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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양보씨름'이란 이름으로 이뤄진 '짬짜미' 승부조작

by Ajan Master_Choi 2013. 11. 18.

승부조작이 또 터졌다. 프로 스포츠에 이어 전통 스포츠인 씨름이다. 특히 선수 개인간의 '짬짬이'로 이뤄진 파문이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18일 대한씨름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전라북도 군산에서 열린 설날 장사 씨름대회 금강급 결승전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선수들이 우승을 놓고 조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주지검에서 이 승부조작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으로 인해 대한씨름협회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현재 씨름협회 관계자들은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서 전주지검에 내려가 상황을 조사하고 있는 중. 이번에는 선수간의 거래로 밝혀졌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다.

 

승부조작이 이뤄진 것은 지난해 1월 22일 열린 90kg 이하인 금강급 결승전에서 이뤄졌다. 결승에서 만난 A 선수와 B 선수는 경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A가 신예이기는 하나 실력에서는 B가 더 좋았던 상황. 노장이지만 선수 생활 막판에 분위기를 끌어 올리면서 승승장구 했던 선수가 갑작스럽게 흔들리며 우승을 내줬기 때문에 의외의 결과가 나왔던 상황.

 

취재한 바에 따르면 A 선수가 한 때 같은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B선수에게 제의를 했다. 직접적으로 돈을 건넨 것은 아니지만 친인척의 계좌를 통해 은밀하게 돈을 건넸다. 우승을 위해 양보한 것이 아니라 금품으로 승패를 주고 받은 경우로 발전했다.

 

기존의 승부조작과는 조금 다르다. 이는 예전에 발생했던 '짬짬미'와 비슷한 개념이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쇼트트랙 '짬짜미'다. 지난 2010년 담합 후 파문으로 빙상계는 극심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선수끼리 짜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말이다. 출전양보, 진로방해 등의 방법으로 담합을 해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출전 정지 등의 징계를 받고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번 씨름 승부조작도 '짬짜미(담합)'다. 이를테면 같은 소속팀에서 여러 명의 선수가 나갔을 때 '짬짜미'가 이뤄지기도 한다. 씨름계에서는 '양보씨름'이라는 말로 조용하게 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보씨름'이란 성적이나 상금이 필요한 경우 슬쩍 다가와 '짬짜미'를 제의하고 빠른 결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이번 사태에서 밝혀진 것도 '양보씨름'의 일부였는데 사상 처음으로 금품수수까지 연결되면서 모두 구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파문은 새롭게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협회도 현재 진상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금품수수가 이뤄진 상황이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