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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건강 이야기

낙무아이에게 술은 독~

by Ajan Master_Choi 2022. 12. 8.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주성이 하늘에 있지 않을 것이고
땅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땅에 주천이 없었을 거야.
하늘과 땅도 술을 사랑했으니 내가 술 사랑하는 건 부끄러울 게 없지.
옛말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하였네.
현인과 성인을 이미 들이켰으니 굳이 신선을 찾을 것 없지.

석 잔이면 대도에 통할 수 있고
한 말이면 자연과 하나 되느니
술 마시는 즐거움 홀로 지닐 뿐
깨어 있는 자들에게 전할 것 없네.

당나라 문호인 이태백이 지은 시 중 일부 입니다.
물론 술에 대한 노래지요.^^


외워뒀다가 가끔 술 자리에서 
장난 삼아 지인들끼리 주거니 받거니 하던 시이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삼국지라든가 수호지 같은 영웅호걸이 등장하는 이야기에는
문무를 겸비한 장수가 술 또한 즐길 줄 아는 모습으로도 많이 묘사됩니다.

예전에 표도르 선수가
캐빈 랜들맨과 일본에서 경기를 한 뒤
의기투합해서 햄머하우스(마크콜먼, 캐빈랜들맨, 필바로니)와 표도르가 서로
"보드카를 마시러가자(표도르), 독해서 못 마신다 맥주 먹으러 가자(랜들맨), 배가 더 나와서 안된다(표도르)"
라고들 엄살을 부리며 

옥신각신 한 재미있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우리 낙무아이들처럼

살면서 격투기하는 사람들에게 
술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선수에게 술이란 독입니다.
여러 모로 독입니다.

술과 음주를
아무리 멋있게 포장한다 한들
그 사실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그라비아 광고에서 남자 모델이
와이셔츠의 소매를 깔끔히 걷어 올리고선
깨끗한 얼음이 담겨진 위스키를 마시는 장면이든,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즐거운 자리에서의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든,
스포츠 선수, 특히 격투기 선수에게 

술은 독입니다.

독이라고 단언하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술 자체가 감량해야 하는 입장에서 결코 도움이 안됨.
둘째, 고강도의 훈련에 방해가 됨.
셋째, 몸 자체가 흉기인 투기선수의 입장에서는 좋지 못한 스캔들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음.

감량 부분부터 짚어볼까요.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얼핏 생각했을 때
안주 안 먹고, 술만 마시면
살이 안 찔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술 자체의 칼로리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죠.
지방과 맞먹을 정도로 칼로리가 높은데다
다른 영양소는 없기 때문에 

Empty Calorie라고도 합니다.

의미는 간단합니다.
아무 것도 없이 오로지 칼로리만 높다는 의미인데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상대적으로 
다른 영양소가 어느 정도는 
들어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술은 일체의 
단백질이나 비타민 등이 없습니다.
행여 있다고 하더라도
술 자체의 칼로리가 너무 높기 때문에
감량해야 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술이 몸에 들어갔을 때
일어나는 대사 과정은 제법 복잡합니다만,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술 자체가 직접적으로 체내 지방으로 전환되며 

또 몸에 지방을 쌓는 것을 돕습니다.

술 자체도 

고 칼로리인데
함께 먹는 안주가 있다면
그야말로 몸에 그대로 지방을 쌓아가는 셈이지요.

여기까지 하면 

그나마 낫습니다만
술이 들어가면 그 때부터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흡수를 

오히려 방해합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직격탄을 맞는 부분은 
역시 간입니다.

스포츠 활동은 왠지 심장이라든가 

근육이 가장 크게 관계될 것 같지만
몸의 피로를 해독하는 간의 기능은 결코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술은 

이 간을 공격하게 되어
결국 지방간부터 시작해 알코올성 간염 및 간경변,
심지어 간암으로까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선수들이야 대부분
젊은 나이고 심신이 단련되어 있으므로
상당히 버틸 수 있지만 

그것도 한 때라는 거~^^

운동을 한참 하는 시기인 청년기에는
술의 해악을 그다지 모를 수 있습니다.

20대의 청년과 

40대의 장년이
측정 체력이 동일하다고 해도 
회복력에서는 차이가 납니다.

K-1의 어네스토도
UFC의 랜디 커투어도

MUAYTHAI의 센차이도
동일하게 말하는 것이 바로 회복력입니다.

