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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회관 휴게실/세상이야기

금강산 마하연

by Ajan Master_Choi 2010. 7. 20.

마하연은 내금강 만폭동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유점사의 말사이다.
신라의 승려 의상이 676년(문무왕16)에 창건한 절로 화엄십찰 중의 하나이다.
마하연은 대승(大乘)이라는 뜻으로,
옛날에 의상이 중향성(衆香城.금강산내의 지명)에서 법기보살이 머무는 곳을 경배하고 일만 이천 보살과 함께 마하반야를 강설하였으므로 마하연사라고 하였다 한다.
흥폐를 거듭하다가 지금은 폐사되었다고 전해진다.

● 마하연(摩訶衍) - 익재 이제현
산중이라 해는 정오이건만 / 山中日亭午
아직도 이슬 짚신 적시네 / 草露濕芒屨
낡은 절엔 거주하는 승려 없고 / 古寺無居僧
흰 구름만 뜰에 가득하여라 / 白雲滿庭戶

● 저물녘에 마하연암에 들어가다〔暮入摩訶衍〕- 노수신/소재집1권
날 저물어 마하연암에 들어와 / 暮入摩訶衍
칠보대를 찾아 올라가 보니 / 尋登七寶臺
연이은 산은 종소리가 흔들어 대고 / 山連鍾欲動
늙은 소나무엔 학이 막 돌아왔네 / 松老鶴初回
가사는 중이 벽에 거는 걸 보겠고 / 雪衲看僧掛
구름 낀 창은 길손을 위해 여누나 / 雲窓待客開
누가 서왕모를 맞아 와서 / 誰邀王母下
천천히 자하배를 따르게 할거나 / 細酌紫霞杯

● 마하연(摩訶衍)에서 승려의 시권에 적다 - 이정귀/월사집17권
계수나무 숲을 이루고 돌길은 휘감아도는데 / 桂樹叢生石路縈
중향이 둥글게 에워싸서 삼청을 만들었구나 / 衆香環繞作三淸
이곳 승려들은 늘 보는 경치라 무덤덤하여 / 居僧見慣渾閑事
그저 산문에서 길손을 맞이하고 보낼 뿐일세 / 謾向山門管送迎

● 마하연(摩訶衍) - 허균/성소부부고1권
보찰이 구름 밀고 솟아오르니 / 寶刹排雲上
주궁은 햇볕을 빼앗아 곱네 / 珠宮奪日鮮
경(經) 든 함은 패엽에 어리빛나고 / 經函明貝葉
화로 재는 전단이 향기로워라 / 爐燼郁栴檀
중 스스로 참선하여 남아 있는데 / 僧自參禪坐
나는 이내 탑을 빌려 조으는구려 / 吾仍借榻眠
밤이 늦자 바람 소리 울려퍼지니 / 夜闌風籟發
생학이 삼천에서 내려오누나 / 笙鶴下三天

● 마하연에서〔摩訶衍〕- 이민구/동주집전집6권
마하연에 묵으니 / 寄宿摩訶衍
풍진 세상과 더욱 멀구나 / 風塵益杳然
이끼 자라 쓸쓸한 절간 닫혔고 / 莓苔寒殿閉
노송이 한 봉우리에 걸렸네 / 松栝一峯懸
땅 외져 계수나무 더위잡고 / 地僻攀叢桂
마음 텅 비어 깨끗한 연꽃 띄우겠네 / 心虛泛淨蓮
제법의 허망함을 엿보며 / 仍窺諸法妄
잠시 소승선에 빠져보노라 / 暫着小乘禪

● 만폭동을 지나 마하연에 도착하다〔由萬瀑洞 到摩訶衍〕- 이민서/서하집2권
그늘진 골짝의 서늘한 기운이 비 되어 날리고 / 陰洞微涼作雨飛
찬바람 불어와 벽라의에 스치누나 / 冷風吹拂薜蘿衣
푸른 이끼 흰 돌 위를 한가롭게 오가던 / 蒼苔白石閑來往
골짝 안의 선인은 떠나가 돌아오질 않누나 / 洞裏仙人去不歸

