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동사 '긁다'에서 파생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글쓰기는 긁고 새기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
글은 여백 위에만 남겨지는 게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도 새겨진다.
마음 깊숙이 꽂힌 글귀는 지지 않는 꽃이다.
우린 그 꽃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때론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
글쓰기는 그림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공통분모는 '그리움'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종이에 긁어 새기면 글이 되고, 그러한 심경을 선과 색으로 화폭에 옮기면 그림이 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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