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확보를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현실

오늘날 우리 삶은 어떤 의미에서는
30년 전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
또 새로운 문제가 등장합니다.
4.19는 피기도 전에 5.16이라는
퇴행적 상황이 등장합니다.

수많은 사람의 피눈물로 이룩한 1987년 6월 항쟁도
10년 뒤 IMF로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한걸음의 전진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려야 하지만,
그 걸음을 되돌리는 일은 너무나
쉽게 이루어 집니다.

5년전 촛불혁명으로
우리사회는 한걸음 전진 했을까요.

최근 정치 행태를 보면
우리의 정치적 수준이나 시민의식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거 같습니다.

사회가 변화하면
새로운 문제가 등장합니다.
30년전에는 부각되지 않았던 저출산이나
노인 빈곤 문제는 오늘날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불과 20년전에는 없었던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사회적 경제적 변화에 따라
수없이 생겨나고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것입니다.

그렇다고 기존의 문제들이 해결된 것도 아닙니다.
여전히 부패는 만연하고 각종 사건이나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은 그냥 해보는 소리일 뿐
실질적인 제도적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세월호라는 전대미문의 비극을 겪고도
또다시 이태원 참사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아동학대를 포함한 여성에 대한 폭력 역시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구성원들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빈부격차와
각종 차별 역시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구성원의
삶의 터전인 자연환경도
자본의 탐욕으로 파괴되어
되돌릴 수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점점
구조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몇몇 개인이나 특정집단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우리가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그토록 갈망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좀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부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몇번의 정권교체에서 경험했듯이
우리의 기대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했었습니다.

물론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은
자본주의라는 사회체제에 기인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경제적 예속에 놓이기 함으로써
고통을 가중 시킵니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점을
완화시키느냐 아니면 심화시키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국가 권력의 역할입니다.

그래서 동일한 자본주의 국가 내에서도
빈부의 격차나 국민들의 삶의 질이
크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해방이후 부터 시작된 한국의 국가 권력은
몇차례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의 대리기구라는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진정으로
노동자,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이 집귄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흔히 말하는 진보정권이 들어서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지옥이 천국으로 바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1987년이후 한국사회가 적어도
형식적인 민주주의는 이루었다는
일각의 주장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가권력에 의한
고문과 폭력이 사라진 자리에는
가진자의 일상화된 강제와 폭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보도지침으로 언론을 직접 통제 하는 일은 사라졌지만
그대신 자본에 의한 통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검찰과 사법부를 포함한 국가권력은
민주화를 틈타 정치중립의 외피를 두르고
스스로가 권력집단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검찰출신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그 검찰의 권력은 과거 군사정권과
맞먹는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부와 권력의 편중은 결국
대다수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갑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부의 반노동, 반노조 정책은
결국 친자본화에 다름아닙니다.

얼마전 언론에 보되된
합계 출산율이 0.8 이하로 떨어지고
지난 1년동안 12만명의 인구감소가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저출산 대책이 발표되고 시행되었지만
그 어느 것도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저출산은 몇몇대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출산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마디로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에서 누가 자식을 자신있게 낳고 싶겠습니까.

근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있는 합리성과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사라진 한국사회는
수많은 부조리와 심각한 계급적 차별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언론, 사법, 정치와 자본 모두
자신들의 기득권을 확대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현실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약자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한 가치를 상실한 한국사회....
어둠이 깊어져도 새벽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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