● 마하연〔摩訶衍〕- 이민서/서하집2권
아름다운 경치가 깊은 곳에 있으니 / 佳境在深處
장관을 보려면 한 층 더 올라야지 / 壯觀宜上層
흥이 나면 도리어 홀로 찾아와 / 興來還獨往
산승에게 굳이 물을 필요 없어라 / 不必問山僧

● 마하연〔摩訶衍〕- 임영/창계집1권
만폭동 물길 근원에 돌길이 돌아들고 / 萬瀑窮源石路縈
계수나무 꽃향기 중향성에 감도누나 / 桂花香動衆香城
마하사는 오래되어 머무는 승려 없고 / 摩訶寺古無僧住
흰 구름만이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네 / 唯有白雲朝暮生

● 마하연(摩訶衍) - 김창협/농암집2권
가도 가도 끝없는 등넝쿨 저쪽 / 何限藤蘿外
산 정상에 암자가 있을 법하여 / 諸天在上頭
만폭동 깊은 골짝 들어와 보니 / 吾窮萬瀑到
그윽한 암자 하나 문이 닫혔네 / 僧閉一菴幽
뙤약볕에 향성 폭포 눈발 날리고 / 赤日香城雪
푸른 숲 계수나무 가을만 같네 / 靑林桂樹秋
시원한 기운 좋아 잠시 머물 제 / 少留貪爽氣
귀밑머리 바람결에 펄펄 날리네 / 風鬢臥颼颼

● 마하연〔摩訶衍〕- 이건명/한포재집1권
마하연이 산중에 있는데 / 摩訶衍在一山中
선탑은 황량하고 돌 아궁이도 비었네 / 禪榻荒涼石竈空
아, 오질의 은정이 엷어 / 堪嗟吳質恩情薄
천 년 묵은 계수나무 떨기를 다 베어 갔네 / 斫盡千年老桂叢

● 마하연에서 다시 만폭동으로 내려오다〔自摩訶衍復下萬瀑洞〕- 오원/월곡집2권
백운대에서 옷깃 떨치고 돌아오니 / 雲臺振衣還
시냇길에선 솔바람이 이네 / 澗路生松風
진주담을 잊을 수 없어 / 珠潭不可忘
예 이르니 서산에 지는 해 붉어라 / 及此山日紅
기이한 봉우리 사방을 둘러싸고 / 奇峯四廻合
산꼭대기엔 구름이 총총히 있네 / 上有雲蔥蔥
앉아서 오랫동안 맑은 물결 희롱하노라니 / 淸漪坐久弄
물과 돌 서로 영롱하여라 / 水石相玲瓏
스님은 푸른 산자락 밖에서 오고 / 僧來翠微外
새는 거울처럼 밝은 못을 지나네 / 鳥度明鏡中
중향성엔 마침 석양이 지는데 / 香城正落照
빼어난 기운이 허공을 가로지르는구나 / 秀氣橫素空
물소리는 뭇 움직임을 품고 / 水聲含群動
바위 틈 향기는 그윽한 떨기에서 나네 / 巖香發幽叢
나직이 읊조리며 돌아가지 못하는데 / 沈吟不能歸
석양빛이 암자 동쪽으로 멀어져 가누나 / 暮色遙菴東

