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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wang Muaythai GYM/제왕회관 자료실

노동법을 만들어낸 의외의 구성

by Ajan Master_Choi 2016. 8. 16.

영국에서 노동법의 제정을 주도한 세력의 구성은 매우 흥미롭다. 

 

▷첫 번째는 노동자 집단이었다.

'10시간 노동'을 쟁취하려던 방적공 중심의 지속적 노동운동의 결과였다. 

 

▷두 번째는 토리당 개혁파였다. 

토리당에는 전통 지주 출신이 많았는데, 산업자본가들과 대립관계였던 지주들은 그들을 견제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편을 들었다. 

 

▷세 번째는 대기업 소유주다. 기계 개량으로 아동 노동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대공장주들은 아동과 여성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큰 중소규모 공장과 경쟁을 의식해 공장법 개정에 앞장섰다.

 

▷네 번째 집단은 관료 계층이다. 

공장법을 반(反) 자본주의 운동의 연장선에서 전개한 토리당 개혁파나 노동자들과 달리 행정 공무원들은 노동과 자본의 자유로운 계약을 규제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행정 효율성 확보를 중시했던 이들은 아동에 대한 실효성 있는 보호장치 마련에 신경을 쏟았다.

 

이렇듯 최초의 노동법은 노동시장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아동노동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노동자들을 위해서만 만들어진 법은 아니었다. 

중소규모 공장을 견제하려던 대공장 소유주, 산업자본과 경쟁한 대지주, 행정의 효율성을 추구했던 관료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노동법은 자본가, 지주, 관료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노동자가 있었다. 

노동자 세력이 없었다면 지주들이 산업자본을 견제하려 해도 노동자들을 지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없었다면 대공장 소유주들의 아동노동에 대한 비판도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10시간 노동을 쟁취하고자 끊임없이 투쟁했던 노동자들이 없었다면 이마져도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은 분명하다.

 

노동법은 노동자가 주도해야 한다.

 

대중들이 노동법에 대해 가장 많이 하는 착각 중 하나는 그것을 노동자를 위한 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법 탄생의 과정에서 알 수 있듯 노동법은 사회의 다양한 세력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작동한다. 

이는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입장차,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반발, 농업 종사 근로자에 대한 근로시간·휴게·휴일 적용 제외, 노동청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행정처리 등은 노동법을 둘러싼 사회의 다양한 세력들의 이해관계가 오늘 날 역시 여전함을 보여준다. 

 

노동법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이지만 노동자만을 위한 법은 아니다. 

하지만 그 주체는 반드시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

 

1802년 1831년까지 수많은 공장법이 만들어졌지만 아동노동의 열악한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처럼 노동자가 노동법의 주체가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유명무실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노동자 집단의 지속적인 저항이 쌓인 후에야 비로소 공장법(노동법) 다운 공장법이 만들어졌음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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