청년기에는 그 회복력이 좋기 때문에
부상이나 강한 훈련에 대한 회복 뿐 아니라
혹시 전날 과음을 한다 하더라도
다음 날 훈련에 복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게 되어 있고
세월은 막을 수 없는 법,
오늘의 청춘이 내일은 관록의 계절로 접어들게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두주불사해도
거뜬하게 다음 날 로드웍을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절대로~나도 해봤잖아요.^^

그쯤 되면
청년기에서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가
장년기의 시즌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술을 입에 안대는 것이 낫고
그게 안된다면 술을 즐기되 

적당한 선에서 절제하고
여운을 남길 줄 아는 지혜를 함께 배우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술자리,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술에 
관대한 나라도 참 드물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로 관대하느냐?

예를 들어
형사 사건마저 

술에 만취하여 사고를 친 경우에도
알콜로 인해 인지 상황이 좋지 않아서~라는 
식으로 처벌을 조금 경감해주기도 합니다.

물론 최근 이것에 관해
법 적용을 달리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술에 관대한 문화 덕분에
외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거리 풍경도 있습니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옆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밤 11시가 되면 거의 대부분의 술집들은 문을 닫습니다.

긴자니 가부키초니 하는
알려진 번화가들을 가봐도 마찮가지인데,
고급 클럽도 2시가 되면 모두 폐장합니다.
간단하게 마실 수 있는 술집들은 대부분 11시 정도면 문을 닫지요.

지하철 시간에 맞춰 
마시고 일어나는 문화도 있지만
주택가에 있는 선술집도 

빨리 문을 닫는 건 마찮가지입니다.

주마다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미국은 9시가 넘어가면 일단 
결정을 해야 합니다.

물론 늦게까지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 있긴 합니다만
우리나라처럼 주택가에 술집이 

즐비한 정도는 결코 아닙니다.

게다가 일단 
술을 살 수 있는 가게 자체가
10시나 11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나중에는 맥주 한 병을 사려고 해도 살 곳이 없습니다.

결국 더 마시려면
굳이 멀리까지 나가던가
아니면 미리 사뒀다가 집에서 마실 수 밖에 없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일단 중심가는 물론이고
일터, 주택가, 심지어는 학원밀집지역에도
술집 자체가 많은데다 특히 새벽 4시까지 술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또 고기집을 가든, 회집을 가든, 

술은 무조건 있고,
어지간한 식당들은 저녁이면 대부분 
안주류를 판매하기 때문에 술을 마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그냥
술을 많이 마시는 국민이겠거니~하겠습니다만
술을 파는 식당이 아니라 

본격적인 술집이 또 많습니다.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하는 일본 사람들은
밤늦게까지 왁자지껄한 술문화에 대해서는 

대부분 깜짝 놀랍니다.
그 정도로 우리 사회가 

술에 관대하며 술과 가깝고 

술을 마시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술을 끊는다거나
술을 멀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우며,
이에 대해서는 선수가 

스스로의 엄격한 통제와 관리가
다른 어떤 기준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운명적으로 

격투기 선수라는 존재는
좋은 이유에서건, 

나쁜 이유에서건,
그를 가까이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으며
그 실력과 존재 자체를 동경하는 이들도 많아서
살다보면 흔히 말하는 회식 자리에

초대받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 같은 격투기는

야구나 농구 같은 팀 스포츠가 아니므로
결국 자신의 몸은 자신이 돌봐야 하고
자신이 알코올로부터 지켜야 합니다.

격투기 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최악의 이웃은
다름 아니라
선수에게 술을 마구 권하고
술자리에 자주 부르며
함께 있으면 선수를 믿고선
타인들과 트러블을 일으키는 사람들입니다.

 

주변에 꼭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같은 격투기 선수는
언제나 술과 술자리를 조심해야 합니다.

술이라는 것은
잘 배우면 인간 관계에 있어
도리와 예의와 정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지만
그릇되게 배우면 열 가지의 장점도
주사 하나에 가릴 정도로
치명적인 오점이 됩니다.

조절할 줄 알고,
절제할 줄 아는 술의 즐김은
긴 인생의 낭만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단지 자신의 건강과 미래를 축내고
때론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맹독일 뿐입니다.

엄격한 훈련과 치열한 시합 후에
동료들, 스승과 나누는 잔의 소중함을 안다면,,,
반대로 주체할 수 없는 폭음과
그에 따른 훈련 부작용과 나아가서
주변인들에게 끼치는 악영향을 또한 안다면,,,
술을 즐기되 술을 조심하지 않을 사람은 없으리라 봅니다.

특히 너,,,^^ㅎㅎ
우리 술은 한달에 한번 
우리 모임에서만 묵읍시다^^

제왕회관 수련생 모임인 "일무회" 보문산 모임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