● 마하연〔摩訶衍〕- 황경원/강한집2권
정사는 중향성을 등졌는데 / 精舍負香城
천 개의 봉우리 활짝도 갰네 / 皓然千峰霽
터는 한가운데 자리 잡아 신비스럽고 / 地據中央秘
샘은 상방을 에워싸고 가늘게 흐르네 / 泉遶上方細
가을 골짜기는 제 모습 감추지 않고 / 秋壑不隱形
저녁 이내는 계수나무 숲에 가득하네 / 夕嵐滿幽桂
절집은 한결같이 텅 비었고 / 禪影一以空
운방은 문 닫은 지 이미 오래 / 雲房久已閉
그 옛날 왕씨 왕조는 부처를 섬겨 / 王氏昔事佛
해마다 재물을 내어 산신제를 지냈다네 / 年年旅金幣
이 산이 승려들로 넘쳐나고 / 玆山盛緇衣
사찰이 바위를 따라 줄지었었지 / 列龕連巖際
한 번 성인이 나신 이후로 / 一自聖人出
글 읽는 소리 온 나라에 널리 퍼졌네 / 絃誦徧四裔
세금 매기기를 공평하게 하니 / 賦稅亮云平
누가 다시 가사를 지어 입겠는가 / 袈裟誰復製
쓸쓸한 벽옥(碧玉) 빛 불전엔 / 蕭條碧殿中
가시나무 덤불만 우거졌으나 / 惟見荊榛翳
사찰이 황폐한 것을 한탄치 말라 / 莫嗟招提廢
예서 치세를 볼 수 있으니 / 斯焉見治世

● 마하연에서 중향성을 바라보다〔摩訶衍望衆香城〕- 황경원/강한집2권
맑은 이슬 방울방울 계수나무 차가운데 / 白露未晞桂樹寒
중향성 그림자가 난간에 밀려오네 / 衆香城影壓闌干
샘의 근원 따라 비로소 신선경을 밟아보니 / 緣源始踐神仙境
험준함도 잊고 금강 산수를 다 구경하였네 / 忘險遂窮山水觀
사찰의 병과 향로는 시든 풀 더미 속에 뒹굴고 / 一院甁爐秋草裏
천산의 소나무는 저물녘 구름 너머에 있네 / 千峰松櫪暮雲端
만 리 푸른 하늘엔 천둥도 비도 없어 / 碧天萬里無雷雨
맑은 밤 퉁소를 불며 돌단에 오르네 / 淸夜吹簫上石壇

● 마하연에서 자다〔宿摩訶衍〕- 채제공/번암집5권
나그네가 구름과 함께 이르니 / 客子與雲到
중 하나가 황폐해진 암자를 쓰네 / 孤僧掃廢菴
만 봉우리 둘러싸서 하늘 둥글고 / 天團萬峯集
백 시내가 모여들어 우레 치는 듯 / 雷吼百川酣
옷에는 계수나무 꽃잎이 지고 / 衣上桂花落
창 사이의 솔은 달을 머금었어라 / 窓間松月含
신이 엉겨 코에 하얀 기운 생기니 / 凝神鼻生白
단향 내음 깊은 절에 가득하여라 / 檀臭滿幽龕

● 마하암에서 문을 열고 달을 마주하니 밤늦도록 잠들 수 없었다〔摩訶菴開戶對月 夜不能寐〕- 채제공/번암집8권
《황정경》 읽고 나니 향불 연기 비껴 오르고 / 黃庭讀罷篆煙斜
밤 되자 바람 소리 샘 소리 더욱 커지네 / 薄夜風泉鳴更多
산봉우리는 천 장 우뚝한 노송을 굽어보고 / 山髻俯窺千丈檜
달빛은 만 겹 피어난 꽃송이 너머 비추누나 / 月華穿度萬重花
제주는 아홉 점 연기 혼연히 꿈 같거니 / 齊州九點渾如夢
이 길이라면 삼청 세계도 먼 줄 모르겠네 / 此路三淸未覺賖
바위 위에는 학 돌아오고 스님도 잠들었건만 / 巖頂鶴歸僧亦睡
숲 속 건너 한 마리 새는 아직도 울어 대누나 / 隔林猶有一禽譁
두 번째〔其二〕
경단에 초제 마치고 천향 속을 거니는데 / 瓊壇醮散步天香
꽃 그림자 솔 그늘이 흡족히도 서늘하네 / 花影松陰滿意凉
인간 세상 어디엔들 밤 달이 없으랴만 / 何處人間無夜月
중향성의 달빛이 가장 잊기 어렵다오 / 香城月色最難忘