 알다시피 6.25의 비극을 거치고 들어선 이승만 정권하에서 또 한번 분출하게 된다.

 

바로 1960년 4월,

이승만 독재정권의

경제파탄,

부정부패,

불법적 집권연장음모에 맞서

온 민중이 저항운동에 나서게 된

4.19가 그것이다.

 

당시 자유당 정권은

집권연장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정선거를 자행했지만,

민중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고,

대구 2.28 학생의거를 시작으로

3.15 마산항쟁이 기폭제가 되었고,

이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4월 19일 정점에 다다랐고,

마침내 4월 26일 이승만 정권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지금과는 그 격이 달랐던

당시의 <매일신문>, <영남일보> 등과 같은

진보적 언론 노조의 활발한 활동도 민중들에게

이런 혁명의 기운을 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실로 교육과 언론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4월 혁명의 민중적 기운은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에 의해서 무참히 흩어지게 된다.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는

4월 혁명에서 표출된 국민의 개혁적 요구를 모두 압살했고,

개혁의 지도자에 대한 대탄압을 자행하고

민주적 제도를 모두 해체했으며,

집권연장을 위해 유신정권을 수립하여 장기집권을 획책하게 된다.

 

60, 70년 당시의 박정희독재에 대한 저항의 주세력은

잘 알다시피 대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한일회담 반대시위를 일으켰으며,

유신정권에 저항하여

학생들의 전국적 연대인 ‘민청학련’을 조직하는 등

재야세력과 함께 군사정권에 강력하게 저항하게 된다.

 

그리고 당시 대구의 운동력이

전국적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강한 이유는,

대구시민들이 10월 인민항쟁, 4월 혁명

그리고 반유신독재투쟁의 중심적 역할을 한 민주적 전통,

소위 야당 기질이 강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 지역에

많은 활동가들이 양성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후

대구 지역의 진보인사들에 대한

박정희의 무자비한 탄압을 계기로

공포감을 느낀 대구시민들은 보수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고,

여기에 박정희는

영호남지역차별을 통한 집권전략을 펼치면서

대구의 인재들을 중앙정부에 등용하여

이 지역 민심을 장악해나가게 되었다.

 

박정희의 뒤를 이어 집권한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 역시

지역감정을 이용하여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구, 경북을 자신들의 출신 지역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근거지로 활용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대구, 경북은 자연스럽게 수구화 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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