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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삶 이야기

진정한 우정과 사랑이란

by Ajan Master_Choi 2018. 8. 27.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중의 한 사람인 슈뢰딩거,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말로 유명한 그는 연애를 하면서도 파동 방정식과 같은 위대한 과학적 업적을 남겼습니다.

 

보통 저렇게 바람을 피우면 공부를 멀리하기 때문에 그 둘은 양립하기가 쉽지 않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슈뢰딩거에게 연애는 과학적 탐구와는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우리 보통사람들이 보기에는 정말로 불가사의한 일이었습니다.

 

그는 나중에 자신의 삶에서 여자관계를 빼는 것은 너무 공허하다고 말할 정도로 연애에 집착했습니다.

아무튼 슈뢰딩거는 자신의 학문적 업적 못지않게 수많은 여인과 뜨거운 사랑을 나눈 것으로 유명합니다.

 

1914년 똑똑한 슈뢰딩거는 빈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되고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낸 소녀와 사랑에 빠져 결혼할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귀족 가문의 딸이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월급이 얼마 안 되는 슈뢰딩거가 마음에 들지 않아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고민하던 슈뢰딩거는 대학을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의 아버지가 말리는 바람에 포기했습니다.

결국 둘의 관계는 깨지고 슈뢰딩거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후 슈뢰딩거는 자신과 동등하거나 높은 사회 계층에 속한 여자와는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라 결심했습니다.

첫사랑의 실패를 가슴에 묻고 슈뢰딩거는 32살 때 자신보다 9살 어린 안네마리 베르텔과 결혼했습니다.

평범했던 그의 부인은 슈뢰딩거의 외모, 성격, 지적 능력을 진정으로 존경했지만 슈뢰딩거는 자신의 부인을 마치 하인처럼 대했습니다.


나중에 사람들은 그가 첫사랑에 실패한 화풀이를 착한 부인에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슈뢰딩거는 부인을 두고서도 늘 새로운 여자와 사귀곤 했습니다.


그가 파동 방정식을 처음 떠올렸을 때도 부인이 아닌 다른 여자와 휴가를 보내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결국 20세기의 위대한 방정식 중의 하나였던 파동 방정식에 대한 영감은 애인과의 여행이 준 것이었습니다.

 

한편 슈뢰딩거의 첫째 딸은 그의 부인이 아닌 슈뢰딩거의 친구 부인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슈뢰딩거의 친구는 자신의 아내가 슈뢰딩거와 정을 통했지만 슈뢰딩거에 대한 존경심으로 이를 용인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슈뢰딩거의 첫딸을 낳은 이 부인은 슈뢰딩거의 부인과 한집에서 살며 딸을 양육하기까지 했습니다.

 

그의 부인은 슈뢰딩거 때문에 속은 상했지만 드러내놓고 불평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슈뢰딩거와의 사이에서 자식이 없었음에도 끝내 이혼하지 않고 슈뢰딩거가 죽는 순간까지 옆에서 지키며 헌신했습니다.

 

이런 부인의 헌신 때문에 이들 부부는 이혼하지 않고 평생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마누라를 뺏기고도 우정을 저버리지 않는 저 우정은 우리말 친구의 옛날 버젼인 ‘동무’의 의미와 일맥 상통합니다.

끝까지 가는 것이 우정이라면, 영어단어 friend의 끝부분 end와도 통하네요.

 

어차피 완전히 다른 환경의 사람끼리 남남으로 만나, 죽을 때까지 그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우리말 사랑에서 마지막 음절 ‘랑’의 의미가 with임을 생각해 보면 요즘의 사랑이 과연 사랑인지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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